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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삐 풀린 소녀장사를 틀어쥘 것인가?
김상우의 집중조명
 

연일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최정의 연승가도도 도무지 그칠 줄을 모른다. 지지옥션배 최다연승을 달성했으니 이젠 어느 정도 긴장의 끈을 놓을 법도 한데, 소녀의 고운 손은 갈수록 매워져만 간다.

어느덧 8연승이다. 스승 유창혁 9단과 두고 싶다는 소녀의 바람이 가시권 앞에 다가왔다.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진 시니어팀의 자존심이지만 이 시점에서 절대적인 해결사가 나오지 않으면 더 큰 치욕을 당할 것 같다. 누가 해결사로 나설 것인가? 다음 판이 궁금해진다.


제5기 지지옥션배 8국
●최정 初단 ○ 오규철 9단
장소: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1년 7월 12일
결과: 246수 흑4집반승



장면1(정석을 빗겨가다)


초반 흑의 취향이 상당히 이채롭다. 정석을 비껴간 흑7의 붙임도 그렇고 우하변 백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흑13으로 눌러간 수는 뭔가 상대방에게 반발을 강요하는 느낌이다. 흑의 도발적인 취향에 백은 어떻게 응수했을까?

참고도1(정석)


우하귀는 흑7의 마늘모로 나가는 수가 일반적이다. 이하 흑11까지 정석화된 수순인데 실전은 중앙이 막히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선수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실전진행1(이해되지 않는 수)


흑1로 눌렀을 때 백은 2로 밀고 나가는 예상 밖의 수를 선택했다. 흑은 아낌없이 하변을 죽죽 밀어놓고 기분 좋게 15로 전개한다. 이건 누가 봐도 백이 당한 꼴이다. 이어서 등장한 백16의 이단젖힘 역시 뒷문이 열려있는 자리를 지킨 굉장히 이상한 수다. 백의 이상감각 덕택에 흑이 기분 좋은 출발을 한다.

참고도2(나가 끊었어야)


우하변 백△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나가 끊어야만 했다. 돌의 흐름이자 기세다. 이건 누가 봐도 배석상 백이 꿀릴 것 없는 싸움이다.

실전진행2(이상감각)


백의 이상감각이 고마웠을까? 이번엔 흑이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 백3으로 지켰을 때 4로 뛰어든 수가 실리에 집착한 수로 백15의 걸침이 빛나는 요처다. 상변 백모양이 그럴싸하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

참고도3(올바른 방향)


지금의 배석에선 흑2의 날일자가 명당자리였다. 흑2는 귀를 지키면서 상변 백모양의 확장을 억제하는 다목적 기능을 하고 있다. 실전은 작은 것에 집착하다 큰 것을 놓친 격이다.

장면2(삭감과 확장을 동시에?)


흑▲로 둬 상변 백모양의 삭감과 중앙 흑진의 확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백도 상변을 최대한 키우면서 중앙 흑진을 삭감하고 싶을 것이다.
다음에 등장한 백1은 어땠을까? 상변을 지키는 것보다 삭감에 더 비중을 두었다 봐야하는데 뭔가 밋밋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실전진행3(상변이 부서지다)


흑은 백△를 본체만체하고 상변에 뛰어들었다. 흑7까지 상변이 손쉽게 부수어져선 백△의 과오가 명백히 들어난다. 이러고 보니 애초 백△는 안 두는 것만 못할 정도로 애매한 위치에 놓여지게 됐다.

참고도4(과감한 발상이 필요했다)


백1과 같은 직접적인 수단을 생각해봐야 했다. 흑2로 밀어준다면 백3로 뛰어나가 상변이 자연스레 보강된다. 물론 흑은 그전에 A로 뛰어들겠지만 백이 2자리를 밀게 된다면 그에 못지않은 피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장면3(승부수에 대처하는 방법)


계속 끌려갈 수 없다고 느꼈을까? 백은 1로 붙여가는 승부수를 던졌다. 흑대마의 연결고리를 이용해 중앙 흑진을 대폭 삭감하겠단 의도다. 그러나 다음 흑의 멋진 방어가 나오면서 백의 승부수는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

참고도5(중앙이 잠식당한다)


흑2로 젖히는 것은 백의 주문이다. 3으로 치받은 뒤 5로 뻗게 되면 중앙 흑진이 크게 잠식당한다.

참고도6(더 깊숙이 들어온다)


그냥 흑2로 뻗으면 어떨까? 형세가 불리한 백은 아마 백3으로 뛰어서 중앙을 더 크게 깨자고 할 것이다. 골치 아픈 그림이다.

실전진행4(멋진 방어)


상당한 고민이 필요한 자리인데 흑은 2의 껴붙임이란 멋진 방어책을 찾아냈다. 흑2는 쉽게 찾아내기 어려운 수로 최정 초단의 위기대처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고도7(흑대마는 살아있다)


백5로 끊어 흑대마의 사활을 추궁하고 싶지만 이 흑대마는 탄력이 풍부하다.



[글 ㅣ 김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