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 최강전]공식일정을 모두 마친 이민진 5단은 저녁식사 뒤에 일행 몇 명과 발 마사지를 받고 숙소로 들어왔다. 생애 최고의 날을 맞은 이민진 5단은 아직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환한 모습이었다. 그 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내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이민진 5단을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최종국은 비교적 쉽게 이긴 것 같다. 승리를 확인하기까지 어떤 기분이었나?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초반에 계속 판이 나빠 이를 의식하다 보니 더 어려워 졌다. 승리가 눈 앞에 보이자 더욱 불안해졌다. 공배 매우다 실수라도 할까 싶어서 속으로 많이 떨었다.
어떤 바둑이 가장 어려웠나?
모든 판이 다 어려웠지만 리춘화 5단과의 대국이 가장 힘들었다. 중국 기사들에게는 강한 편인데 일본 기사에게는 승률이 50%가 안됐다. 결과가 좋아 다행이지만 내용이 좋지 않아 만족스럽진 않다.
5판 모두 역전승을 거두었다. 불리하다가 한 번 역전에 성공하면 그대로 이겼는데 원래 그런 스타일인가?
그렇지 않다. 주로 역전패를 많이 당한다(웃음). 초반이 나쁘고 중반에 힘을 내다 역전에 성공해도 끝내기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부터 이런 결과를 자신했는가?
항상 인터뷰를 할 때는 기세에 밀리기 싫어 큰소리를 쳤지만 솔직히 자신하진 못했다. 고니시 8단과의 승부에서 이긴 다음에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물론 바둑수도 중요하지만 여러 상황들이 맞아 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5연승을 거둔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먼저 어머니께 고맙다. 성적이 나빠도 내색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나를 믿어 주셨다. 바둑이 불리할 때 실망하지 않고 태연한 척 당당하게 맞섰다. 그리고 상대의 얼굴을 절대 안보는 것이 나의 버릇이라면 버릇이다. 바둑이 시작되면 바둑판 이외에는 시선을 두지 않는다.
대국 전날에는 편히 쉬었는가?
걱정은 되지만 편히 쉬었다. 다만 최종국이 있기 전날은 잠이 오질 않아서 밤을 새다시피했다. 인터넷으로 지난 바둑들을 놓아보고 해설과 참고도도 보며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특히 루이 사범님의 해설을 보며 많이 배웠다. 내가 생각도 못했던 참고도들이 많아 아직 멀었다는 생각도 했다. 사석을 착각하신 데다가 현지 중계에 문제가 있어서 마지막에 해프닝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이인철 (cloudbdk@cybero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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