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박지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2국]최후의 보루 박지은 출격! 우승은 내게 맡겨!

1월 18일 오후2시(중국시간 1시), 중국 상하이 왕바오허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박지은 5단 대 쉬잉 5단의 대국이 시작됐다. 돌을 가린 결과 박지은 5단의 백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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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은 5단 화이팅! 상대인 쉬잉 5단의 눈빛이 날카롭다.

개인전으로 치러진 제2회 대회에서 루이 9단과 윤영선 4단을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던 박지은 5단은 한중일 3개국의 단체 연승대항전으로 바뀐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 주장으로 나서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최후의 승부를 맞이했다.

어제 벌어진 제11국에서 일본의 주장 고바야시 이즈미 5단이 쉬잉 5단에게 패해 일본이 일찌감치 탈락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맞대결로 좁혀졌다.

한국 검토실에는 한국인삼공사 안정호 사장을 비롯해 한국기원 임선근 사무총장, 단장 조영숙 3단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검토에 열중하고 있다. 조영숙 3단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박지은 5단이 더 쎄다. 부담감만 떨친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전망.

박지은 5단은 대국에 임하기 전 입술을 꽉 깨물며 "이 한판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두겠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한국은 더이상 뒤를 돌아볼 곳이 없다. 박지은 5단이 쉬잉 5단의 기세를 꺾고 3연승을 향한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딜지, 아니면 쉬잉 5단이 박지은 5단마저 잠재우고 우승을 차지할지. 몇시간 뒤면 승부가 결정된다.

오후4시(중국3시)
중요한 대국인 만큼 두 기사 모두 신중의 신중을 기하고 있다. 박지은 5단이 난전을 유도하며 우변 흑진에 침입, 흑진 파괴에 성공한 모습. 선수를 잡은 박 5단은 좌하귀 큰 곳을 걸쳐갔고, 쉬잉 5단도 협공을 들고 나오며 다시금 한바탕 전투가 벌어질 예정. 점입가경! 대국이 시작된지 2시간이 지난 현재 61수 진행중!

오후4시반
먹구름이 드러워졌다. 중반까지도 덤이 부담이 되는 형세였는데, 다시금 빡빡한 계가바둑의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 원인은 백108의 한수. 검토실에서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은 수다.

우하귀에서 백이 당한 모습인데다, 선수를 잡은 쉬잉 5단이 좌상귀 큰 곳을 선점하며 흐름이 다소 반전된 듯한 양상을 풍기고 있다. 냉정히 살펴보면 미세한 계가바둑의 흐름인데, 중앙 백대마가 걸려있어 흑이 다소 재미있다는 평가.

검토실의 임선근 9단은 "기분이 좋지 않다. 박지은 5단이 끝까지 분발해야 한다."고 말하며 냉정하게 계가를 하고 있다.

4시40분, 중앙 백 대마를 노리며 이곳 저곳에 응수타진을 물어봤던 쉬잉 5단이 노골적으로 백대마를 잡자고(흑131) 들어왔다. 과연, 박지은 5단이 뒷심을 발휘해 역전을 일궈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4시50분, 검토실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 나왔다. 약10분여간 손에 땀을 쥐는 스릴감 만점의 대국이었다. 중국의 CCTV 방송에서는 '쉬잉 5단이 사람 잡는다'라는 멘트가 새어 나왔고, 한국 검토진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초읽기에 몰리면서 쉬잉 5단은 귀신에 홀린 듯 139, 141, 143의 세수를 연달아 실수하며 흐름은 한순간에 백쪽으로 기울었다. 중앙 백대마는 완생했고, 실리적으로도 백이 좋은 흐름.

승리가 보인다! 박지은 5단! 시상식을 준비하려 했던 한국기원의 관계자들은 다시 취소. 박지은 5단이 첫승이 보인다. 쉬잉 5단이 곧 돌을 던질 듯하다.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2국, 박지은 5단 대 쉬잉 5단의 대국은 사이버오로와 정관장배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로 볼 수 있다.

이경민  (smilekm@cyber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