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이 바둑을 역전당했습니다. 상당히 가슴 아픈 일인데요. 흑이 덤을 낼 수 없는 형세였는데 좌하변 대마공격에서 실패하면서 집으로 역전당했네요." - TV해설 중 이민진 7단이
예전 '슈퍼팬더' 민상연을 울린 소녀가 있었다. 입단 1~2년 차와 남녀연구생이 참가했던 동아팜텍배 예선결승에서의 일이다. 지지옥션배 대국 전 만난 송혜령 선수에게 그때의 내용을 묻자 "운이 좋았죠. 사실 많이 이겼는데 끝내기에서 반집까지 추격당했어요."라며 생글생글 웃는다. 자신의 기풍은 '전투형'이라 밝혔다.
여자연구생 1위의 자격으로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에 출전한 송혜령은 올해 17살, 변상일 2단과 동갑이다. 지금은 권갑용 도장에서 입단을 준비 중이다. '여고생' 송혜령은 지지옥션배에 처음 출전해 경험이 다소 부족했고, 바둑도 아직 거친 맛이 있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김세현 아마 7단을 상대로 끈질긴 추격 끝에 결국 승부를 뒤집는 멋진 솜씨를 보여줬다.
14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7기 지지옥션배 아마대항전 제6국에서 여류팀 송혜령 선수가 282수 만에 시니어 김세현 선수를 상대로 흑 3.5집승을 거뒀다.
중반까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대역전 드라마였다. 국후 송혜령은 "초반에 좌상귀에서 그냥 다 죽어서 완전히 망했다. 상변 접전에서 어느 정도 실리는 따라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좌하변의 흑돌이 몰려서 이길 수 없는 바둑이 되었다. 사실 그 대마는 죽은 거다."라고 대국을 되짚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흑대마는 살았고, 끝내기 활약도 눈부셨다.
다음 대국에 대해서는 "팀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오늘은 너무 내용이 안 좋았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임전소감을 남겼다.
6국까지 여류 3명, 시니어 3명이 탈락해 승부의 균형은 아직도 팽팽하다. 아직 연승자 1명 없는 아슬아슬한 일진일퇴의 공방. 시니어팀 다음 출전자는 최호철이다. 이 대국도 20일(월) 저녁 7시부터 사이버오로에서 수순중계, 바둑TV에서 생방송한다.
제7기 여류 대 시니어 아마연승대항전은 각 팀 선수를 8명에서 9명으로 늘렸고, 시니어 나이 자격 기준도 45세에서 40세로 낮췄다. 이번 아마시니어팀은 조민수, 박영진 등 그간 전국대회에서 이름을 드날린 선수들이 출전한다.
아마여류팀은 랭킹 상위자와 송예슬, 김여원, 이선아 등 전국체전 지역 대표 출신을 주축으로 팀을 꾸렸다. 대회 제한시간은 10분 40초 초읽기 3회. 우승 상금은 1000만원이며 지난해까지 없었던 준우승 상금이 300만원.
출전선수 명단
[시니어팀](1승) : 조민수, 박성균, 박강수, 박영진, 최호철, 김희중, / 장시영, 김정우, 김세현
[여류팀](1승) : 김수영, 이유진, 김현아, 김여원, 송예슬, 송혜령, / 강다정, 전유진, 이선아

▲ "흑백 중에 뭘 원하냐고요? 그건 알려드릴 수 없죠." 돌가리기에서 송혜령은 홀짝을 맞혀 흑을 잡았다.

▲ 첫 착점. 스튜디오 대국은 3 번째라고 한다. 송혜령은 올해 SG페어배에서 이원영과 손을 잡았다.

▲ 대국 전 한 바둑팬(?)과의 기념촬영. 한국기원 앞 카페 '유전(有田)'의 사장인 이분은 "2연승하면 커피 무료. 1인 동반가능"이라며 응원했다.

▲ "이분과는 나름 '38년 지기'라오." 바둑TV 진행자로도 유명한 김지명씨가 대국자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 이미 1승을 거둔 김세현 아마 7단. 이 대국도 초반과 중반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형세였다.

▲ 복기장면. 송혜령은 "좌하변 대마가 살았을 때 끝내기와 관계없이 이겼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 김세현 아마 7단의 복기내용을 경청하는 연구생 송혜령.

▲ 다음 주 월요일 저녁 7시에 대국이 이어진다. 송혜령의 다음 상대는 시니어팀 최호철 선수.

▲ 최연소, 송혜령이 여류팀에 1승을 안기며 다시 승부의 균형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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