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힘들어하는 민진이 보면 안타까워요
[제5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 최강전] 3연승을 달리며 한국팀의 희망을 살려가고 있는 이민진 5단. 기자회견에서 "한국 여자바둑의 힘을 보여주겠다.” 고 했던 말이 허풍이 아니었음을 멋지게 증명했다. 이민진 5단의 투혼 뒤에는 일정 내내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는 어머니 김정선씨가 있었다. 김정선씨를 만나 딸의 승부를 옆에서 지켜보는 심정을 들어 보았다.

중국은 처음인가?

예전에 여행하러 온 적이 있다. 두 번째 방문이다. 민진이가 바둑 둘 때 따라온 것도 입단 전 말고는 처음이다. 이번에는 동료기사들이 오지 않아서 같이 온 것이다.

직접 와 보니 어떤가?

집에서 TV나 인터넷으로 볼 때와는 좀 다르다. 민진이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 하는 것이 보기 안타깝다. 바둑을 보기 싫을 때도 많다. 그렇다고 안 볼 수도 없다. 매 순간 가슴이 두근거린다.

항상 검토실을 지키며 대국을 지켜보는데 바둑 실력은? 화면을 보면서 주로 무슨 생각을 하는가?

전혀 못 둔다. 민진이가 바둑 배우라고 책도 사다주었는데 배우지 못했다. 바둑 내용은 잘 모르기 때문에 주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화면에 나오는 민진이 손을 본다. 실수하지 않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이민진 5단의 가족은 모두 기독교 신자이다.)

프로기사의 어머니로서 느끼는 프로기사라는 직업은?

민진이를 지켜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집에서 별로 내색하진 않지만 바둑을 지고오면 많이 힘들어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좋아하기 때문에 뒤에서 잘 밀어주려고 노력한다.

처음 프로기사의 길을 걷는다고 했을 때 집에서의 반응은?

남편은 찬성했지만 솔직히 나는 반대했었다. 다른 엄마들처럼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하기를 바랬다. 바둑공부를 위해 중학교를 그만두게 되어 걱정도 많이 됐다.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다. 그저 앞으로도 즐기면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이민진 5단은 어떤 딸인가?

민진이 위로 언니가 있다. 민진이가 막내라 그런지 얘기도 많이 하고 애교도 많다. 언니는 조금 무뚝뚝한 편이다. 모녀 사이지만 친구처럼 지낸다.

대국이 끝나고 바둑 이야기도 많이 하나?

많이 하는 편이다. 아까도 말했듯이 애교가 많은 딸이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매 판 어렵게 이겨 자신도 놀랍다고 웃으며 이야기 한다. 항상 같이 기도하며 감사한다.

자유시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나?

민진이는 방에서 휴식을 취한다. 바둑공부도 하고 인터넷으로 기사도 읽어보는 것 같다. 바둑공부를 하면 일부러 자리를 비켜준다.

대국을 앞둔 이민진 5단에게 한마디 한다면?

실수하지 않고 실력대로 잘 두었으면 좋겠다. 남은 대국 꼭 이겨서 한국팬들께 기쁨을 주는 민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찾아온 큰 기회를 꼭 성공으로 연결하도록 나도 열심히 뒤에서 도울 것이다.

이인철  (cloudbdk@cyber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