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진 특별 인터뷰 ②
[제5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 최강전]


겉으로 보이는 밝고 명랑한 모습 안에는 프로기사이기에 겪어야 했던 많은 상처가 있었다. 만족할만한 결과가 없어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성인이 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민진 5단은“프로기사의 길을 가는 것에 단 한번의 후회도 없었고 공부를 포기한 적도 없었다.” 라고 당차게 대답한다. 이런 끈기와 근성이 있기에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유명해졌다. 본인의 기량도 업그레이드가 많이 됐다고 느끼나?

아직 중국에 있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기량 또한 늘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좀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에 가면 더욱 노력해서 많은 분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

그 동안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서 고민도 많이 했는데 이젠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데?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웃음). 한국에는 나 말고도 가능성 있는 기사들이 매우 많다. 언론이나 팬들께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 주신다면 기대에 보답할 것이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학업이나 보급으로 빠지는 많은 동료나 선후배들을 보면 안타깝다. 유명한 기사들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현실이 조금은 아쉽다.

특정인을 거론하지는 못하지만 절대 나보다 약하다고 할 수 없는 무명의 여자기사들이 많이 있다. 재능 있는 기사들이 현실의 벽에 막혀 그 능력을 묻히지 않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자기사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인데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실력차이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그것이 성별의 차이는 아니다. 여자들이 입단하는 시기의 기력이 남자에 비해 약하기 때문이다.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여류국수전에서 루이 9단이 조혜연 7단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타이틀이 욕심나지 않는가?

당연히 욕심난다. 목표 중 하나이다. 혜연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조혜연 7단의 종교에 관해 의견이 분분한데 같은 기독교 신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정관장배와 관련해서 혜연이 이야기가 많이 나와 가슴이 아프다. 동생이지만 프로기사로서 가장 배울게 많은 기사이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같이 정관장배에 출전하고 싶지만 자신의 신념이기에 어쩔 수 없다. 뚜렷한 주관으로 생활하는 것이 멋지다. 같은 종교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그 방식이 다를 수 있다. 혜연이를 비난하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외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국은 나라에서 프로기사를 관리하는 반면 한국은 그런 부분이 없다. 물론 내 성격에도 그게 훨씬 편하지만 막상 대표선수로 국제기전에 나가게 되니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잘 두는 남자 기사들과 트레이닝도 하고 싶었고 연구도 함께 하고 싶었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어 나름대로 준비할 수 있었지만 국제기전에 대표로 나가는 선수를 위해서 약간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있었으면 좋겠다.

준비는 어떤 식으로 했나?

사실 다른 관심분야가 많아서 오랜 시간 공부하지 못한다. 한 20일 전부터는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공부에 매달렸다. 벼락치기인 셈이다(웃음). 유창혁 사범님과 최규병 사범님이 운영하는 연구실에 나가서 공부했다.

특히 같은 연구실에 나오는 박영훈 9단과 이영구 6단은 내가 부탁하기도 전에 먼저 연락을 해주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약한 포석 부분을 미리 준비했는데 상대가 연구한 대로 안둬서 실전에서 쓰지는 못했다(웃음). 중국에 오기 전에는 맛있는 음식 사먹으라고 용돈까지 받았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를 말한다면?

랭킹 10위 안에 들어 토너먼트 프로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싶다.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성적을 내지 못하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장수하는 기사가 될 것이다.

이인철  (cloudbdk@cyber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