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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이거 왜 이렇게 불안한 거야?
‘야전사령관’ 서봉수 9단과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이 고비
 

[코믹 관전기] 아가씨와 아저씨들의 자존심을 건 반상 혈투가 어느덧 반 바퀴 이상을 돌았다. 사실 자존심을 걸었다기보다는 여류기사들은 패해도 본전, 아저씨들은 지면 망신살…. 뭐 이런 정도의 싸움으로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겠다. 당연히 아저씨들이 우승컵을 가져 갈 것이라는 것이 중론…. 하지만 이것은 아직 루이 9단, 박지은 7단, 조혜연 7단의 매운 맛(?)을 덜 본 아저씨들만의 생각이었다.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여류기사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아 시니어팀의 아저씨 기사들이 고전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첫 대국에서 박지연 초단이 정대상 9단을 잡고 기선을 제압하면서 시니어팀의 불길한 전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렇게 한 방을 얻어 맞고 혼쭐이 났으면서도 이때 시니어팀의 반응은 이랬을 것이다.

‘어쭈구리…좀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 한 구석에서는 또 ‘그렇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이기면 재미없지. 여류기사도 그 정도는 해 줘야 더 재미있지!…ㅋㅋㅋ’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예전부터 여류기사들은 늘 남자 기사들보다 한 치수 아래라고 평가되어 왔기 때문에 우리 아저씨 기사들이 잠깐…, 아니…, 이제까지 줄곧 여류기사 무서운 줄 몰랐던 것이다. 늘 여류기사를 만나면 누구나 한번 해 볼 만하다고 느끼는 안이함에 빠지기 일쑤였으니까. 흐흐흐

2번 타자 김석흥 3단이 박지연 초단의 꼬집기(?) 한 방에 나가 떨어지고, 이어 강원랜드배 한중대항전의 한국대표였던 김동엽 9단마저 박지연 초단의 손톱 할퀴기(?)에 나가 떨어지자 그제서야 시니어팀은 ‘오호~, 이거 장난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시니어팀은 설마 설마했을 것이다. 아저씨들의 기세가 완전 꺾인 것은 김수진 2단 VS 김일환 7단의 대국 때이다. 시니어팀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후반부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김일환 9단을 7장으로 내세웠다.

특히 김일환 9단은 전자랜드배에서 이희성 8단을 꺾고 돌풍을 일으키면서 물이 오를 대로 올라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김일환 9단을 만난 김수진 2단도 속으로 ‘아…2연승은 물 건너갔군…’라고 힘든 승부를 예상했을 것이다.
김일환 9단이 전자랜드배에서 이희성 8단을 꺾은 그날 사이버오로 뉴스 헤드라인은
‘나, 김일환이야!’ 였다. 왕년의 김일환! 대단했다!
하지만 김9단은 김수진 2단과의 대국에서 유리한 형세에서 92수만에 어이없는 떡수(?)로 자살 골을 넣으면서 자멸했다.

이때 시니어팀 전체가 ‘이런 뒌장!!!’ 을 합창했을 것이다. 순간 우승상금 5500만원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가 사라졌다.

이제서야 여류들의 파워가 골리앗 최홍만의 닉킥이나 레미 본야스키의 하이킥 만큼 엄청나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코너에서 비틀비틀 하고 있는 상황에 다음 상대자로 세미슐츠, 마크헌터 등등이 기다리고 있는 꼴과 흡사하다. “이런 뒌장! ”

히든카드마저 어이없이 무너진 것에 대해서 설마설마 하던 것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이어 장수영 9단, 김수장 9단, 오규철 9단이 무너지면서 시니어팀은 완전 초상집이 됐다. 완전 코너에 몰렸다. 이제 슬슬 긴장 호르몬이 나오면서 전열을 가다듬으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역시 이런 분위기를 만든 데는 박지연 초단, 김수진 2단, 김은선 3단의 공로가 크다. 사기가 오른 만큼 이젠 대놓고 여류기사들은 얘기한다.

“우리가 우승할 확률이 더 높은 것 같다.”라고….

오규철 9단, 김일환 9단, 김동엽 9단, 김석흥 3단, 정대상 9단 등이 밥값(?)도 못하고 여류의 매운 맛을 봤지만 그나마 이홍열 9단, 권갑용 7단, 장수영 9단, 김수장 9단이 모두 단타를 치고 삼진 아웃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제 믿을 만한 사람은 ‘야전사령관’ 서봉수 9단과 ‘바둑황제’ 조훈현 9단뿐이다. 서봉수 9단의 진로배 9연승 같은 신화가 재현되지 않으면 이거 정말 ‘여류한테 X망신 당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를 판국이다. 서봉수 9단마저 황제를 믿고 설렁설렁 뒀다가는 큰코 다친다. 황제님도 예전 같지 않으셔서…^^;;

이거 이거 점점 불안해지는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