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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소녀' 송혜령, 거침없는 하이킥!
김세현 꺾고 4연승, 시니어팀 벼랑으로 몰아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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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소녀’ 송혜령의 4연승!
두 번 연속 아슬아슬하게 반집을 이기더니 또 두 번은 수십 집 차로 늦췄다 당겼다, ‘아저씨’들을 쥐락펴락, 마치 ‘타임리프’라고 하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일본 애니메이션)를 떠오르게 하는 선수다.
‘아저씨와 아가씨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8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아마연승대항전 5국에서 여류팀의 두 번째 주자 송혜령 선수가 시니어팀의 네 번째 주자로 나선 김세현 선수마저 180수 만에 백 불계로 물리치고 파죽의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우, 심우섭, 김희중에 이은 4연승. 이제 시니어팀은 주장 조민수와 최호철 선수만 남았고, 6명 중 선봉에 섰던 이선아 선수 한명만 잃은 여류팀은 여유가 넘친다.
지난해 송혜령 선수는 3연승을 거뒀다. 공교롭게도 그때 3연승의 상대가 김세현 선수였다. 김세현 선수로선 설욕의 기회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자신마저 무너지면 팀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할 판이라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대국 시작부터 어금니를 앙다문 듯 꾹 다문 입이 김세현 선수의 비장한 마음가짐을 보여 주었는데, 오히려 이러한 긴장과 부담감이 수읽기 착각을 불러와 중반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게 한 요인이 되었다.

▲ 비장한 각오로 대국에 나선 김세현. 꼭 이겨야 하는 한 판이었지만 지나친 부담감에 소방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초반은 김세현 선수의 흐름이었다. 우상 접전에서 백 석점을 잡으면서 우세한 국면을 만들었으나 돌연 좌변에서 패를 결행하며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패의 대가로 우상귀 백대마를 취했지만 좌변을 통으로 내준 것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형세판단 미스였다. 이 대목에서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고, 이곳에서의 손실을 만회하지 못한 채 결국 180수 단명국으로 끝났다.
▼ 흑 김세현 백 송혜령 180수 끝, 백 불계승
출발은 좋았다. <1도> 백1로 눈목자까지 행마한 것이 과했다. 흑에게 밑으로 받아달라는 얘기인데 그렇게 호락호락한 아저씨가 아니다. 당장 흑2로 역습을 가하자 백은 창졸간에 양분되었다. 고심하다 흑10까지, 백 석점을 버리는 쪽으로 행로를 정했으나 이건 누가 봐도 흑이 한건 한 모습이다. 송혜령 선수는 국후 복기에서 "망했다"고 말했다.
▼ <1도> 흑이 좋은 결과
<2도> 역시 백1이 정수이다. 마늘모는 발이 느린 듯하여 조급한 마음에 성이 안 찰지 모르나 이렇게 단단하게 두어놓고 다음 A의 곳을 노리는 것이 순리다. 역행은 반드시 화를 부르게 돼 있다.
▼ <2도> 이렇게 두어야 했다
<3도> 초반 때이르게 우세를 확립한 흑, 기분에 취했을까. 몇 걸음 못 가 이상 기류를 보이기 시작한다. 흑1로 막은 수부터 꼬이기 시작하더니 자멸하다시피 했다. 흑1은 둘 필요가 없었다. 심하게 얘기하면 거의 공배나 다름없는 수. 흑A로 둬야 했다.
다음 백6에 실전에서 흑은 B 이하로 나가끊고 싸웠으나 결과가 신통치 못했다. 신통치 못한 정도가 아니라 이후 좌변 패싸움에서 쫄딱 녹았다. 강한 것, 정면승부를 외치는 것만이 기세가 아니다. 오늘 김세현 아저씨는 원빈 같은 옆집 아저씨가 아니었다.
▼ <3도> 흑1부터 꼬이기 시작하다
이로써 아마여류 대 아마시니어 스코어는 4-1이다. 같은 장소에서 10일(화) 오후7시에는 최호철을 상대로 5연승에 도전한다.

▲ 송혜령 선수는 97년 2월생으로 서초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연구생 2군(4~6조) 4조에 속해 있으며 여자연구생 가운데 랭킹1위를 달리고 있다. 여자연구생 1위 자격(시드)으로 이 대항전에 나왔다. 지난해 여류국수전에서 준우승한 바 있으며, 제42회 여자입단대회에서 4강에까지 올라갔으나 리그 최종국에서 박태희(현 초단)에게 아깝게 져 입단이 좌절됐다. 여류팀에서 나이는 가장 어리나 실질적으로 에이스라고 봐야 한다.
지지옥션배 4기 대회부터 프로대회와 병행하기 시작한 아마연승대항전은 4기 시니어 승, 5기와 6기 여류 승, 다시 7기에 시니어가 이겨 2-2로 팽팽한 접전을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선수를 9명에서 6명으로 줄여 ‘더 짧고 굵게’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보여주고 있으며, 준우승상금도 없애버렸다. 우승팀에게만 상금 1천만원이 돌아간다. 시니어의 나이 자격기준은 만 45세 이상(1969년생 이전). 초청기준은 대한바둑협회 랭킹, 압구정아마최강전 성적, 역대출전성적을 기준으로 뽑았다. 여기에 후원사 추천선수로 프로기사 출신인 김희중이 가세했다.
여류팀은 대한바둑협회 여자랭킹 1위인 김수영, 압구정리그 여자 1위 이유진, 여자연구생 1위 송혜령 등과 전국체전 출신의 아마최정상을 모았다. 여류팀 후원사 초청선수는 송예슬과 송혜령 2명이다.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 제한시간은 10분 40초 초읽기 3회. 우승 상금은 1000만 원이다.
사이버오로는 매주 월,화 오후7시 대국실을 통해 모든 판을 수순 중계하고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에서도 '오로바둑'을 통해 실시간 감상할 수 있다.

○●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 출전선수
[시니어팀] : 조민수ㆍ최호철 / [탈락] 김세현ㆍ김희중ㆍ김정우ㆍ심우섭
[여류팀] : 김수영ㆍ김여원ㆍ이유진ㆍ송예슬ㆍ송혜령/ [탈락] 이선아

▲ 절박해진 시니어팀은 김정우, 최호철 선수뿐 아니라 장시영, 안성문 등 아마강자들이 걸음해 김세현 선수를 응원했다. 여류팀은 여유가 있어서인지 감독 겸 선수인 김여원 아마6단만 보였다. "오늘 홀로 나온 걸 보니 여류팀의 다음 선수인가 보지?" 시니어팀의 다음 타자로 내정된 최호철 선수가 그저 스쳐지나듯 물었을 뿐인데 김여원 선수는 당황하며 우물거린다. "뭐 그럴 수도...아닐 수도..." (들켰다!)

▲ 내내 한결같은 무표정으로 대국했던 송혜령 선수, 복기 때도 그다지 표정 변화가 없다. 어쩌다 보일락말락한 웃음기를 살풋 드러낼 뿐. 아빠 같은 상대 앞이라 더 어려웠는지 모른다. 아니라면, 포커페이스라야 바둑이 세지는 것인지. 김여원과 김정우 선수도 복기에 가세했다. 김세현 선수가 탄식한다. "수읽기가 안돼, 수읽기가..."

▲ 소녀의 연승은 어디까지 갈까. 지지옥션배 해설자 한철균 프로가 스튜디오를 나서며 한마디 던진다. "야, 6연승 해서 끝내는 거 아냐 이거?"

▲ 김여원 감독이 스튜디오 밖에서 참았던 본색(?)을 드러내다 기자에게 딱 걸렸다. 마치 강보에 싸인 갓난아기를 어르듯 "쭈쭈쭈쭈~" 다독인다. '아이구 귀여운 내 새끼~'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기자) "오늘 이길 자신 있었나요?" (소녀) "감독님이 일부러 오시는데 기쁘게 해드려야죠." (기자) "이대로 끝내려는 기세네?" (소녀) "그러면 좋죠." 바둑판 밖에서는 똘망똘망 말을 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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