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김동희, 박영훈 마저도 반집으로!

박영훈 반집으로 꺾고 신인왕 선승!

입신과 수졸의 신인왕 쟁탈전! 김동희 초단이 선취점을 올리며 신인왕에 바짝 다가섰다.

4월 25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15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결승3번기 제1국에서 김동희 초단이 박영훈 9단을 상대로 225수끝에 행운의 흑반집승을 거두고 신인왕 우승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 사진 왼쪽이 김동희 초단. 초반부터 굉장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절친한 친구사이로 알려진 두 기사는 85년생 소띠의 동갑내기. 김동희 초단은 2003년 제95회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에 입문했다. 이번이 생애 첫 결승 무대인 만큼 초반부터 신중을 기하는 모습. 5분정도 호흡을 가다듬고 둔 첫수는 우상귀 화점. 이후 흑5로 귀를 굳히며 초반은 싸움바둑이 아닌 지구전의 양상으로 흘렀다.

하지만, 세계대회 2관왕에 빛나는 관록의 박영훈 9단은 좌하귀 정석변화를 시작으로 중반까지 무난히 흐름을 리드해 나갔다. 검토실에서도 흑(김동희 초단)이 덤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

형세가 여의치 않은 김동희 초단은 우변 백말 공략에 이어 눈부신 끝내기를 선보이며 흐름을 조금씩 좁혀가더니 결국 '끝내기의 달인' 박영훈 9단을 상대로 극적인 반집승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점심때까지 박 9단이 40분만을 사용한 것에 비해 2시간 10분여를 사용한 김 초단은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려 시간에 쫓기는 가운데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낸 것.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백성호 9단은 "형세판단이 누구보다 밝고 끝내기가 정확한 박영훈 9단이지만 오늘 바둑에서는 실수가 잦았다. 결정적인 실수는 188로 흑 석점을 끊어 잡은 수. 197의 곳으로 잡으러 갔어야 했다. 그러면 흑은 두눈 내고 살거나, 패를 내야 하는데 그것도 백에게 선택권이 있었다. 어떤 변화가 됐든 반면으로 백이 지기 힘든 형세였는데, 그 뒤로 200으로도 좌상을 젖혀이었더라면 백이 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박영훈 9단으로서는 오래도록 회한이 남을 한판이 될 것 같다."라고 총평.

김동희 초단은 원성진 6단, 이희성 6단, 윤준상 3단, 손근기 초단을 연파하고 4연승을 거두고 결선에 진출한데 이어 결선에서 허영호 4단을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선 마지막 대국에서 허영호 4단에게 짜릿한 반집승을 거둔 김동희 초단은 박영훈 9단과의 결승 1국에서도 극적인 반집승을 거두며 '반집의 스타'다운 면모를 과시.

과연, 김동희 초단이 신인왕을 차지하며 신예 스타로 떠오를지, 아니면 박영훈 9단이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릴지. 결승2국은 오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은 입단 만 10년차 이하의 기사들만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로 본선에서 2연승 이상 거둔 기사들이 결선에 진출, 토너먼트로 신인왕을 가리게 된다. 비씨카드에서 후원하고 스포츠서울21에서 주최하는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의 우승상금은 2천만원.

김동희 - 오직 이겨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반집승을 거뒀는데 소감이 어떤가?
- (내가) 바둑이 많이 나빴었는데, 영훈이가 방심한 것 같다.

오늘 바둑 내용은 어땠나요?
- 초반에는 제가 나빴다가 중반에 좀 풀렸는데, 중앙에 다시 이상하게 둬서 서로의 대마가 엮이는 상황이 되었다. 영훈이가 조금만 이득을 봐도 이기는 줄 알고 물러서다가 결국 역전당했다.

박영훈 9단과는 85년생 동갑내기이고, 꽤 친한 사이로 알고 있는데?
- 2년정도 최규병 사범님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를 해서 친하다.

결선에서 허영호 3단에게도 반집승을 거둔데 이어 이번에도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는데, 원래 끝내기 부분이 강한 편인가? 본인의 기풍은?
- 아니다. 끝내기는 약한 편이다. 특별히 쎄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없고, 두루두루 비슷한 것 같다.

이제 1승만 더 거두면 신인왕을 차지하게 되는데, 각오는?
- 본선에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뒀고, 성적도 좋았다. 첫판 이겼다고 유리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