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1국]대국전 기자회견 내내 야무진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던 박지은 6단이 희망의 1승을 쏘아올리는데 성공했다.
1월 16일 중국 상하이 센트럴 호텔에서 벌어진 제4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1국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지은 6단이 정신없는 흔들기로 중국의 3장 루이나이웨이 9단을 물리치며 대역대전극의 서막을 알렸다. 283수 끝, 흑1집반승.

▲ 박지은, '한국팀 이대로 물러나면 서운하지?!'
12국 대국상대는 70년생 개띠의 일본의 고야마 테루미 5단.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5년 여류명인전에 빛나는 고야마 5단은 박지은6단과 루이 9단의 대국이 벌어지는 동안 검토장에서 줄곧 자리를 지키며 두 대국자의 승부를 지켜보았다.
박지은 6단이 강적으로 분류되었던 루이 9단을 꺾음으로 인해 중국현지의 분위기는 남은 2명의 중국기사들이 바싹 긴장하는 가운데 비교적 약체로 평가된 고야마 5단을 어떻게 요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국의 승리로 인해 대회초반 왕샹윈 초단의 5연승에 이어 지넨가오리 4단의 3연승으로 의기소침했던 한국팀은 최종라운드를 가져갈 부푼 꿈을 안게 되었다. 대국시작 전 중국의 우승이 마치 확정이나 된 것처럼 기대에 들떠있던 중국측 관계자들은 대국이 끝난 후 믿기지가 않는다는 듯 붉게 달아오른 루이9단의 얼굴을 지켜보았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카메라 셔터 공세를 받은 박지은 6단은 동행했던 박소현 초단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한참을 두면서 어느 순간 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바둑이 혼전으로 몰리면서 계속 정신이 없었어요. 마늘모로 끝내기(대국 후반 좌하귀 마늘모)를 하면서 이길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몇 집을 이길지는 정확히 계산을 못했어요”라며 짤막하게 국후 감상을 피력.
한편, 패한 루이나이웨이 9단과 부군 장주주 9단은 바둑판을 앞에 두고 수차례 반복된 복기로 이길 찬스를 놓쳤다며 아쉬워했다. 오후 3시 이후 2시간여 동안 열린 공개해설회에서 계속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루이 9단은 패배의 충격이 다소 컸던 듯 대국장을 나서는 순간까지 얼굴이 달아오른 모습이었다. 장9단과 루이9단은 다른 관계자들이 모두 떠난 후에도 대국장에 남아 수순을 검토.
1명이 남은 일본팀과 2명이 남은 중국팀에 맞서 박지은 6단이 연이은 승전보를 전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박지은 6단은 일본의 고야마 테루미 5단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내일의 대국상대인 고야마 5단 또한 일본팀 관계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던 검토실을 홀로 지키며 결의를 다진 상태다. 하지만, 큰 시합에 강한 면모를 여러 차례 보여준 박지은 6단이기 때문에 일본전에서도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대국 전 기자회견장에서 단장 조영숙 3단(오른쪽)과 박지은 6단이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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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xeno2000@cybero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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