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이는 제 막내딸보다 세살이나 어려요, 무슨 자랑이라고 자꾸 사진을 찍나요, 허허허"
프로 9단에서 은퇴한 김희중 선수는 승리가 기쁘지만 몹시 쑥스럽다. 그러나 원래 '시니어와 여류'의 연승전 기획이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시니어와 여류의 대결이 항시 묘하게 균형을 잡기 때문이다.
환갑을 훨씬 넘어선 김희중 선수(1950년생)의 투입이 결과적으로 제대로 먹혔다. 6월 10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7기 지지옥션배 아마연승대항전 13국에서 시니어팀의 김희중 선수가 여류팀의 이유진 선수(1993년생)를 이겨 여류팀을 먼저 궁지로 몰았다.
6월 10일의 대결은 두 팀에서 3명만을 남겨놓은 상태라 1승이 매우 중요했다. '속기의 달인' 김희중 선수도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초반은 힘을 비축하는 모습. 그러나 중앙전에 들어서자 무리하는 모습을 보여 형세가 이유진 쪽으로 넘어갔다. 김희중 선수를 응원하러 한국기원에 나온 임동균 등 아마고수들은 "심하다, 유진이가 반항할 거다"라는 예측을 내놨고 역시나 이유진의 반격이 이어져 김희중이 고난을 자초하며 서서히 침몰할 분위기가 됐다.
역전은 아이러니하게 끝내기에서 왔다. 이유진의 끝내기 188수를 본 임동균 아마7단이 "애들도 실수를 하는 건가, 원, 내 판단이 맞는건지 틀린건지, 이건 납득이 안가네.."라며 한마디. 국후 복기에서도 김희중 선수는 비슷한 말을 했다.
"이유진이 끝내기에서 많이 봐주지 않았으면 이길 수가 없었지, 정말 내가 많이 혼났다. (이렇게라도 내가 이겼는데) 미안하지만 (승부니까) 이해해주라"
국후 김희중 선수는 "여류 선수들이 다 강해서 봐주지 않으면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남은 여류선수들이 경로사상이 강해서 그나마 판을 둘 수 있을 것 같다. 아마추어 시니어들은 응원을 많이 나오는데 여류선수들도 같이 나와서 응원을 좀 해주고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제14국은 6월 11일 오후 7시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여류팀의 남은 선수는 김여원과 김수영 2명이다.
제7기 여류 대 시니어 아마연승대항전은 각 팀 선수를 작년 8명에서 9명으로 늘렸고, 시니어 나이 자격 기준을 45세 이상에서 40세 이상으로 낮췄다. 그간 아마추어 여류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점을 고려했다. 이번 아마시니어팀은 조민수, 김정우, 장시영 등 전국대회에서 이름을 드날리는 선수들로, 아마여류팀은 랭킹 상위자들과 송예슬, 김여원, 이선아 등 전국체전 지역 대표 출신으로 팀을 꾸렸다.
제한시간은 10분 40초 초읽기 3회. 우승 상금이 1000만원이며 준우승 상금이 300만원이다.
○●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 출전 선수 명단 (중간스코어 아마여류 6-7 아마시니어)
[시니어팀] : 조민수, 박성균, 김희중 / 장시영(1승), 김정우(1승), 김세현(1승), 최호철, 박강수, 박영진(3승)
[여류팀] : 김수영, 김여원, / 강다정, 전유진(1승), 이선아(1승), 송혜령(3승), 김현아, 송예슬,이유진(1승)

▲ "봐주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습니다" 김희중 9단의 능청맞은 임전소감에 이유진도 웃음.

▲ 대국시작, 김희중 선수는 시간을 잘 쓰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뜸을 들였다. 김희중 선수는 대국전 "단수를 못 봐서 내셔널리그 대국을 한 판 졌는데, 단수만 잘 치면 김희중을 이긴다고 여류들이 농담을 하더라,"라며 웃었다. 타고난 속기지만 신중을 기했다.

▲ 이유진의 착수모습, 내셔널리그 대구덕영의 여류 에이스

▲ 김희중 선수의 착수, 내셔널리그 충북팀을 단독 1위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 대국전경

▲ 쑥스럽구만.

▲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지만 바둑은 미세했다. 복기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