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세계바둑퀸(Queen)!!
[제2회 정관장배 결승2국]21살의 박지은 4단! 보이쉬한 매력이 돋보이는 그녀가 세계바둑퀸으로 돌아왔다.

1월 7일 중국 상하이 왕바오허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 결승3번기 제2국에서 박지은 4단이 윤영선 3단을 290수만에 흑1집반승으로 제치면서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여류바둑의 절대지존 루이나이웨이의 뒤를 잇는 새로운 여류 기사의 탄생을 알리는 의미있는 순간!

아무생각 없었다. 두다보니 사귀생

세계 바둑퀸 등극에 한걸음만을 남겨 놓았던 박지은 4단, 초반부터 바둑판의 네귀퉁이를 차지하며 짜디 짠 실리의 행마를 시작했다. 상대의 강렬한 실리에 대응하는 윤영선 3단의 전술은 당연히 두터움과 세력.

어떤 전략보다는 두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밝힌 박지은 4단은 "부담을 안가지려 해도 부담이 상당히 됐다. 당연히 우승할 것처럼 얘기하는 주변사람도 많아 무척 부담이 됐었고 아무생각 없이 7수이후부터 대응하고 나니 사귀생이 됐더라"라며 결승2국에 보인 실리 전략을 설명.

흐름은 박지은, 그러나 미세하다
- 새로운 여제(女帝)의 탄생

중반 이후 중앙전투가 지속되면서 두 대국자의 긴장이 반상에 그대로 드러났다. 형세가 자신들에게 유리해질 때마다 한가하게 보일 정도의 완착을 두었던 것, 중앙전투를 상당히 유리하게 수습했던 박지은 4단은 흑121로 너무 두터운 수를 두어 윤영선 3단의 맹렬한 끝내기 공격을 허용했으며, 호조를 보이던 윤영선 3단도 132의 완착으로 치열한 종반전투의 끝내기 흐름을 박지은 4단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이후는 미세한 차이로 승리를 눈앞에 둔 박지은 4단과 이를 뒤집으려는 윤영선 3단의 쫓고 쫓기는 공방전.

박지은 4단은 "윤영선 3단의 종반 전투의 방향착오(끝내기 실수)를 보면서 이길 수 있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서 "종반 무렵 윤영선 3단의 불꽃같은 추격에 잠시 흔들렸다"고 말했다.

대국자 서로간에 느끼는 부담과 긴장으로 방향착오가 있었으나, 결국 바둑퀸의 자리는 좀 더 냉철한 판단을 이끌어 냈던 박지은 4단의 몫이었다. 계가 결과 박지은 4단의 1집반 승리. 2004년 1월 7일은 세계 여류 바둑의 새로운 여제(女帝)가 탄생한 날이 됐다.

新 세계여자 3강 트로이카
세계 여자 바둑은 이제 루이,박지은,조혜연의 트로이카 시대!

현재 세계 유일의 여자바둑세계대회인 제2회 정관장배에서 박지은 4단이 우승함으로써 여자바둑의 판도는 전통의 강호 루이 9단과 박지은 4단, 조혜연 4단의 트로이카 시대를 열게 됐다.

2003년 여류바둑 최초로 여류국수전 결승3번기에서 최강 루이 9단을 꺾은 조혜연 4단이 일찌감치 루이 9단을 이은 차세대 여류기사로 도장을 찍었고, 이어 루이 9단과 전통의 여류강호 윤영선을 연달아 눕히고 바둑퀸에 등정한 박지은 4단이 확실하게 가세한 것. 물론 조혜연 4단과 박지은 4단에게 연달아 패배하면서 한풀 기세가 꺾인 루이 9단이지만 언제든지 정상에 설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세계 여자 바둑의 판도는 한국기원 소속의 루이나이웨이 9단과 박지은 4단, 조혜연 4단이 이끌어 가는 여자 3천왕 시대로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제2회 정관장배를 우승한 박지은 4단은 우승상금 3000만원을 획득하게 됐다. 준우승 상금은 1500만원. 또한 박지은 4단은 세계여류바둑대회 우승으로 1단을 승단, 5단이 된다. 기억하시라! 새로운 바둑퀸은 박지은 5단이다.

***끝내기 Talk***

마음이 편해졌어요...
- 박지은 4단의 우승 소감. 의례적으로 기쁘다는 말만 거듭했으나, 잠시 흥분이 가라앉은뒤 모든 부담이 사라져 마음이 편하다면서.

왜 이렇게 못두지? 왜 이렇게 뒀지? 아홍..아홍홍.
- 결승1국때 부터 자주 들리던 박지은 4단의 혼잣말. 결승1국의 승리뒤에도 이러한 혼잣말을 하더니 결승2국의 점심시간, 심지어 우승이 확정된 후에도 혼자 있을 때면 이런 말을 하곤 했다.

루이가 약해진게 아니라 박지은이 강해진거네...
- 결승 2국을 바라보던 관계자. 루이 9단의 실력이 녹슬었거나 컨디션이 나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박지은 4단의 실력이 그만큼 늘었다는 증거라면서 한마디.

최병준  (drago@cyber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