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바둑우승 비원, 여류들이 풀까?
[제1회 정관장배 준결승 개막식]세계 여류 바둑의 메이저 대회인 정관장배가 15일 기자회견을 겸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준결승전 3번기의 정식일정에 돌입했다.

15일 중국 베이징(北京) 화룬호텔에서 열린 정관장배 4강전 기자회견은 취재열기로 가득찼다. 중국 부주석 화이강(華以剛) 8단과 한국인삼공사 해외영업부 노국진 국장, 한국기원 한상열 단장의 주재 아래 열린 기자회견은 중국의 TV, 신문, 잡지,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망라해 50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선수단과 임원진이 자리를 잡자 대회에 대한 소개와 인삼공사의 정관장 상품 비디오 시청에 이어 중국기원 우리(武力)의 사회로 본격적인 회견이 시작됐다. 특히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에 대한 중국내의 관심이 무척 큰 것으로 보였는데, 루이 9단은 전반적으로 말을 아꼈다.

정관장배 4강전의 주인공은 한국의 루이 9단과 권효진 3단, 중국의 장쉔(張旋) 8단과 화쉐밍(華鶴明) 8단이며 루이 9단은 화 7단과 권 3단은 장 8단과 17일부터 3번 승부를 겨룬다. 아래는 전야제 기자회견과 인터뷰 내용.

◆ 인터뷰 ◆

- 인삼이 좋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 이렇듯 몸에 좋은 인삼은 올림픽이나 각종 체육대회에서 오용되는 각성제류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냐? (농담섞인 짓궂은 질문)

▶노국진 국장: (진지하게)인삼이 인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각종 효과는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있다. 특히 머리를 맑게 하는 특징이 있어 전문기사들은 섭취를 권할 만하다.

- 인삼이 좋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일동 웃음) 물어본 것은 그게 아니고...

▶ 노국진 국장: 하하~ 중국어라서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인삼은 이미 오래전에 체육선수들의 도핑테스트에서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사들은 안심하고 복용하셔도 된다. 특히 우리기사들은 특별히 더 먹어야 된다(웃음).

- 루이에게 묻는다. 한국내 활동상황 및 임전 소감은?

▶루이: 한국 활동 초반에는 운도 따랐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활동이 지속됨에 따라 약점도 많이 노출되어 요즘은 예전같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열심히 할 것이다(루이 9단은 이후의 다른 질문에도 계속해서 짧게 대답했다. 너무나 막강한 우승후보로 인식돼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 역력).

- 화쉐밍에게 묻는다. 루이 9단과 대결한 공식대회에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정관장배 준결승 3번기를 치르는 소감은?

▶화쉐밍: 인터넷을 통해 루이의 바둑을 많이 보아왔다. 루이에게 번기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3번기이니만큼 나에게는 최소 2번의 기회가 있다. 열심히 한다면 3국까지 갈 수 있을 것이고 최대한 노력한다면 그 이상의 성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화이강 부주석에게 묻는다. 여류바둑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그리고 중국바둑의 현황과 발전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달라.

▶화이강: 바둑이 대회없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예전 여류바둑은 중국과 일본이 주도했으나 대회를 통한 한중일의 교류에 따라 상호발전하여 한국 여류바둑이 매우 강해졌다. 역시 대회를 통한 발전이 중요하다고 본다.

(연설 중략)

중국바둑의 현황은 보면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중국이 한국에게 연속해서 패배했다. 하지만 이것은 조훈현-이창호 사제에 대해서 중국바둑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다. 농심배를 예로 든다면, 중국은 7승, 6승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음에도 이창호 9단에게 번번이 마지막 2연패를 당하며 패배했다. 중국바둑은 잘 해 왔지만, 조훈현-이창호 사제에 대한 대응이 역시 충분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바둑이(한국보다) 아래라고 하는 의견은 인정할 수 없다.

- 장쉔의 임전소감은?

▶ 한국여류가 최근 매우 강해졌다.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둘 것이다.

당연히 권효진 3단의 소감을 들을 차례인데 회견은 여기에서 그쳤다. 사회자가 그만 폐회를 선언한 것. 권효진 3단은 기자회견을 통한 첫번째 공식인터뷰라서 나름대로 긴장하며 차례를 기다렸는데 아쉽게도 소감을 피력할 기회가 없었다.

회견을 마치고 호텔에서 마련한 만찬장에는 한국인삼공사의 안정호 사장과 중국위기협회의 천쭈더(陳祖德) 주석이 참여해 분위기를 돋웠다. 특히 안정호 사장은 만찬 이전의 개인 인터뷰에서 정관장배를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만찬 도중 중국의 왕위 8단이 단상에 나서 4명의 대국자를 불러내 여러 가지 회견장과는 다른 질문을 던지며 개별 인터뷰를 시도했다.


* 루이나이웨이 9단
당연히 결승전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류최강 루이에게는 여러 가지 질문이 던져졌으나 루이는 아주 간단하고 겸손한 한국형(?) 답변으로 대응했다. 예컨대 한중 어느쪽의 기사들이 자기에게 가장 근접해 있느냐는 질문에 이미 한중의 기사들이 모두 자신과 대등하다는 식으로 결론.

* 장쉔 8단
창하오의 부인인 장쉔은 육아와 바둑 양쪽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이라는 질문에 "창하오는 어린 애가 아니며, 또한 창하오와 서로가 이해하며 돕기 때문에 바둑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응수. 또한 도요타 덴소배에서 창하오가 졌을 때는 패배한 창하오를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밉기도 했지만 정관장배 준결승에 진출한 자신이 남편을 대신해 꼭 한국의 권효진 3단을 이기고 우승해야할 임무가 있는 것이라며 비장한 결의를 보였다.

* 화쉐밍 7단
중국기원 감독직도 수행하고 있는 화쉐밍은 3년내 중국 여류 신예들이 여류세계대회에 출전할 만큼의 실력으로 향상될 것이지만 그들과 겨뤄 질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며 루이와의 결전의지를 다졌다.

* 권효진 3단
왕위의 질문에 중국어로 답변할 만큼 만만찮은 중국어 실력을 보여준 권3단은 주로 '부녀기사'인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권3단의 부친은 권갑룡 6단). "아빠가 승패에 연연하지 말라."며 자신을 배웅했다고 밝힌 권3단은 "아빠와 공식대국을 하면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다소 짖궂은 질문에 "내가 이길 것"이라며 수줍은 미소 속에 감추었던 당찬 의지를 드러내기도...


한국인삼공사, 정관장배 여류바둑대회 후원 지속할 것!
-인삼공사 안정호 사장 일문일답

- 인삼공사가 여류바둑을 창설한 까닭은?

▶남자세계대회는 5~6개가 있는데, 여류세계바둑대회는 1~2개가 위태롭게 이어지다가 그나마 중단됐다. 최근 인삼공사가 정관장배를 창설한 것은 여류세계바둑대회가 전무한 실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여류바둑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기 위함이다.

- 정관장배 4강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하는가?

▶사실 한-중-일의 여류기사가 4강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를 희망했다. 4강에 한국과 중국이 2명씩 올라온 것은 고무적이나, 일본이 모두 탈락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 이번이 1기째인데 다음에도 인삼공사가 계속해서 대회를 후원할 수 있겠는가?

▶물론이다. 인삼이 소비되는 지역과 바둑을 즐기는 지역은 정확히 일치한다. 바둑과 인삼의 소비가 가장 많은 지역이 서로 일치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대회를 계속해서 후원해 나갈것임을 약속한다.


※노국진 해외영업부 국장의 말.

2003년은 정관장 진출의 원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0억원 이상의 마케팅을 올해에 집중할 계획이며 정관장배를 포함, '북경내사랑'이라는 한중 합작 드라마를 후원하는 일정도 잡혀있다. 중국시장은 그 잠재력만으로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며, 올해는 그 마케팅의 첫 드라이브를 거는 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내 실적은 발표할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지만, 올해 홍콩내 거래까지 감안해 2000만불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그러니까 정관장배 바둑대회를 계속 하겠다는 말씀^^).

메이저 여류 세계대회인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의 준결승 3번기는 1월 17일, 18일, 20일에 베이징 화룬호텔에서 매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10시 30분)부터 열리며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다.

* 17일 - 준결승 1국 해설: 강만우 8단
* 18일- 준결승 2국 해설: 천풍조 7단
* 20일- 준결승 3국 (18일 결과에 따름)

사이버오로  (drago@badu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