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물경속(愼勿輕速: 경솔하게 빨리 두지 말고 신중하라)이라는 말이 있다. 바둑은 두 눈 안 나면 죽는다” 한철균 해설위원은 외치고 있었다.
우변에 쳐들어온 돌을 맹공한 대가로 우상을 큼지막하게 잡은 송유진 양은 적어도 15집은 승리할 듯한 분위기였고 이제 하변 돌만 살면 되는 낙승국면이었는데 무심코 상대의 돌을 괴롭히면서 살려다가 위기에 빠졌다. 이를 두고 한 말이었다.
이 틈을 김민찬 군이 놓치지 않았다. 김민찬 군이 한칸 다가서는 급소를 알린 뒤 패로 사활을 추궁하자 송유진 양은 필사적으로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었다. 송유진 양은 중앙에서 흑을 위협하면서 처절하게 패를 버텼는데 이 패를 통해 중앙을 크게 가져가면서 작전은 성공했다. 다시 송유진 양의 우세.
그러나 종반으로 향할수록 김민찬 군의 숨은 진가가 드러났다. 끝내기에서 조금씩 따라잡던 김민찬 군은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8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제17기 지지옥션배 신사대숙녀 아마연승대항전 3국에서 소년유망주팀 2번째 선수 김민찬 군이 309수 만에 흑으로 1집반승하며 2연승에 성공했다.
▲ 김민찬 군.
초반 세번의 대국 중 가장 박진감 넘치는 바둑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2-1’ 소년유망주팀의 작은 우세 속에 다음 대국인 4국(9일 오후 7시)에는 소녀유망주팀 세번째 선수 이윤 양이 등판한다.
제17기 지지옥션배 아마연승대항전은 2010년 이후 출생한 소년유망주 7명과 2007년 이후 출생한 소녀유망주 7명이 대결한다. 지난기엔 소년유망주팀이 소녀유망주팀을 7-5로 제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대항전은 6월 12일까지 진행되며, 우승팀과 준우승팀에게는 각각 700만원과 3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또한, 연승 상금도 준비돼 있어 3연승부터는 10만원씩 지급한다. 이 대회는 ㈜지지옥션이 후원한다. 생각시간으로는 각자 20분, 40초 5회를 준다.
▣ 각 팀 선수 명단
[소년유망주팀 (감독: 김현찬 5단)]
김하윤(12), 원강하(13), 박종찬(13), 김동욱(12), 김민찬(12), 박태환(12) /(탈락) 표현우(10)
[소녀유망주팀 (감독: 한태희 7단)]
이정은(16), 이나현(14), 백여정(16), 최서비(15), , 이윤(12) /(탈락) 이서영(14), 송유진(14)
▲ 소녀유망주팀의 두번째 선수였던 송유진 양.
[그림1] 김민찬의 흑1은 무리였다고 한다.
[그림2] 백이 1, 3으로 대응하자 흑은 고생문이 열렸다. 흑은 소득없이 쫓길 수밖에 없다.
[그림3] 흑1~5까지가 인공지능의 추천. 우변 흑을 다 살릴 수는 없고 가볍게 보라는 것이었다.
[그림4] 흑4까지면 흑이 중앙에서 자세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림5] 백1로 우상을 접수한 송유진의 절대 우세. 이제 하변만 살면 되는데, 백3은 좀 어려운 수. 잘못된 수는 아니지만 타개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그림6] 흑1, 3을 맞은 후 백이 휘청였다.
[그림7] 5까지 패가 났다. 생사가 걸렸기에 백은 부담스러웠다.
[그림8] 백1, 3이면 수습이 더 쉬웠다고 한다.
[그림9] 흑1~5까지 공격하면 백은 6으로 젖힌다.
[그림10] 흑1이면 백2로 막아서 A, B가 맞보기여서 백은 살 수 있다.
[그림11] 사는 수순으로서는 애초에 백1이 좀 더 쉬웠다고 한다.
[그림12] 8까지면 완생.
[그림13] 크게 불리하던 김민찬은 흑2와 같은 맥점을 적시에 찾아 나가면서 추격했고 나중엔 역전에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