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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 사령관' 서봉수, 최전방에 서다
이슬아의 패배. 다음 8국에 여류팀은 '송혜령' 출전
 

'승부'를 앞둔 서명인의 입은 무거웠다. 평소 바둑계 전반에 관해 기자들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던 그답지 않게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가 한참 후에 한마디를 남긴다.

"한쪽만 이기면 재미없지. 어떻게든 끝까지 가야 하지 않겠어?"

이번 지지옥션배는 서봉수 9단이 오더를 낸다. 그런데 주장격인 서봉수가 본선 중반인 제7국에 출전을 자청했다. '여류팀의 연승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의미였을까? 야전사령관이 최전방 소총수로 나섰다.

돌을 가리니 이슬아가 흑이다. 첫 착점을 소목에 두자마자 서명인은 바로 걸쳐간다. 포석 없이 난전으로 가보자는 의미. 그 후 백의 행마도 아주 고압적이었다.


▲ 난전 유도에는 성공했지만, 이슬아의 빳빳한(?) 버팀에 우세를 장담하긴 어려웠다. 국후 서봉수는 "초반 진행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패가 생기면서 바둑이 나빠졌다."라고 술회했다.

그런데 흑의 실수가 나왔다. 서봉수는 "귀에서 젖혔을 때 그냥 늘어만 줬어도(참고도 A) 백이 다음 팻감이 없어 난감한 국면이었다."라고 말한다. 실전은 중앙 패(세모 표시)는 흑이 해소했지만, 귀에서 새로운 패가 또 발생했고, 이를 기회로 백이 중앙을 장악해 승세를 잡는다.


▲ 복기에서도 귀의 젖힘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묘한 타이밍에 결행한 팻감공작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8월17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7국에서 서봉수 9단은 이슬아 3단을 상대로 285수 끝에 백7.5집승을 거뒀다.

국후 서봉수는 "대국에 나서면서 부담감이 컸다. (시니어팀이) 너무 많이 져서 좀 이겨줘야 하는데 여자기사들이 강해서……. 다음 대국은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두겠다."라고 말했다.

다음 8국은 18일 오후 7시부터 열린다. 여류팀 다음 선수는 송혜령 초단이다. 사이버오로는 지지옥션배 모든 대국을 수순 중계한다. 아이폰,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에서 <오로바둑>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전할 수 있다.



제9기 지지옥션배는 여류팀과 시니어팀에서 각각 열두 명의 프로기사가 나와 맞붙는 단체서바이벌 연승전이다. 여류팀과 시니어팀은 그동안 여덟 차례 대결을 펼쳐 2, 3, 5, 7기는 시니어팀이 1, 4, 6, 8기는 여류팀이 우승을 차지해 4-4의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어 양팀의 균형을 깰 이번 9기 대회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기엔 여류팀이 12승6패로 시니어팀을 제압하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 참가대상은 1970년 이전 출생한 시니어기사와 전체 여자기사다. 각 팀 8명은 치열한 예선을 거쳐 선발되었고, 본선시드는 6월 기준으로 시니어 랭킹, 여자 랭킹 1~3위가 받아 시니어는 조훈현ㆍ유창혁ㆍ서봉수, 여자는 최정ㆍ박지은ㆍ박지연이 나온다. 서능욱 9단과 김신영이 후원사 추천시드를 받았다.

팀 우승상금은 1억원. 3연승한 선수는 대국료와 별도로 2백만 원의 연승상금을 받고, 이후 1승을 추가할때마다 백만 원을 더 지급한다. 본선 대국은 모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매주 월ㆍ화 저녁 7시에 열린다. 제한시간은 각자 15분,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지지옥션배는 한국기원이 주최하고, (주)지지옥션이 후원한다.


▲ 대국시작 10분 전 바둑TV스튜디오에 들어온 서봉수 9단. 얼굴에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 손목을 만지며 시동(?)을 거는 시니어팀 서봉수.


▲ 돌가리기 결과 이슬아의 흑이다. 흑으로 4승, 백으로 1승해 5연승을 거뒀던 이슬아.


▲ 이슬아의 첫 착점은 우상귀 소목이다.


▲ 세 귀를 텅 비워 놓고 바로 걸쳐간 서봉수. 초반 '난전 유도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 '바둑 요정' 이슬아의 6연승 도전.


▲ 이슬아의 연승 돌풍으로 각 바둑사이트는 물론 월간바둑 기자까지 취재에 나섰다.


▲ 결과는 서봉수의 7.5집승. 이슬아의 끈질긴 추격전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 돌아온 '승부사' 서봉수. 시니어팀 반전의 디딤돌이 될까? 다음 상대는 송혜령 초단이다.

○● 제9기 지지옥션배 출전선수
[시니어팀] 조훈현ㆍ유창혁ㆍ백성호ㆍ김영환ㆍ나종훈ㆍ문명근ㆍ서봉수(1승)/ [탈락] 이홍열(1승)ㆍ강훈ㆍ김종수ㆍ서능욱ㆍ최규병
[여류팀] 최정ㆍ박지은ㆍ박지연ㆍ김혜민ㆍ문도원ㆍ오정아ㆍ김채영ㆍ오유진ㆍ박태희ㆍ송혜령/ [탈락] 김신영ㆍ이슬아(5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