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정관장배 11국 후, 만찬 이모저모]박지은 6단의 승리로 한껏 달아오른 16일 저녁8시, 중국기원 왕루이난 원장의 주재로 선수단 숙소인 센트럴 호텔 바로 옆에 자리잡은 중식점에서 축하만찬이 열렸다.
중국측 관계자들을 만났더니 11국 직후 달아올랐던 표정들과는 달리 특유의 만만디 표정으로 “박지은 5단, 굉장히 쎄요” 라는 축하메시지를 건냈다. 이날 만찬에는 중국기원의 왕원장과 화이강 부원장, 왕샹윈, 쉬잉, 예꾸이 등 중국선수, 일본의 고야마 5단, 한국기원의 하훈희 부장, 박지은 선수 등과 관계자 일동이 참석했다.
대국을 패한 루이 9단 부부는 근처가 집인 관계로 참석하지 않아 대국소감을 들을 수 없었다. 박지은 6단과 고야마 5단 대국의 승자와 먼저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예꾸이 5단은 조금 긴장한 분위기 였던 반면 주장출전이 유력한 쉬잉 5단은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대화에 적극적이었다.
대국중 심각했던 표정과는 달리 언제 그랬냐는 듯 생글생글 미소짓는 박지은 5단에게 “만일 고야마 5단에게 이기면 남은 중국선수 중 누구하고 먼저 대국하고 싶은가요”라고 물었더니 “누구든 상관있나요? 어차피 이기면 붙을 선수들인데요”라며 웃는다. 박지은 5단, 한마디로 자신 있다는 표정.
회식장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요리는 새우조림. 중국기원 화이강 부원장이 소개한 이 요리의 특색은 생새우를 잡아 살짝 기절 시킨 후 곧바로 삶아서 간장에 조린 것으로 별미라고 한다. 맛을 보았더니 비린내가 있는 편이라 한국인들 입맛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손님의 사회적 책임이 있어 다들 열심히 먹는 모습.
맞은편 테이블, 본 기자가 상하이에 도착한 이후 갑자기 궁금한 사항이 많아진 기사인 12국 대국상대 고야마 5단. 후지사와 단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물어보았더니 저녁 비행기로 도착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누군가는 응원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현지 중국인들과 몇 안 되는 한국선수단에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으로 비춰졌다(행사장은 어느새 중국어와 한국어가 독점해 버린 상태였다).
박지은 5단에게 고야마 5단과 대국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초면이라고 한다. 선수단 프로필을 보았더니 작년 선수들과 비교할 때 이번대회 출전한 일본기사들은 나이가 든 편이다. 아마도 관록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중으로 보여지며, 고야마 5단이 어떤 바둑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지만, 11국을 검토하면서 박지은의 공격성향을 간파했다면 조용히 참으며 기회를 노리는 스타일로 대국을 풀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현지 12시30분 현재(한국시간 오후1시30분), 대국을 준비하는 스탭들의 모습이 분주한 가운데 중국과 일본선수단은 아직까지 대국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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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xeno2000@cybero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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