324수끝 흑4집반승, 4강전 상대는 김기용

이세돌 9단이 특유의 힘 바둑으로 난적 박영훈 9단을 제압하며 4강에 올랐다. 3월 19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진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8강전에서 이세돌 9단이 박영훈 9단에게 342수 끝에 흑 4집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 9단은 준결승전에서 김기용 9단과 다시 한 번 형제 대결을 펼치게 된다.

박영훈 9단이 흑진 속에 있던 우변 백에 탄력을 불어 넣으며 타개에 성공하고 맞이한 중반, 이세돌 9단은 중앙 백을 총 공격하는 과감한 올인작전으로 나왔다.

중앙 힘 겨루기는 정상급 기사들의 바둑답게 화려하고 난해했다. 결국 백은 중앙 흑을 잡고 흑은 좌변 백을 잡는 바꿔치기 양상이 됐다. 판은 미세해지는 듯싶었으나 박 9단이 몇 차례 실수를 범하면서 흑이 우세해졌다.

이 9단은 승기를 잡았는데도 대국이 끝날 때까지 최강의 수로 일관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바둑TV해설을 맡았던 유창혁 9단은 "끝내기 부문은 박영훈 9단이 주특기인데 초읽기에 몰린 탓으로 오히려 실수가 여러 차례 나왔다"며 박 9단이 '흔들렸음'을 지적했다.

이세돌 9단은 16강전 대 콩지에전에 이어 8강 박영훈 전까지 큰 산 두개를 넘으며 우승을 향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8강전 대국의 절반이 끝나면서 관심은 다시 한 중전 두판으로 쏠린다. 최철한-창하오, 박정환-니우위티엔 판이다. 지난해 응씨배 우승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인 최철한 9단, 그리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십단과 천원을 접수하며 한층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정환 7단인 만큼 전망은 밝다.

20일 토요일에는 최철한 9단 대 창하오 9단의 대국으로 이어진다. 사이버오로는 이 대국을 수순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