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미, 초반 불리함 딛고 역전 드라마 만들어
[제5회 정관장배 여자바둑최강전 제5국]

날마다 장은 아니었다. 지난 대회 5연승 돌풍을 일으켰던 왕샹윈 초단이 이번에는 맥없이 무너졌다. 1월 13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5회 정관장배 여자바둑최강전 5국에서 일본의 4장 만나미 가나 3단이 중국 4장으로 출전한 왕샹윈 초단을 232수만에 백불계승으로 제압하고 2차전 서전을 장식했다.

이날 중국은 1차전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굳은 의지로 지난 대회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왕샹윈 초단을 2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흑을 잡은 왕샹윈 초단은 만나미3단이 초반 정석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른 덕분에 일찌감치 우위에 섰다. 우하변 접전에서 백 여섯 점이 속절없이 잡히자 사이버오로 생중계 해설을 한 이민진 5단은 "단명국으로 끝날 것 같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만나미3단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중반에 들어서면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중반 좌변에서 승부를 가르는 복잡한 전투가 벌어졌고 백이 중앙 흑대마와 좌하귀를 접수하면서 엄청난 실리를 벌어들여 형세를 뒤집었다. 왕초단도 좌상귀에서 중앙 일대에 이르는 두터운 세력을 쌓았으나 전체적으로 백이 약간 우세한 국면이 됐다.

"흑이 덤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백이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무난히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검토실에서 나왔다. 하지만 종반 상변에서 백이 192의 실착을 두는 바람에 상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백대마가 잡히면서 승부는 또한번 요동치는가 했으나 그 대가로 백이 좌상귀에서 중앙일대의 흑진을 깨뜨리면서 살아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올린 만나미3단은 14일(일) 한국의 3장을 맞아 3연승에 도전한다. 한국팀은 이민진 5단, 현미진 4단 중 한 사람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국도 사이버오로에서 14일 오후 2시부터 생중계한다.

한편, 최근 사이버오로가 새해를 맞아 한국프로기사 106명을 대상으로 "세계여류최강자는 누구인가?"라고 설문조사한 바 있다. 설문 결과 95%에 이르는 기사들이 루이9단을 최강의 여성기사로 꼽았다. 눈에 띄는 변화는 한때 세계여자바둑의 최강자군에 속했던 중국의 펑윈9단, 장쉔8단을 제치고 한국의 조혜연 7단과 박지은 6단이 각 5%, 2%의 지지를 받으며 2,3위를 차지해 한국 여자바둑이 급성장했음을 대변했다.

특히 2위 자리를 두고 박지은 6단이 44%, 조혜연 7단이 42%의 득표로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루이 9단을 부동의 1인자로 꼽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아직 2인자 위치를 확고히 다진 사람이 없음을 말하고 있다. 한편 대리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결승진출로 인지도를 부쩍 높인 김혜민 4단이 2위 투표(1%), 3위 투표(6%)에서 골고루 득표를 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여기에 이번 정관장배 출전기사인 이민진 5단, 이하진 2단 등이 3위에 거론되었으며, 중국의 건교배 4연패를 달성한 장쉔8단이 2위(3%), 3위(3%)에서 고른 득표를 하며 아직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왼쪽부터 한국프로기사 106명이 세계여류기사 1위,2위,3위에 투표한 비율


세계사이버기원(주), (주)바둑TV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한국인삼공사가 후원하는 정관장배는 한-중-일 각국 선수 5명이 연승전 방식으로 대국을 벌인다. 덤 6집반에 각자 제한시간 1시간(초읽기 40초 1회)의 속기전으로 우승국가에는 7500만원의 상금과 매 대국당 150만원의 대국료가 주어진다.

<각국 출전 기사>
*한국 : 박지은 6단, 이민진 5단, 현미진 4단, 김혜민 4단, 이하진 2단
*중국 : 예꾸이 5단, 리춘화 4단, 정옌 2단,왕샹윈 초단, 루지아 초단
*일본 : 고니시카즈코 8단, 야시로쿠미코 5단, 가또케이코 5단, 만나미카나 3단, 아오키기쿠요 8단

김경동  (nishiwode@cyber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