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두판만 이기자!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2국]마지막 보루, 박지은이 해냈다! 한국 주장 박지은 5단이 쉬잉 5단의 연승을 저지하고 3연승을 향한 첫 발걸음을 상쾌하게 내디뎠다.

1월 18일, 중국 상하이 왕바오허 호텔에서 벌어진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본선 12국에서 박지은 5단이 쉬잉 5단을 상대로 284수만에 백8집반승, 대망의 3연승(우승)을 향한 스타트를 끊었다.

감동의 드라마였다. 한순간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스릴만점의 대국이었다. 출발은 박지은 5단이 나쁘지 않았다. 난전을 이끌며 우변 흑진에 침입, 첫 승부처를 맞이한 박지은 5단은 타개에 성공하며 흐름을 리드했다. 검토실에서 박지은 5단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을 때 박지은 5단의 완착이 나왔고, 이 기회를 틈탄 쉬잉 5단이 우하귀 백을 응징하며 단숨에 반전에 성공, 형세가 역전됐다.

(◀ 국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박지은 5단)

중앙 백 대마까지 몰려있어 박지은 5단의 패색이 짙어지는 상황. 중국 검토진영은 예꾸이 5단의 5연승에 이어 쉬잉 5단이 3연승으로 '중국바둑이 처음으로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라며 흥분에 휩싸였다. 현지 관계자들 역시 박지은 5단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시상식 준비에 들어갔다.

승부가 이미 기울었다는 그때, 감동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초읽기에 몰리며 쌍방의 실수가 꼬리를 물었고, 쉬잉 5단이 귀신에 홀린 듯 세 수 연속 실착(139, 141, 143)을 두는 바람에 흐름이 급반전, 박지은 5단의 재역전으로 굳어졌다. 한국 검토진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반면, 중국 검토실에서는 다 잡은 승리를 놓친 듯 '쉬잉 5단이 사람 잡는다'라는 멘트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큰 승부에 강한 박지은 5단이었다. 위기의 순간에도 한가닥 반격의 끈을 놓치지 않고 대역전의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이제 2승만 더 올리면 된다. 남은 선수는 장쉔 8단과 루이나이웨이 9단. 한국의 검토진은 박지은 5단이 쉬잉 5단의 기세를 꺾고 짜릿한 승리를 거둔 만큼 내일 벌어질 장쉔 8단(예상)과의 대국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루이 9단과의 최종전이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영선 4단과 일본주장 고바야시 이즈미 5단을 꺾은 쉬잉 5단이 박지은 5단의 발목에 걸려 3연승이 좌절되었지만, 제몫은 충분히 해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장쉔 8단과 루이 9단 역시 세계대회 경험이 많은 기사이고 한국이 수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지만, 일당백 박지은 5단이 뒷심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국후, 대국을 마치고 나온 박지은 5단을 격려하는 한국인삼공사 안정호 사장 ▶)

승리한 박지은 5단은 19일 오후2시, 중국 2장과 2연승을 놓고 격돌한다. 중국 2장으로는 장쉔 8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루이 9단은 한국에서의 시합으로 인해 18일 오후에 상하이에 도착. 박지은 5단이 장쉔 8단을 넘어 루이나이웨이 9단과 최종전을 벌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3국, 박지은 5단 대 장쉔 8단(예정) 대국은 사이버오로와 정관장배 홈페이지(무료)를 통해 생중계로 볼 수 있다.

이경민  (smilekm@cyber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