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전에서 마지막에 남은 선수는 한판한판이 살얼음판이다. 한번이라도 지면 우승의 기회도 바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랭킹 1위이며 숙녀팀 마지막 보루인 최정 9단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최정의 한국랭킹은 17위, 최명훈 9단은 107위로 무려 90계단의 차이가 났다. 그러나 상대전적에서는 최명훈이 최정에게 2승 무패로 앞서고 있었기에 어쩌면 이 대국이 최종국이 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중반까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후반은 패싸움의 폭풍 속으로 휩쓸려갔다. 직전 중앙에서 개운하게 빵따냄을 얻은 최명훈이 두기 편한 국면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하변이라는 마지막 승부처가 남아 있었다. 최정이 하변을 공격하면서 패를 냈는데 이것이 엄청나게 복잡했던 것이다. 난전 끝에 최명훈에게서 착각이 나왔고 이를 놓치지 않은 최정이 강력한 공격으로 하변 대마를 잡아내면서 여유 있게 승리했다.
11일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제17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21국에서 숙녀팀 최정은 305수 끝에 흑으로 7집반승했다. 3시간 10분에 걸친 혈투였다.
▲마음의 평정이 중요한 때다.
▲ 상대로 이창호 9단과 조한승 9단만을 남긴 최정. “어차피 우승하려면 두 분과 다 두어야 하가 때문에 누가 먼저 나오시든지 순서는 별로 상관없을 것 같다. 두 분 다 저한테 어려운 상대인데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최정은 “사실 처음에는 약간 괜찮은 줄 알았다가 두면서 보니까 아니다 싶었다. 너무 어려웠다. 나중에 패를 할 때도 어려웠다…하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숙녀팀원들은) 다들 (내가) 부담스러워할까봐 쉽게 말은 못한다. 하지만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잘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신사 대 숙녀의 스코어는 11-10이 되었다. 숙녀팀은 혼자 남아있지만 신사팀도 남은 선수가 많은 건 아니다. 이창호 9단과 조한승 9단, 두 명이다
중계진이 “남은 두판을 승리한다면 팀에 좋은 추석선물이 될 텐데…”라고 하자 최정은 웃으며 “이쯤되면 저희 팀 선수들도 기대할 것 같다. 그러나 신사팀의 남은 두 분이 강하셔셔…그냥 편한 마음으로 두겠다.”고 했다.
12일 오후 7시 22국엔 이창호가 출격한다. 상대전적은 3승2패로 이창호가 최정에게 간발의 차로 앞선다. 최정이 또 이긴다면 바로 이은 13일, 신사팀 마지막 선수 조한승 9단과 만나게 된다. 상대전적은 조한승이 4승 3패로 앞선다.
▲ 2020년 2월, 13기 땐 최명훈이 최정을 꺾고 신사팀 우승을 이끈 바 있다.
▣ 각 팀 선수
[신사팀]
조한승, 이창호 /(탈락) 이정우, 한종진, 유창혁, 오규철, 강지성, 박병규, 안조영, 김찬우, 백대현, 최명훈
[숙녀팀]
최정 /(탈락) 김선빈, 강다정, 조혜연, 오유진, 이나경, 김미리, 김혜민, 김채영, 김경은, 조승아, 김은지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17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의 우승상금은 1억 2000만 원이다. 3연승 시 200만 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 원의 연승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생각시간으로 기본시간 20분, 60초 초읽기 5회를 준다.
[그림1] 최정이 1로 패를 따냈을 때 최명훈이 2로 팻감을 썼는데, 2는 대마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수였다.
[그림2] 1로 이으니 백은 살 길이 없다. 13까지 백대마를 잡았다.
[그림3] AI는 1로 팻감을 썼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한다.
[그림4] 1로 받을 때 2로 패를 지속했다면 조금이나마 백이 우세했을 것이라고 했다. 3에 4로 받으면서 패공방을 계속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