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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수 “죽을 힘 다했더니…” 시니어팀 우승
여류팀 마지막 선수 김수영 꺾으며 팀 승리 확정
 

그림 같은 만남이었다. 아마시니어 랭킹 1위와 아마여류 랭킹 1위 김수영의 격돌.

18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진 제7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아마대항전 제16국에서 아마시니어팀 여덟번째 선수 조민수가 아마여류팀 마지막 선수 김수영을 맞아 275수 만에 흑4집반승을 거두고 아마시니어팀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종합전적 9-7.

초반 김수영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상대 집을 굳혀주는 악수를 두어 비세에 빠졌다. 중앙전에서 김수영은 과감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조민수는 좌상변 백 진영으로 돌파해 들어가 패를 냈다.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였다. 중반까지 별로 좋지 않은 형세였던 김수영은 패를 빵빵 따내 해소하면서 좌하 곤마의 타개에 승부를 걸었지만 조민수는 패를 진 대가로 좌하귀를 크게 도려낸 후 바깥 백을 몰아쳤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이 대목에서 실상 명암이 갈렸다.

우세한 조민수의 행마엔 리듬이 생겼다. 조민수는 수읽기에 착오를 일으켜 살아있는 돌에 가일수를 하는 등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워낙 그 전에 우세한 흐름이었기에 주도권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김수영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명암이 확연한 분위기였으나 집 차이는 아주 크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끝내기에 접어들었다. 아마시니어들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하는 끝내기 단계인지라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한데 조민수한테는 통하지 않는 이야기였던 모양이다. 조민수는 더욱 정밀하게 마무리하면서 오히려 좀 더 이득을 봤다. 계가까지 갔지만 이미 작은 차이가 아니었다.


▲ 복기까지 모두 끝났을 때 하루 전 조민수를 맞아 아쉬운 바둑을 놓쳤던 아마여류팀 주장 김여원이 대국장을 찾아 와 김수영을 위로했다.

이번 제7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아마대항전은 극적인 시소게임의 연속이었다. 1명이 이기면 바로 반격하고 그 선수를 꺾으면 다시 반격하기를 반복했다. 연승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균형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긴장감이 더했다.

이 정적을 깨고 처음으로 연승을 해낸 선수는 여자연구생 1위 송혜령이었다. 송혜령은 김세현, 최호철, 박강수를 차례로 꺾고 3연승을 만들어냈는데, 시니어팀에서 박영진이 나오더니 송혜령부터 김현아, 송예슬까지 짐싸 보내면서 3연승으로 갚았다. 연승까지도 피장부아장부였다.

후반도 팽팽했다. 아마시니어팀에선 전프로기사 김희중에 잔뜩 기대를 했지만 1승을 거뒀을 뿐 연승을 해주진 못했고, 김여원은 김희중을 꺾는 수훈을 올렸으나 아마시니어 1위 조민수까지 꺾지는 못했다. 결국 아마여류팀 마지막 선수의 김수영 차례까지 갔고 결국 조민수가 김수영을 꺾으면서 아마시니어팀의 승리로 끝났다. 4기부터 시작된 아마대항전은 4기 시니어 승, 5기와 6기 여류 승, 다시 7기 시니어 승으로 2-2로 팽팽한 접전을 보이고 있다.


▲ 끝까지 마음을 졸이며 응원했던 아마시니어팀 주장 장시영이 바둑TV 인터뷰에 응하며 활짝 웃었다.


▲ 도저히 대국을 지속하기 어려울 만큼 몸 상태가 최악이었던 조민수는 활짝 웃고 싶은 인터뷰 자리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기쁨을 이야기했다.

아마시니어팀 주장 장시영은 “2년 연속 아마여류팀에 패했는데 이렇게 승리해 기분이 아주 좋다”고 했고, 아마시니어팀 우승을 견인한 조민수는 “사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대국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순번은 있는 것이고 어쩔 수가 없어서 대국장에 나와 죽을 힘을 다해 바둑을 두었는데 이렇게 팀에 기여하게 돼 다행이다.”라고 했다.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의 제한시간은 10분 40초 초읽기 3회. 우승 상금이 1000만원이며 준우승 상금이 300만원이다.

○●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 출전 선수 명단 (최종스코어 아마여류 7-9 아마시니어)
[시니어팀] : 박성균, 조민수(2승) / 장시영(1승), 김정우(1승), 김세현(1승), 최호철, 박강수, 박영진(3승), 김희중(1승)
[여류팀] : / 강다정, 전유진(1승), 이선아(1승), 송혜령(3승), 김현아, 송예슬, 이유진(1승), 김여원(1승), 김수영




▲ 대국전 돌을 가리는 조민수와 김수영.


▲ 전날 패배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는 김여원이 김수영이 등판한 스튜디오 대국장에 깜짝 등장했다.


▲ 대국 전 조민수가 묵상을 하고 있다.


▲ 세월이 지나도 조민수의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 아마여류팀 마지막 선수로서 어깨가 너무 굳었을까, 김수영은 초반 실착에서 비롯된 비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 후원사 지지옥션의 강명주 회장(오른쪽)이 검토실을 찾았다. “김여원 선수는 박정상 9단과 자주 바둑도 둡니까?” “거의 두지 않습니다. 승패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배울 때는 가끔 있고요.” (어디선가에서 질문이 또 날아온다.) “설거지 내기 바둑이라든지 그런 것도 안 하나요?” “할 리가 없죠. 제가 무조건 손핸데요(웃음).”


▲ 초반 대국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