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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어라, 내가 졌네?"
김여원 "제가 이긴 줄 몰랐어요", 여류-시니어 팽팽한 접전 계속
 

어라? 내가 졌네? 내가 많이 이긴 줄 알았어. - 시니어팀 김희중 선수
끝날 때까지 이긴 줄 몰랐다 - 여류팀 김여원 선수


김희중 선수가 다 잡았던 판을 놓쳤다. 시니어팀의 아쉬운 한숨소리가 합창처럼 대기실에 울려퍼졌다. 반면 여류팀의 김여원 선수는 계가 결과를 확인하며 비로소 표정이 환해졌다.

6월 11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서 열린 제7회 지지옥션배 아마연승대항전 14국에서 여류팀의 김여원 선수가 시니어팀의 김희중 선수를 281수만에 백1.5집 차로 제쳐 시니어와 여류의 균형을 맞췄다. 이제 여류팀도 둘 남았고, 시니어도 둘 남았다.

11일 대국의 기세만 놓고 보면 분명 김희중 선수의 것이었다. 김희중 선수는 전날 있었던 시니어팀 뒷풀이에서 "내가 모두 끝내겠다"고 좌중의 흥을 돋구기도 했다. 대국 또한 그의 말대로 되어갔다. 중앙의 공방에서 김여원의 공격을 분쇄하고 우변마저 파괴할 땐 '승리'가 거의 눈에 보였다.

다만 김여원이 완전히 쓰러지지 않고 있었던 것을 '낙관파' 김희중이 까먹고 있었다. 시니어팀을 응원하러 나온 임동균 7단은 "좋은 바둑이긴 했지만 냉정하게 보면 실리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굉장히 좋다고 낙관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우하귀와 하변의 끝내기에서 김희중 선수는 계속해서 실리를 조금씩 상대에게 헌납했고 그때마다 시니어팀의 안타까운 소리가 들려왔다. - "아이고, 거기는 쌍립을 서야지."

계가를 마치자 김여원의 1집반 승이 드러났다. 김희중의 웃음섞인 외마디가 터졌다. "어라, 내가 졌네? 거어~참."

김여원은 국후 인터뷰에서 "끝날 때까지 제가 이긴 줄 몰랐다. 상대가 거의 시간을 안 쓰시고 빨리 두기 때문에 압박을 받았다. 상대는 시간이 충분한데 저는 초읽기에 몰려있으니까 말이다." 라며 기뻐했다.

김여원은 "김희중 사범님이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는지 (남편인 박정상 9단이) 스파링을 해주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이런 대회에 나가기 전 조금씩 봐주고 스파링도 해줬는데, 이번엔 그냥 '잘 배우고 와라'고 했다."라며 웃었다.

다음주 17일 월요일 오후7시에 열리는 15국의 출전자는 시니어팀의 조민수다. 김희중은 "내가 졌으니 조민수가 할 몫이 또 생긴 거잖아"라며 파이팅을 당부했고, 김여원은 "조민수 사범님과는 재작년(1회대회)에 만나서 운좋게 한 판 이긴 적이 있었다.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됐으니까 제대로 한 판 배워보고 싶다."며 결의를 다졌다.

제7기 여류 대 시니어 아마연승대항전은 각 팀 선수를 작년 8명에서 9명으로 늘렸고, 시니어 나이 자격 기준을 45세 이상에서 40세 이상으로 낮췄다. 그간 아마추어 여류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점을 고려했다. 이번 아마시니어팀은 조민수, 김정우, 장시영 등 전국대회에서 이름을 드날리는 선수들로, 아마여류팀은 랭킹 상위자들과 송예슬, 김여원, 이선아 등 전국체전 지역 대표 출신으로 팀을 꾸렸다.

제한시간은 10분 40초 초읽기 3회. 우승 상금이 1000만원이며 준우승 상금이 300만원이다.

○●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 출전 선수 명단 (중간스코어 아마여류 7-7 아마시니어)
[시니어팀] : 조민수, 박성균 / 장시영(1승), 김정우(1승), 김세현(1승), 최호철, 박강수, 박영진(3승), 김희중(1승)
[여류팀] : 김수영, 김여원, / 강다정, 전유진(1승), 이선아(1승), 송혜령(3승), 김현아, 송예슬,이유진(1승)




▲ 김희중 선수의 입담은 여유롭고 능청맞다. 어제인 10일 시니어선수들과의 뒷풀이에서 '내가 모두 끝내버리겠다'고 흥을 돋웠지만 김여원 선수를 눈앞에 두곤 바로 칭찬에 나섰다. "평소에 방송에서 해설을 잘 듣고 잘 배우고 있었다. 오늘 한 판 잘 배우겠다."


▲ 대국 시작전, 바둑TV 스튜디오 대기실, 시니어 선수들이 김여원 선수를 포위한 양상. 지하 라운지에는 시니어선수 응원단 제2진이 있다.


▲ 김여원의 한 수 받으시오. 김여원은 아마맹장 조민수를 지지옥션배에서 잡은 적이 있다.


▲ 김희중의 한수요, 대국전경


▲ 김여원의 남편은 박정상 9단, 막상 박9단은 출전하는 아내에게 "잘 배우고 와"라고만 했다고.


▲ 김희중 선수의 착수모습, 프로일 때보다 신중하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 '아이고~ 거기서 그렇게 두면 어떡해', 시니어팀 응원단, 김희중의 후반 실착이 거듭될수록 안타까움도 가중된다.


▲ 계가장면 "거참 이긴 줄 알았어,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