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효진, 스스로 무너지지는 않겠다!
[제1회 정관장배 준결승 3국 오전대국 속보]17일 정관장배 준결승 1국에서 중국 여류 1위 장쉔8단에게 불계패를 당했으나 18일의 2국에서 야무진 반집으로 패배를 되갚아준 권효진 3단. 20일의 준결승 3국에 출전하기에 앞서 권3단은 주위에 여러 생각을 밝혔다.

1,2국이 끝난 뒤 권 3단은 식사중이나 택시안에서 주위 사람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세하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권 3단의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스스로 무너졌었다
19일의 준결승 1국에서 의욕적인 신수를 선보였으나 아쉽게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권효진 3단은 패배 직후 검토실에 들려 패배의 분을 삭였다.

"제가 정석과정에서 실수를 했지만 그렇게 불리하지는 않았어요. 장쉔 8단은 제가 연구한 수에 대해 모르는게 분명했는데... 오늘 대국은 제 스스로 무너졌던 것 같아요"

약자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해요
1국에서 나름대로 패인을 분석한 권 3단은 18일 2국 종료후에 더욱 많은 소감을 밝혔다. 저녁 식사중 권3단은 지난 15일의 4강전 개막식과 2국의 결과에 대한 심정을 찬찬히 얘기했다.

- 오늘(18일) 반집 이길 때, 마지막에 반패를 양보했잖아요? 반집 이기는 것 확신하고 양보한 거죠?

▶ 물론이죠.

- 끝내기 단계에서 2, 3번쯤 계가를 하고 확인하나요?

▶ 아유 2, 3번이라뇨...10번은 넘게 확인을 했는 걸요(일동...으음-.-;;) 승부가 반집이면 얼마나 아슬아슬한데요? 반집계산을 잘못해서 지는 경우도 있어요.

- 개막식에서는 사회자가 임전소감을 묻지 않았는데.

▶ 네, 저도 세계 여류대회 4강은 처음이고, 공식 인터뷰도 처음이라 긴장했었는데 제가 부담가질까봐 그런 거래요, 하지만(소감을 밝히고 싶었는데...)

- 개막식 분위기는 당연히 장쉔이 이겨서 루이랑 결승에서 붙는 거로 몰아가던데...

▶ 그런 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만약 한국 여류기사들이 많이 있으면 기자들은 조혜연 3단과 박지은 3단만 인터뷰해요, 설령 인터뷰를 같이 해도 내용이 전혀 딴판이 거든요. 두 사람에게는 언제쯤 루이 사범님을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 같은 질문을 던지지만, 다른 기사들에게는 신변잡기를 많이 물어봐요.
(권3단 꾹 참고 있었으나 하고픈 말이 많았던 듯...)

개막식 만찬에서도 그렇잖아요. 다른 기사들한테는 임전소감이나 언제쯤 루이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냐를 묻는데 저한테는 '부녀기사'인 것에 초점을 맞춰 그것만 물어보잖아요, 장쉔을 상대로 어떤 각오로 임하는지는 하나도 묻지 않았어요.

갑자기 '아빠와 대국을 하면 누가 이길 것인가'를 물어봐서 엉겹결에 '제가 이긴다'고 대답했는데 내려올 때 아빠에게 정말 미안했어요(권효진 3단의 부친은 현역프로 중견기사인 권갑용 6단).

어쩌면 성적을 내지 못하는 기사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을 해요. (섭섭하긴 했지만)이해할 수 있어요.

- 1국에서는 신수를 사용했죠?

▶ 네, 연구실에서 도장 원생들과 같이 연구했던 건데 제가 사용하고 나서, 상대의 응수가 올바르지 않았는데도 제가 또 실수를 바람에... 신수를 괜히 썼다 싶어 후회도 됐어요.

- 2국에서는 이겼으니까, 3국에서도 장쉔에게 그 신수를 또 사용할 건가요?

▶ (또박또박하게)아뇨. 창하오 9단(장쉔 남편)이 어떤 사람인데요? 아마 1국이 끝난 후, 창하오가 완전히 연구해서 부인에게 다 알려줬을 거에요. 다만 장쉔 8단은 최근 연구되는 포석과 정석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국에서도 흑이 선택한 포석과 정석이 좀 오래 전에 유행하던 수들이었거든요.

자신의 실력과 그 주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권효진 3단. 중요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충분한 노력과 성실한 자세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20일의 승패여부와 상관없이 더욱 강한 승부사로 거듭날 것을 믿어본다.

20일 준결승3국 최종국 진행중
2월 20일 현지시간 오전 9시30분부터 제1회 정관장배 준결승 3국이 베이징 화룬호텔에서 속개되고 있다. 중국 위기협회 주석 천쭈더 9단의 개시선언과 함께 돌을 가린 결과 권효진 3단이 백을 쥐게 됐다. 기록자는 중국 소년대 소속의 귀여운 소녀기사 판웨이칭.

좌하귀의 눈목자 정석에서 시작된 접전이 중앙을 가로질러 대각선 방향의 끝인 우상귀까지 파급되 오전 중에 이미 우변과 하변만이 두 대국자의 정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검토실에서는 아직 승부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며, 백의 상변과 흑의 우변에 서로 수를 내는 뒷맛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이버오로  (drago@badu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