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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언니 조혜연, 초강력 워프!
정대상 2연승 저지하고 김동엽 맞이
 

“혜연이 때문에 우리 팀이 불리해질 것 같네…”

대기실에서 정대상 9단을 응원하던 박영찬 4단의 장탄식이 나왔다. 15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7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제3국. 여류 2번째 선수 조혜연 9단과 2연승에 도전하던 정대상의 대국이었다.

'박지은'이나 '조혜연'같은 실력파 '왕언니'급 선수들은 시니어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런 선수들은 보통 후반전에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번 대회에서 조혜연은 예상을 뒤엎고 앞으로 '워프'했다.

좌중앙에서 저돌적으로 조혜연(백)과 몸싸움을 벌여가던 정대상의 손길이 돌연 멈췄다. 수읽기 착오로 좌변 흑 돌을 모두 헌납하고 말았다. 좌하귀가 살아 있다고 보고 정대상은 중앙에서 과감하게 싸웠던 것. 그러나 뒤늦게 못 살아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정대상이 황급히 좌하에 보강을 하는 동안 조혜연이 중앙을 찢어 좌변의 흑 돌을 모조리 잡아버렸다. 그 순간 바둑이 끝나버렸다. 154수 만의 백불계승. 바둑이 시작된 지 불과 50분 여였다.

“그렇게 나쁘지 않은 흐름에서 공격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는 게 바둑TV해설자와 진행자 한철균 8단과 김효정 2단이 입을 모은 지적이었다. 복기에 들어간 정대상도 “좌하 사활을 착각하지 않았더라면 중앙에서 그렇게 두지도 않았지…”라며 넋두리했다. 조혜연은 “중반까지 내 쪽이 별로 유리하지 않다고 봤는데, 정 사범님께서 워낙 서두르셨다”고 했다.

과거, 루이나이웨이 9단이 중국에 가기 전, 조혜연은 박지은 9단과 루이 9단과 함께 정상의 삼각편대를 이루던 초강자다. 지금은 '왕언니'급의 강자로 활동하며 후배들의 추격을 일부 허용하고 있으나 정상권의 저력이 어디 가지는 않을 것이기에 시니어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조혜연이 2번째 주자로 나온 것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대량 연승을 노리는 것이냐는 주위의 질문을 받은 조혜연은“절대로 아니다”라며 “나는 주로 뒷 순번에 배정되어 왔지만 이제 나는 예전 같은 기량은 아니라고 판단해서 선봉으로 나오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여류 팀원들이 하나같이 만류했다. 하지만 제 의지엔 변함 없었다.

(현)미진 언니가 선봉으로 나온 것은 내가 앞쪽 순번으로 나오는 걸 막으려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라면서 “예전에 최 정 3단이 앞 순번으로 나와서 연승하고 그럴 때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앞쪽 순번으로 나와 보니 엄청난 중압감이 든다는 걸 알았다”고 털어놨다. 또, 후원사 시드를 받았기에 1승도 못 거두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는데 이렇게 1승을 거뒀으니 이제부터는 마음 편하게 두겠다.” 고 말했다.

16일엔 조혜연이 2연승에 도전한다. 시니어팀에선 김동엽 9단이 출격한다.

사이버오로는 지지옥션배 본선 모든 경기는 수순중계한다. 아이폰,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에서 <오로바둑>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전할 수 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인 (주)지지옥션이 후원하고 (재)한국기원과 (주)바둑TV가 공동주최하는 지지옥션배는 만 45세 이상의 남성과 여성(연령제한 없음)이 연승대항전 형식의 대회로 우승상금은 7,000만원이다.

3연승한 선수에게는 200만원의 연승상금을 주며 이후 1승당 100만원의 연승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0분에 초읽기 40초 3회의 속기전이다.

○● 제7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출전 선수

[여류팀] : 박지은, 최정, 김혜민(이상 여자 랭킹 시드), 조혜연(1승), 윤지희, 김신영, 박소현, 권효진, 김혜림, 김수진, 김나현 /탈락: 현미진(1승)
[시니어팀] 조훈현, 유창혁, 서봉수(이상 시니어 랭킹 시드), 양상국(후원사시드), 서능욱, 김일환, 박영찬, 김종수, 최규병, 김동엽 /탈락: 이관철, 정대상(1승)


▲ 무테 안경 너머 눈으로 반상을 쏘아보는 조혜연.


▲ '언니'를 응원하러 나온 김신영 초단이 모니터로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 '적과의 검토' 시니어팀 박영찬 선수(왼쪽)와 김신영이 조혜연vs정대상 대국을 같이 검토하고 있다.


▲ "1승에 대한 중압감이 엄청났다. 그래서 나의 첫판 정대상 9단과의 대국을 고비로 봤다. 이제는 편안하다"


▲ 속사포처럼 시원한 공격이 멋들어졌으나 관객들에겐 조금 천천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 정대상.


▲ 초반을 차분하게 풀어가고 있는 조혜연.


▲ 정대상의 착수 자세가 성난 들소를 연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