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기 지지옥션배 신사·숙녀·신예 연승대항전 20주년 기념식을 14일 한국기원 신관 1층 라운지에서 거행했다.
기념식에는 후원사 지지옥션 강명주 회장과 강은 대표, 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프로기사협회 조한승 회장, 한국여성바둑연맹 이광순 회장, 바둑TV 임진영 본부장과 본선에 진출한 선수 30명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후원사 지지옥션 강은 대표는 “지지옥션은 경영 철학이 있습니다. '상품을 만들지 말고 작품을 만들자'입니다. 상품을 생각하면 손익을 어쩔 수 없게 따지게 됩니다. 비용 줄이고 싶고요, 효율성 높이고 싶고, 포커스가 손익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작품을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가 되면, 가장 우수한 것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이용하시는 분들이 알아주시고, 수익도 따라오더라고요. 저희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사업과 바둑도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했다.
이어 강 대표는 “저희가 이 바둑을 위해 20년 동안 걸어온 길도, 어떻게 보면 비슷할 것 같습니다. 20년 전 회장님께서 기전을 만드신다고 했을 때 ‘우리가 바둑 기전 같은 것을 개최할 수 있을까? 또 몇 번이나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설렘,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20년이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 지지옥션 강은 대표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이기수 한국법학원 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지지옥션배를 만든 강명주 회장과 오랜 인연이 있는 이기수 한국법학원 원장은 강 회장과의 오랜 인연을 이야기하며 축사했다.
“우리 강명주 회장은 대학을 다닐 적에 고대신문에 ‘타이거’라는 만화를 게재해 주셔서 우리 65동기들뿐만 아니라 고대인 전체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인재였습니다. 그런데 졸업한 뒤 이처럼 지지옥션이라는 회사를 운영해 오고, 20년간 지지옥션배로 프로기사분들을 격려하고 키워주시는 일에 헌신하고 있는 데 대해 친구 중 한 명으로서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념식 중반엔 공로패를 전달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과 강명주 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한국기원은 20년 동안 지지옥션배를 후원하며 바둑 발전과 저변 확대에 기여한 지지옥션에 공로패를 전달했다. 공로패에는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을 개최해 프로기사들에게 기량을 펼칠 무대를 제공하고, 바둑계에 새로운 활력과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공헌한 뜻을 담았다.
▲ 한국기원에서 강명주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귀사는 지난 20년간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을 개최하여 바둑의 저변 확대와 대중화에 독보적인 공헌을 해오셨습니다. 특히 창의적인 대회 운영을 통해 프로기사들에게 기량을 펼칠 소중한 무대를 제공하고, 바둑계에 새로운 활력과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셨습니다. 이에 지지옥션배 20주년을 맞이하여, 바둑 발전을 향한 귀사의 숭고한 헌신과 변함없는 지원에 전 바둑인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패를 드립니다.”
공로패 뒤에는 선물이 이어졌다. 양상국 9단이 준비한 ‘남산수’ 작품이었다. 사회자는 작품의 문구를 읽었다.
“당신께서는 상현달 같고 떠오르는 태양 같으며, 남산처럼 영원히 이지러지지도 않고 무너지지도 않으며, 소나무 잣나무처럼 무성하여 당신님의 뒤 끊어질 리 없어라.”
양상국 9단은 작품과 작가에 대해 소개했다. 양 9단은 정명숙 작가를 두고 “우리나라 여성 중에서는 1인자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글과 한문을 다 자유자재로 씁니다. 보통 한글 쓰시는 분은 한문을 잘 못 씁니다. 또 한문 쓰시는 분은 한글을 잘 못 쓰세요”라고 말했다.
강명주 회장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감사합니다. 지지옥션배를 위해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고맙게 생각합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대회가 발전해 나갈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오랫동안 애정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시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양상국 9단.
▲ 강명주 회장.
▲ 지지옥션배 20주년 기념 케이크 커팅식.
이번 지지옥션배의 가장 큰 변화는 신예팀의 합류다. 2007년 2월 출범한 이 대회는 그동안 시니어 남자기사와 여자기사가 맞붙는 ‘반상 성대결’ 콘셉트로 바둑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신예팀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신사팀·숙녀팀·신예팀의 3파전으로 확대됐다. 대회 방식은 농심신라면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에 따라 선봉을 가리는 대진 추첨이 진행됐다.
대진 추첨 전에는 선봉장이 누구인지 예상해 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힌트가 먼저 나왔다. 신사팀에는 영어로 ‘YOUNG’, 숙녀팀에는 ‘ㅇㅈ’, 신예팀에는 ‘막내’라는 말이 붙었다. 객석에서는 여러 이름이 오갔다. ‘영’이 이름 속 글자인지, 젊다는 뜻인지, 숙녀팀의 ‘ㅇㅈ’이 김은지인지 오유진인지 정유진인지, 신예팀의 ‘막내’가 누구인지를 두고 알쏭달쏭해했다. 장내에는 웃음이 퍼졌다.
▲ 한종진 신사팀 주장.
▲ 조혜연 숙녀팀 주장.
▲ 김승진 신예팀 주장.
한종진 신사팀 주장은 팀 구성이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아, 제가 올라와서 마음에 안 들고요. 원래 더 센 선수가 올라왔어야 하는데 제가 운 좋게 올라오게 돼 신사팀 전력은 많이 약해진 것 같습니다.”
사회자가 우승 확률을 묻자 한종진 주장은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희 신사팀 선수들 몇 분하고 얘기해 보니 우승 확률이 좀 낮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기대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는 다시 모두가 웃었다. 한종진 주장은 “우선 제가 제일 기대되고요”라고 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다 좀 기대가 되고, 아까 ‘영’은 우리 김영삼… 아, 아이고”라고 말하다가 사회자의 제지를 받았다. 이후 한종진 주장은 “영삼 형한테 그냥 10연승 하시면 되겠다, 제가 그랬거든요(웃음)”라고 했다.
신예팀 김승진 주장은 우승 확률을 묻는 질문에 “저희 팀이 이번에 새로 생기게 됐는데, 팀원들이 다 너무 잘 둬서, 저는 그래도 최소 70%는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다시 신사팀의 우승 확률을 묻자 한종진 신사팀 주장은 “한 15% 정도?”라고 답했다.
조혜연 숙녀팀 주장은 “15%는 좀 동의하기 어렵고요. 저희 숙녀팀이 세 팀 중에 그래도 한 45% 정도는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사회자가 70, 45, 15를 더하면 100%가 넘는다고 하자, 조혜연 주장은 “다 합쳐서 130%를 해가지고~”라고 답했다.
세 팀 구도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에 조혜연 주장은 “제 뒤에 신예 선수들이 앉아 있는데, 벌써 기세가 장난이 아닙니다. 작년에 우리 숙녀팀한테 아주 좋은 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우리 여자 선수들을 보니 너무 든든합니다. 제가 올라와서 팀이 좀 약해지긴 했지만, 더 힘을 내주셨으면 좋겠고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우승 확률을 좀 더 높게 보고 있기는 한데, 또 신사팀께서 워낙 겸손하게 말씀해 주셔서 한 50% 정도로….”라고 했다.
김승진 신예팀 주장은 ‘어느 팀을 가볍게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신예팀이 실력 발휘만 잘하면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추첨이 진행됐다. 세 주장이 깃발을 드는 형식이었다. 첫 대진이 정해졌다. 신사팀과 신예팀이 먼저 경기를 치른다. 지지옥션배 로고를 뽑은 숙녀팀은 자동 부전이 됐다.
▲ 신사팀 선봉 김영삼 9단은 “첫 주자인 만큼 많이 이기고 싶은데 상대팀 선수들을 보니까…. 저는 한 판을 이기고 싶은데 힘들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 숙녀팀 선봉 정유진 5단은 “3승 또는 2승을 하고 싶었는데, 옆에서 (오)유진 언니가 무조건 3승하라고 해서,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 신예팀 선봉 김하윤 3단은 "이번에 지지옥션배에 신예팀이 생긴다는 얘기를 듣고 꼭 참가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뽑혀서 기쁩니다. 신예팀에 좋은 출발을 선사하고, 3연승 이상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 각 팀 선봉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사팀은 김영삼 9단, 숙녀팀은 정유진 5단, 신예팀은 김하윤 3단이 첫 주자다. 이에 따라 개막전은 신사팀 김영삼 9단과 신예팀 김하윤 3단의 대결로 펼친다.
제20기 지지옥션배 신사·숙녀·신예 연승대항전 개막전은 18일 오후 7시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하고 바둑TV가 생방송한다.
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20기 지지옥션배 신사·숙녀·신예 연승대항전의 총규모는 2억 4500만 원이며, 우승 상금은 1억 2000만 원이다. 3연승 시 200만 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 원의 연승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방식(피셔)으로 각자 20분에 매수 추가로 30초를 준다.
지지옥션 후원사시드
신사팀 이창호9단/ 숙녀팀 조승아7단 / 신예팀 정준우4단
각 팀 선수
신사팀 | 김영삼, 목진석, 박영훈, 박진솔, 백홍석, 안조영, 유창혁, 이용찬, 이창호, 한종진.
숙녀팀 | 김경은, 김은지, 김채영, 박소율, 스미레, 오유진, 정유진, 조승아, 조혜연, 최 정.
신예팀 | 김승구, 김승진, 김하윤, 윤서원, 이민석, 이주영, 정준우, 최민서, 최승철, 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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