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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의 복귀대국, '아기엄마' 김혜민이 웃었다
신사팀 백성호 9단에게 백 4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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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끝난 시리즈라 섭섭했다. 혈혈단신(孑孑單身) 홀로 남은 처지, 1대7의 악전고투가 자명한 상황이긴 했어도 남은 사람이 ‘천하의 이창호’였기에, 이창호 9단이 등장하면서 ‘정작 승부는 이제부터’ ‘이제부터 한판의 드라마가 펼쳐지리라’ 기대했던 차였기에, 첫 등판에서 조혜연 9단에게 반집으로 낙마하고 보니 더욱 아쉬운 시리즈가 되어버렸다.
<숙녀팀> 최정·박지은·김채영·오유진·김혜민·김신영·조혜연 /권주리·김은선·김다영·박태희·문도원
<신사팀> 이창호·양재호·안관욱·김종수·노영하·이기섭·백성호·서무상·이성재·최규병·서능욱·서봉수
지난 9월4일 끝난 11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에서 숙녀팀은 7명의 생존자가 고스란히 남은 채 승부를 끝냈다. 잔뜩 기대한 잔치가 일찍 파했을 때의 허전함이란. 해서 이벤트대국이 마련되었다. 뒷풀이란 게 있잖은가.
▶백성호 9단 대 김혜민 8단 (9월25일 오후7시)
▶이창호 9단 대 최정 7단 (9월26일 오후7시)
‘도전5강’ 멤버였던 백성호 9단은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이론에 밝고 정교하며 ‘예쁜 바둑’을 구사하고 있고 시니어리그에서도 보란 듯이 활약 중이다. 올해 지지옥션배에서 신사팀의 네 번째 주자로 나와 승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매년 초반 부진에 시달리곤 하는 신사팀에겐 1승 브레이크를 걸어줄 미들맨 역할을 했다.
출산 후 활약상이 조금 뜸하기는 하나 김혜민 8단은 ‘여류국수’ 타이틀을 단 한국의 중견 여자기사다. 올해 지지옥션배에서는 손맛을 볼 기회조차 없이 끝나 시원섭섭했는데, 백성호 9단과 이벤트대국으로 아쉬움을 달랠 길이 생겼다. 말하자면 신사팀과 숙녀팀의 미들맨들끼리의 대결이랄까.
하루 뒤 이어지게 될 시니어랭킹 1위 이창호 9단과 여자랭킹 1위 최정 7단의 대결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에는 서봉수 9단의 9연승으로 올해와 정반대로 신사팀이 이겼고 그때도 이벤트대국을 마련한 바 있는데, 당연히 가장 관심을 끌 이창호 9단과 최정 7단의 맞대결 카드가 방송을 탔다. 결과는 이창호 9단의 흑불계승. 올해는 최정 7단이 설욕할 수 있을까.
 ▲ 지지옥션배 특별 이벤트 두 판. 신사팀과 숙녀팀의 든든한 허리진인 백성호 9단과 김혜민 8단이 먼저 만났다.
이창호 대 최정 대결이야 누구나 보고 싶어하는 빅카드이지만 백성호 대 김혜민 대결은 어떻게 선정된 것일까? 지지옥션배가 예상보다 일찍 종료되자 바둑TV에서 시청자 사연을 받아 선정했다고 한다. 여기서 채택된 인상적인 사연이 아래.
얼마전에 제가 예쁜 딸을 출산했습니다. 김혜민 사범도 얼마전에(4개월 전) 아들을 출산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출산 후, 건강히 복귀해 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특히 제 시아버지와 백성호 사범이 56년생 동갑인데다 인상이 비슷해요..ㅋㅋ 시아버지 생각나서 사연 보냅니다~^^
대마사활이 걸린 두 번의 무시무시한 패싸움이 끝나자 양분된 천하,
끝까지 이긴 줄 알았던 백성호...승부는 김혜민 8단이 백 4집반 남겨
이벤트대결 1국은 김혜민 8단이 웃었다. 9월25일 오후7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11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특별 이벤트대국에서 김혜민 8단이 백성호 9단에게 197수만에 백 4집반승을 거뒀다.
승부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이벤트대국이지만 통산전적에서 백성호 9단이 3전 전패를 당하고 있던 차였다(지지옥션배에서 두 기사가 마주친 것은 처음). 기세싸움, 좌하변에서부터 이어진 중앙전투가 볼만했다. 초반 서로 모자와 밀짚모자(양상국 해설위원의 표현)로 ‘모양 큰 집바둑’으로 갈 것 같았던 흐름이 돌연 힘겨루기 양상으로 변하며 살어름판을 걷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마사활을 건 두 번의 패싸움이 끝나자 바둑판은 천하양분된 모양을 드러냈다. 서로 워낙 방대한 모양을 구축한데다 따낸 사석이 뚜껑 가득 쌓여 있어 해설자들도 끝까지 정확히 계가하지 못할 정도였다.
▲ 계가를 마친 직후의 표정. 백성호 9단은 중반 이후 줄곧 형세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덤에 걸린 결과가 나오자 잠시 눈을 감았다.
9월26일(화요일) 오후7시에는 이벤트대결 2탄, 이창호 9단 대 최정 7단의 대국이 이어진다. 이 대국 또한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생중계한다.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은 (주)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한다. 올해 11기 대회는 숙녀팀이 우승해 1억 20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대회 총규모는 2억 4500만원이다.
○● 11기 지지옥션배 최종국 기사보기 ☜ 클릭
▲ 승부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지만...방금 둔 바둑판을 미처 정리하기도 전에 인터뷰에 나선 두 기사. 한 뼘이라도 반상을 떠나선 언제나 다정다감한 선배와 후배로 돌아온다. 시청자들이 선정한 오늘 대국의 컨셉은 '명절에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바둑을 둔다면...'이다.
- 어떤가요? 김혜민 8단 같은 며느리감이 나타난다면? "말할 것도 없이 오케이죠!"
▲ - 실제 명절에 김혜민 8단 같은 며느리와 바둑을 두셨다면요? 그래도 오늘 같이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에 한치 양보없이 두실 건가요? "하하, 그때는 당연히 오늘 같지 않을 겁니다." - 오늘 바둑 어땠나요? "끝까지 제가 이긴 줄 알았는데 역시 나이를 먹으면 계가가 잘 안되네요. 하하. 예전엔 여자기사 후배와 마주앉으면 얼마나 늘었나 궁금한 마음이었는데 요즘은 워낙 다들 강해져서 이제는 한수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둡니다."
▲ - 5개월 만의 복귀 대국이었는데요... "중반전투를 펼칠 때까지 나쁠 것이 없다 봤는데 둘수록 점점 판이 이상해져버렸습니다. 사실 제가 좋지 않은 판이었는데...출산하느라 잠시 바둑판을 떠나 있었는데 다시 두게 되어 기쁩니다. 예쁜 아기를 얻어 행복하고요."
▲ 한가위를 앞두고 시청자 사연을 받아 선정한 특별 이벤트대결 2탄은 신사팀과 숙녀팀의 주장, 이창호 9단 대 최정 7단의 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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