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치 대국을 다 둔것 같다.” 폭발적인 기세로 6연승을 달성한 이정우 9단의 한마디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 지난 3년간 그가 치른 공식대국은 다 합쳐도 25경기. 지난해에 4경기만을 치른 이정우는 21년에 9경기, 20년에 12경기만을 벌이는 등 승부보다는 보급활동에 더 집중하는 듯 보였다.
그랬던 그가 올해 벌써 11경기를 치렀고 10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이정우의 브레이크 없는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4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제17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6국에서 이정우가 305수 만에 백으로 김미리 5단에게 12집반승했다.
“연승을 의식해서인지 이정우 선수가 생각보다 오늘 바둑을 잘 꾸리진 못했다.”라는 백성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이정우는 이전 대국들과 달리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몇 차례 보여줬다. 초반 잡은 우세를 이정우가 지키지 못했고 오히려 김미리가 중반 들어 주도권을 쥔 형국이었다. 하지만 김미리가 중앙 돌을 방치하고 하변을 지킨 것이 좋지 못했고 이정우가 중앙을 잘 정리하며 승기를 잡았다.
▲ 이정우는 올해 11전 10승1패를 기록중이며 10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 김미리는 중반까지 팽팽한 형세를 유지했지만 수비적인 운영이 결국 아쉬움으로 남았다.
백성호 해설위원은 “김미리 선수가 숙녀팀 선수들에게 응원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지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움츠리다가 패한 대국.”이라고 총평했다.
이정우는 국후 인터뷰에서 “대국 전 좋은 내용으로 둬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내용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려서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초반에 너무 낙관하는 바람에 중반부터는 집중력을 잃었다.”고 대국을 돌아봤다.
이어 “남은 숙녀팀 선수들이 모두 강한 선수들이고 지금 체력이 바닥인 상황이라 차라리 상위권 랭킹에 있는 선수들하고 두고 싶다.”고 말했다.
서봉수 9단의 9연승 기록 경신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제가 그 정도 레벨까진 안되는 거 같아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한판한판 재밌게 두고 싶었는데 오늘은 그러진 못했던 거 같아서 다음에 더 잘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7연승에 도전하는 이정우의 앞을 막아설 숙녀팀 선수는 김혜민 9단이다. 두 선수는 총 5번 대결해 이정우가 4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거침없는 상승세의 이정우와, 연승저지에 나서는 김혜민이 대결하는 7국은 10일 오후7시에 열린다.
▲ “승부의 세계로 돌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대회에 나온 것 치고는 잘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정우.
▲ 김미리는 오는 6일부터 시작하는 2023 여자바둑리그의 보령 머드팀에서 감독으로 데뷔한다.
▲ 연승에도 담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정우.
▲ 김미리는 이번 지지옥션배 예선 결승에서 조혜연 9단을 꺾고 본선 무대에 올랐다.
▣ 각 팀 선수
[신사팀]
조한승, 이창호, 유창혁, 강지성, 김찬우, 최명훈, 오규철, 안조영, 백대현, 박병규, 이정우, 한종진 /(탈락)
[숙녀팀]
최정, 김채영, 김은지, 조승아, 김경은, 김혜민 /(탈락) 김선빈, 강다정, 조혜연, 오유진, 이나경, 김미리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17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의 우승상금은 1억 2000만 원이다. 3연승 시 200만 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 원의 연승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생각시간으로 20분, 60초 초읽기 5회씩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