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은 바둑팬들에게 익숙한 프로기사 권주리 2단의 동생 권가양(19) 아마였다. 전북 전주 하성봉바둑도장에서 입단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권가양은 열세번째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에서 귀중한 첫승을 숙녀팀에 안겼다.
17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3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아마연승대항전 1국에서 신사팀 선봉 박성균(62) 아마를 맞아 190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했다. 권가양은 자세가 불안했다.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어디다 둘지 몰라했다. 전에 페어바둑 출전으로 스튜디오 대국을 경험해 본 적 있지만 너무나도 오랜만에 스튜디오 대국을 치른 것이었다. 그러나 초반전을 나쁘지 않게 이끌었다.
박성균은 인공지능 시대의 신포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기타니·우칭위엔 시절에 나오던 정석을 들고 나오는 등 자신감있게 맞섰다. 중반까지 엎치락뒤치락했는데, 우중앙 수상전에선 누군가는 부러져야 하게 됐다. 한수한수가 떨리는 수읽기 싸움에서 웃은 사람은 권가양이었다. 중앙 대마를 잡으면서 상대의 추격의 의지를 꺾었다. 박성균은 몇 수 더 두어보다가 항복의지를 밝혔다.
▲ 복기를 마치고 돌을 쓸어담으며 승리의 기쁨을 한껏 누리고 있는 권가양.
▲ 대국이 끝나자 검토실에서 응원하던 아마숙녀팀이 스튜디오를 찾아 승리의 주인공에게 박수로 축하를 해주고 있다.
▲ 백전노장 박성균은 "이번까지 권가양 선수와 두 번 두었는데 나의 대국 내용이 좋지 않았다. 오늘도 나의 실수가 이어졌다."며 권가양 선수가 상대하기 쉽지 않은 선수임을 밝혔다.
▲ 인터뷰에 응하는 권가양. 오로는 방송 인터뷰에서 나오는 질문 외에도 추가 질문을 선수에게 하기도 한다.
국후 권가양은 수줍게 웃으며 “생각지도 못했는데…이겼다.”면서 “언니(권주리 2단)가 대국하기 전에 긴장하지 말고 잘 두라고 했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방송대국이라 더 긴장했다. ”고 했다. 다음 판엔 관해서는 “내 바둑을 열심히 두겠다.”고 했다.
권가양이 2연승에 도전하는 2국은 23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신사팀 2국 선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이버오로는 웹중계한다. 인공지능(릴라제로)의 승부예측과 참고도도 곁들인다. 이동 중이라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에서 자유롭게 관전할 수 있다. 아래 [대국실바로가기] 클릭!
▲ 아마숙녀팀 선봉 권가양의 언니인 프로기사 권주리 2단은 동생이 대국석에 앉은 모습을 담으려고 휴대폰 카메라를 켰다.
▲ 고풍스런 포석을 고수했던 박성균. 중반 한때 기회를 잡았으나 승부처의 수상전에서 실족했다.
▲ 신진서와 동갑인 2000년생 권가양.
▼ [그림1] 권가양은 백1을 후회했다.
▼ [그림2] 차단은 가능하지만 흑6까지 백은 실속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그림3] AI는 백1의 눈목자를 추천한다. 이하 13까지 하변의 백이 자세를 잡을 수 있다.
▼ [그림4] 흑이 앞 그림 6으로 두지 않고 지금의 흑1로 두면 이하 10까지 백이 중앙을 돌파할 수 있다.
▲ 아마신사팀 검토진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국이 진행되고 있는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 아마숙녀팀 검토진은 "오래 전 책에서 보던 정석을 실전에서 보게 됐다."면서 신기해했다.
▼ [그림5] 박성균의 흑1은 고풍스럽다. 이하 4까지 진행됐다. 위기명인기성전에 나오던 정석이다.
▼ [그림6] 흑1로 날일자 짚어가는 게 인공지능 시대의 트렌드다. 이하 21까지를 예상한다.
(주)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아마연승대항전의 우승상금은 1,500만원으로 전기보다 500만원 증액됐다. 생각시간은 각자 30분에 초읽기 40초 5회를 준다.
지난 대회에서는 신사팀이 김정우 3연승과 조민수의 마무리로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4기 대회부터 아마추어 대회를 병행한 지지옥션배에서 아마 숙녀팀이 5ㆍ6ㆍ8ㆍ9ㆍ11기 우승컵을 가져갔고, 아마 신사팀은 4ㆍ7ㆍ10ㆍ12기 대회에서 우승했다.
한편 프로기사들이 참가하는 13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은 11월 초 예선을 통해 본선 출전 선수들을 선발하며 개막전은 12월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지난 대회 때 도입한 ‘변형 연승전’을 폐지하고, 패할 때까지 계속 대국하는 기존의 ‘단체 연승전’을 부활시켰다. 또한 그동안 각자 15분에 40초 초읽기 5회였던 제한시간을 각자 30분에 40초 초읽기 5회씩으로 늘렸다.
▣ 출전 선수
신사팀: 조민수, 김희중, 최호철, 이철주, 장시영, 안재성 /(탈락) 박성균
숙녀팀: 김현아, 류승희, 정지우, 이루비, 박예원, 정다원, 권가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