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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여류팀 김여원의 ‘징검다리’ 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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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대결이기도 하고 노소의 대결이기도 한 지지옥션배.
지지옥션배는 제한기전이지만 여류와 시니어 둘 중 어느 팀이 이길까 궁금증을 자극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그래서 4기부터는 아마추어 대회도 열었다.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아마연승대항전이다.
그동안 4기와 7기엔 아마시니어가, 5기와 6기엔 아마여류가 우승을 차지했는데 지난 23일 끝난 8기엔 아마여류가 우승하면서 3대2로 앞서게 됐다. 23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8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아마연승대항전에서 아마여류 4번째 선수 이유진이 아마시니어팀 마지막 선수 조민수를 맞아 301수 만에 백으로 반집승을 거두고 팀 종합전적 6승3패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6명 대 6명으로 싸운 이번 대회는 막내 송혜령과 그 다음 막내 이유진이 4연승과 2연승으로 수훈을 세웠다. 송혜령은 프로가 되려고 열심히 바둑을 공부하고 있는 현역 연구생이다. 이유진은 연구생을 졸업했지만 아직 입단준비를 하고 있어 바둑과 함께 산다. 입단 준비를 완전히 접고 생업 전선으로 뛰어든 ‘언니들’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결과, 그대로 됐다.
그런데 주목하고 싶은 것은 송혜령이 초반에, 이유진이 후반에 활약했다는 것이다. 이건 우연이라기보다는 아마여류팀 리더 김여원의 오더가 적중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김여원을 만났다.
- 여류팀은 오더를 처음부터 미리 정해 놓아 도중에 바꾸지 않았다고 들었다. 또 강자를 징검다리처럼 중간 중간 배치해서 분위기가 확 밀리는 일이 없도록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연승대항전의 경우는 보통, 랭킹과 지명도가 높은 선수들을 뒤쪽에 몰아 넣는다. 지난 기에 우리는 그런 일반적 방식과 반대로 기선제압을 하기 위해 에이스급 강다정 선수를 선봉으로 내세웠다가 강다정 선수가 지면서 대실패를 맛봤다. 선봉이 갖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컸다. 강자가 초반에 져 버리니 위태로웠다. 이번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또 다른 방법, 즉 강자를 초반부터 후반까지 분산배치하는 방법을 썼다.”
- 이번 선봉은 이선아였다.
“지난번 실패를 거울 삼아 이번엔 경험 많은 선수 이선아를 선봉으로 내세웠다. 이선아는 아마 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고 시니어들과도 실전에서 대결한 경험이 풍부했다.”
-전직프로였고 2013 내셔널바둑리그 시니어부문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던 김희중이 참가하는 등 아마시니어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인원이 전기보다 줄어든 건 아마여류팀에게 더 불리했다. 아마시니어는 뛰어난 기사들을 골라 드림팀을 꾸린 반면 아마여류팀은 저나 송예슬 선수 등 입단 준비를 접고 바둑보다는 생활전선에 가까워진 사람들이 좀 끼었다. 어린 쪽에 성적을 좀 내줄 주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
- 현역 연구생 송혜령 선수는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송혜령은 연구생 내신1위로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프로기사들 사이에선 속히 다듬어야 할 부분이 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바둑TV라운지에서 김여원이 지지옥션배 8기 아마연승대항전 마지막 대국을 검토하고 있다.
- 단지 취미가 바둑인 아마시니어기사들이, 입단을 준비하면서 하루종일 바둑을 연구하는 아마여류선수를 상대하는 것은 애초에 버거운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편견이다. 아마시니어기사들도 바둑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연구생 못지 않게 공부하는 분이 많다. 최신 기보를 챙겨보고 압구정리그와 같은 실전도 끊임없이 하는 등 아마시니어들이 특별히 약하거나 불리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 마지막에 출전했던 조민수 선수는 아마시니어 맹장으로 명성도 대단하다. 이유진은 조민수 선수의 명성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을까?
“경기 전에 이유진 선수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이유진 선수는 상대가 누구든 전혀 의식을 하지 않는 걸 알았다.
- 김여원 선수는 조민수를 꺾고 아마시니어팀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자신감은 언제나 있을 듯한데?
“결혼을 하고 입단을 더 이상 준비하지 않게 되면서 실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자신감은커녕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에 남편(박정상 9단)에게 SOS를 쳤다. 선에 덤5집을 흑이 받는 것으로 해서 연습바둑을 두 판 정도 뒀는데 모두 불계패했다. 남편은 복기를 하면서 “감이 많이 떨어졌네…”라고 했다. (평소에 남편과 바둑을 자주 두나?) 평소엔 내가 피하는 편이다. 남편은 재미로 두자고 하는데 나는 “나랑 두면 감 떨어져.”하고 핑계를 대며 도망친다. 남편은 바둑판 앞에선 표독하게 변한다. 대충 두지 않고 응징하러 달려든다.^^”
- 이번에 우승한 기쁨은?
“예전엔 ‘내’가 이기는 게 중요했다. 한데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가면서 ‘우리’가 이기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깨닫는다. 응원도 즐겁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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