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뉴스
기보감상
대회요강
대진표
갤러리
선수소개
바둑명품경매
바둑명품경매결과

  
이유진의 ‘이유’ 있는 등판
소방수로 나서 신사팀 김동면의 3연승 저지
 

‘소방수’ 이유진!
숙녀팀의 3번째 주자 이유진 초단이 신사팀 김동면 9단의 3연승을 저지하고 대항전 흐름을 다시 숙녀팀으로 돌려놓았다.

7월30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12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6국, 김동면 9단-이유진 초단 대결에서 숙녀팀의 3번주자로 나선 이유진 초단이 285수 만에 백 4집반승을 거두며 3연패 후 2연승으로 따라붙은 신사팀에 제동을 걸었다.

‘김동면 9단의 3연승 달성이냐, 저지냐’에 관심이 쏠린 대결이었다. 김9단이 3연승을 거두면 스코어 3대3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면서 신사팀이 주도권을 쥐게 되고, 반대로 이유진 초단이 연승을 저지하게 되면 숙녀팀이 다시 두어 걸음 앞서나갈 수 있는 초반 분수령이었다.

초반 3연승을 내달리며 기선을 확실히 제압했다고 여겼던 숙녀팀으로선 김동면 9단의 연승은 급히 꺼야할 불이었다. 이런 국면에서 이유진을 과감히 소방수로 내세운 건 ‘이유’가 있다. 아마추어시절 이유진은 지지옥션배 아마무대에 여러번 출전한 경험이 있고 우승을 견인했지만 지지옥션배 프로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2014년 9월 입단한 이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해 프로로선 다소 묻힌 감이 있었다. 그렇지만 올해 여자바둑리그(인제 하늘내린 3주전)에서 여자바둑 최강 최정 9단을 꺾은 바 있고(4월), 7월에 벌인 농심신라면배 선발전에선 남자 신예유망주인 한승주 5단에게 이겨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일찍이 큰승부에 강한 면모, ‘한칼’ 있는 선수로 인정받아오던, 숙녀팀의 히든카드다.

그렇긴 해도 이유진 초단에게 굉장한 행운이 따른 판이었다. 김동면 9단의 노익장에 고전하다 막판 상대의 깜빡수에 힘입어, 백성호 해설위원의 표현을 빌자면 ‘길가다 지갑을 거저 주운 격’으로 이겼기 때문이다.

▲ 국후 김동면 9단은 망연자실했다. "그냥 이었으면 그만인 것을..."


문제의 장면.
백1로 두었을 때 석점이 끊어지는 약점을 깜빡하고 엉뚱한 데 두는 순간, 바둑이 끝났다. 반면 10집은 남기는 형세에서 안팎 계산으로 5집을 손해 보아서는 역전이다.



시니어리그에서 영암월출산팀 주전으로 뛰고 있는 김동면 9단은 그닥 인상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지는 못하나 바둑의 내용에서는 초중반까지 매우 견실한 면모를 보여 상대팀 주장들도 바짝 긴장해야했다. 다만 종반 초읽기에 몰리면 ‘정신을 못 차리는(?)’ 게 결정적인 약점으로 지적되었는데, 지지옥션배에서는 초읽기 상황에서도 줄곧 정확성을 잃지 않아 백성호 9단으로 하여금 "내가 아는 김동면 맞습니까?"하는 감탄까지 자아내게 했다. 그랬던 김동면이 3연승을 코앞에 두고 ‘깜빡, 착각수’에 실족하고 말았다.

바둑TV 해설을 하던 백성호 9단이 얼마나 아쉬웠으면 이런 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올 지경...갑자기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이것이 시니어들의 큰 문제거든요...바둑은 이기고 승부엔 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에요. 시니어선수들...이런 걸 고쳐야하는데...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깜빡수...정말 안타깝네요.”

▲ 막판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한 김동면 9단의 기분을 헤아려 평소 승자와 패자가 나란히 하던 국후인터뷰를 오늘은 승자만 했다.
-지지옥션배 첫출전 소감은?
"프로가 된 후 꼭 출전해보고 싶은 대회였는데 선발전(예선)에서 번번이 고비를 넘기지 못해 더욱 아쉽고 간절했다. 오늘 운좋게 첫판을 이겼으니 다음 대국은 부담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둘 수 있을 거 같다."
-목표는?
"3연승쯤 하고 싶다."


31일(화요일) 7국에는 신사팀의 정대상 9단이 나올 예정이다. 이유진 초단에게 다시 2연승을 허용하면 초반부터 5-2의 스코어로 벌어져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기에 신사팀으로선 반드시 잡아야할 대국이다. 근래 시니어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대상 9단이므로 멋진 대결이 기대된다. 사이버오로는 오후7시부터 대국실에서 이 바둑 역시 생중계한다.

(주)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12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15분에 40초 초읽기 5회이며 우승상금은 1억 2000만원이다. 3연승한 선수는 200만원의 연승상금을 받으며 이후 1승당 100만원의 연승상금을 추가로 받는다. 대회 총규모는 2억 4500만원이다.



<신사팀>
이창호ㆍ서봉수ㆍ최명훈(랭킹시드) 최규병(후원사시드) 정대상ㆍ윤현석ㆍ이성재ㆍ백대현(선발전 통과) / 김동면ㆍ안관욱ㆍ강만우ㆍ김종준

<숙녀팀>
최정ㆍ오유진ㆍ김채영(랭킹시드) 도은교(후원사시드, 3연승 후 대기중) 조혜연ㆍ김혜민ㆍ강다정ㆍ송혜령ㆍ김신영ㆍ이유진(선발전 통과) / 허서현ㆍ장혜령


▲ 가부좌 튼 손모양으로 마음을 추슬렀으나 끝내 '무심'을 유지하지 못한 김동면 9단. 그러나 '김동면의 재발견'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잘 싸웠다.

올해도 대회 시작하자마자 신사팀이 내리 3패를 당하면서 “순번 가릴 계제가 아니다. 곧장 소장기사를 선발등판 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는 시점, 김동면 9단이 투혼의 2연승을 거두며 승부의 균형을 얼추 맞추고 나선 덕분에 대항전이 활기를 띠었다.

2년 전 10기 때 서봉수 9단이 선봉으로 나와 파죽의 9연승을 올린 바 있지만 서9단은 최후에나 일전을 펼침직한 에이스였다. 이때 말고 신사팀이 초반에 거둔 연승은 6년전 6기 대회 때 서능욱과 황원준 9단의 3연승이 기억에 남아있는 정도다. 그렇지만 이것도 6번주자(서능욱), 7번주자(황원준)로 나서 올린 3연승이니까 엄밀하게 말하면 초반에 거둔 성적이랄 수 없다. (기자의 기억이 맞다면) 더 거슬러올라가 2008년 2기 대회에서 1번타자로 출전해 3연승을 올렸던 차민수 4단의 기록까지 끄집어내야할지도 모른다.
대회마다 숙녀팀이 초반에 절대우세를 보여온 양상에서 비록 2연승에 그쳤지만 김동면 9단은 분전했다. 거의 3연승을 달성하는 순간이었기에 더욱 아쉽고 안타까웠다. 다음타자, 정대상 선수의 분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