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정관장배 결승진출, 박지은 인터뷰]박지은 4단이 루이나이웨이 9단을 물리치고 정관장배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대회 번기 승부에서 '여류최강' 루이나이웨이 9단의 벽을 뛰어넘어 결승고지를 밟았지만, 박지은 4단은 생각보다 덤덤했다. 루이나이웨이 9단과 복기를 마치고 검토실로 들어서는 박지은 4단을 만나보았다.
세계대회 번기승부에서 루이 9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지금 느낌은 어떤가요?
- 아직 우승도 안했는데요, 무슨...(웃음). 결승에 올라가게 되어서 너무 기분 좋아요.
마지막 대국은 어땠나요?
- 대국초반, 상변에서 루이 사범님이 무리한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제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1,2,3국 중 가장 힘들었던 판은 어떤 대국인가요?
- 1국이요. 바둑도 어렵고, 체력적인 면에서... 끝나고 나니까 되게 힘들더라구요. 일단, 첫판을 이기니까 좋더라구요. 첫판 이기니까 기회가 두번 있는 거잖아요.
여류바둑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여류최강' 루이 9단을 넘어선 것에 대한 소감은 어떤지요?
- 글쎄요, 이제 한 대회 이긴 거니까... 앞으로도 대국할 기회가 많이 있을텐데, 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도록 해야죠.
대국 전에 미리 구상하고 나온 것은 없었는지요?
- 대국 전에 루이 사범님의 최신 기보를 놓아봤어요. 그런데 항상 복잡해요, 루이 사범님 대국은. 판을 이렇게 짜야겠다고 미리 구상을 하고 나오진 않았지만, 루이 사범님이 워낙 공격이 쎄시니까 두텁게 두려고 했어요.
2국때 비해 마지막 대국은 굉장히 빨리 두었는데요?
- 2국땐 포석에서 생각을 너무 많이해서 3국에서는 쉽게 쉽게 포석을 짜나가려고 했어요. 음... 생각해보면, 2국은 이기려고 둔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웃음) 초반엔 괜찮았던 것 같은데 중반 이후에 나빠져서...
여류기사가 남자기사에 비해서 실력이 어느정도라고 생각하는지요? 아직까지 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 네, 아무래도 아직은...
바둑을 시작하고 나서 후회한 적은 없나요?
- 후회한 적은 없구요, 아쉬웠던 점은 있어요. 학교를 안다녀서 친구가 없을 때.
반대로 이 길을 아주 잘 선택했다고 느꼈을때는 언제인가요?
- 지금도 계속 잘 선택했다고 느끼구요(웃음). 제가 좋아하는거 하니까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요.
바둑의 길을 걷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 그게 의문인데요(웃음). 할줄 아는 게 없어서...(웃음) 다른건 별로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루이 9단과는 예전에도 대국을 해보았는데, 예전과 이번에 둘 때와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하나요? 다시한번 루이 9단과 3번 승부를 겨룬다면 어떨까요?
- 음... 전에는 (루이 9단이)쎄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둘만 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얼마전 조혜연 4단이 먼저 루이 9단을 물리치고 여류국수전 타이틀을 따냈는데, 어땠나요?
- 일단 대단한 것 같고, 혜연이가 내용도 나쁘지 않게 이겨서..
평소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 일주일에 두세번 장수영 사범님 연구실에 나가고요, 나머지는 소소회 연구실에 나가서 소소회 리그도 두고...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 운동을 좋아하는 편인데, 최근에는 많이 못했어요. 예전에는 암벽등반도 하고 그랬었는데, 최근에는 농심신라면배 등으로 부산, 중국 등으로 다니면서 거의 못하고 있죠. 요가는 꾸준히 하고 있어요.
누가 제일 기뻐해 주셨는지요?
- 주변에 계신 분들과 부모님이요.
남자 기사들과 두면 어떤가요, 부담이 되나요 아니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 되나요?
- 부담은 없고 항상 해볼만 하다고 느끼는데, 좀 뭔가 전보다는 뒤쳐진 것 같아요. (기자, 그래도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지 않나요?) 아뇨, 별다른 성적은 내지 못하는데(웃음)... 사실 올해는 농심배와 정관장배 밖에 없거든요. 여류대회(여류명인, 여류국수)도 다 떨어지고 그렇게 만족하진 못해요.
조훈현, 유창혁, 이세돌 등 최정상 기사들과 만나보았는데, 아직 만나보지 못한 기사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 이창호 9단과는 아직 한번도 못둬봤어요. (기자, 이 9단과 대국하면 어떨 것 같아요?) 음... 되게 깝깝할 것 같아요. 너무 잘 두시니까. 어려울 것 같아요(웃음).
대국료 봉투가 쥐어 있는데, 원래 대국료를 직접 관리하나요?
- 아뇨, 원래 부모님이 관리하시는데요, 오늘은 제가 용돈이 없어서...(웃음)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대국료를 직접 받았어요. 주변에서 밥 사라고 해서...(웃음)
'여전사', '여자 유창혁' 등의 닉네임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 음, 요즘에는 기풍이 바뀌어가고 있어서... 글쎄요, 주변에서는 과도기라고 하는데... 사실, 최근에는 제 자신의 기풍도 그렇고 내용이 마음에 안들 때가 많았거든요. 혜연이랑 둘때도 그렇고, 농심배도 그렇고, 또 정관장배 본선에서도 내용이 다 안좋았어요. 이겼어도 내용이 대부분 안좋았는데, 다행히 이번에 루이 사범님과 둔건 괜찮게 풀렸던 것 같아요(웃음).
자신이 자신 있다고 생각되는 분야는, 그리고 약하다고 생각되는 분야는 어떤 분야인지요?
- 음... 전에는 포석이 약해서 포석공부를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끝내기가 안되서 끝내기 공부를 해야할 것 같아요. 끝내기에서 많이 역전을 당해서.. 또 애들이 끝내기가 워낙 쎄니까 아무래도.
윤영선 3단과는 작년 초에 호작배 결승에서 만난적이 있었죠?
- 작년 호작배 결승 1국에서 제가 패감을 안쓰고 패를 따내는 바람에 제가 반칙을 했죠. 그냥 반책패로 끝났으면 상관없는데, 중국룰에는 반칙패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한수 쉬고 끝까지 뒀는데, 제가 딱 반집을 진거예요.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물론, 대국할 때는 항상 이길 것 같은 기분으로 두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가 어이없이 반칙해 가지고(웃음)...
이번에 윤영선 3단과의 정관장배 결승 우승확률은 어떻게 예상하는지요?
- 전에 졌으니까 아직 반반인 것 같아요(웃음).
이제 한달 밖에 남지 않았지만, 올해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내년 목표도 한말씀 해주세요.
- 12월 초에 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예선이 있는데요, 본선에 올라가는게 목표구요, 내년은 정관장배 우승하는 것과 다른 기전 본선에 많이 올라가는 거예요.
이경민 (smilekm@cybero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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