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초일류를 꿈꾸는 항저우(抗州) 기원
[제6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항저우시를 관통하는 치엔탕(錢塘)강을 따라 대형 공사차량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겨우 뼈대를 갖추어 가고 있는 회색 골조뿐이다. 흡사 한국의 신도시 건설 현장에 온 듯한 느낌이다. 5분 정도 달렸을까, 34층의 위용을 자랑하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지구를 두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건장한 팔뚝같이 보이기도 하는 항저우기원 건물이다. 티엔위엔(天元)빌딩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중국 쩌지앙(浙江)성 항저우(抗州)시 지앙간(江干)구에 자리 잡은 티엔위엔빌딩은 34층의 주 건물과 5층의 부속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는 개발 중인 지역으로 주변이 황량하지만 항저우시청 등을 비롯한 많은 건물들이 주위에 입주할 예정으로 항저우시의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빌딩 창문에는 작업인부들이 거미처럼 달라붙어 작업중인걸로 미루어 모든 공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있다.

총 면적 56,000 평방미터의 티엔위엔빌딩의 12개 층은 임대를 주어 티엔위엔호텔로 운용하고 있는데 수익금의 일부는 항저우기원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1층 로비로 들어가니 커다란 바둑판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천원빌딩이라는 이름에 알맞은 인테리어이다.
제6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에 참가한 선수단은 티엔위엔호텔이 아닌 기우지가(棋友之家)에 숙박을 하고 있는데, 호텔과는 달리 항저우기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시설이다. 기우지가는 바둑훈련과 시합, 숙박, 그리고 회의장으로 구성된 종합시설이다. 4성급의 기우지가 방으로 들어가니 눈에 띄는 모든 것에 棋란 글자가 인쇄되어 있어 친숙하다.

기원은 항저우시 위원회 선전부에 속하는 기관으로서 모든 시설은 시의 지원 하에 건설되었으며 항저우시 체육계에서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이다. 많은 다른 스포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둑이 가장 큰 사업을 유치하게 된 것은 1981년부터 원장을 맡고 있는 동윈꾸이(董銀奎 56세)의 힘이 컸으며 항저우시민들의 높은 바둑에 대한 열기가 때문이다. 특히 15년 전부터 명예원장으로서 기원 사업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왕궈핑(王國平) 항저우시 당서기 같은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원은 티엔위엔빌딩 34층의 주 건물 6개 층과 내부로 이어져 있는 동쪽 5층 건물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크고 작은 6개의 대국실과 많은 대국을 한꺼번에 치룰 수 있는 대형 대국장과 특별 대국실, 그리고 13개의 바둑훈련실이 완비되어 있으며 바둑도서관과 컴퓨터실, 선수기숙사 및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김성룡 9단이 감독을 맡아 우리에게도 친숙한 항저우 바둑대표팀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바둑대표팀은 자체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항저우 기원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항저우 바둑학교이다. 청소년들에게 9년간의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동시에 일정한 바둑수준을 갖춘 학생에게 전문적인 바둑훈련을 시키는 국유민영학교로서 중국 공산당 항저우시 위원회가 관리하며 항저우 기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의 교장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중국 바둑협회 주석인 천쭈더(陳祖德) 9단이 맡고 있으며 현재 20여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20년 넘게 항저우 기원을 맡고 있는 동윈꾸이 원장은 1970년대 중반 중국 바둑 대표팀 소속 기사로 활동했으며, 마샤오춘 9단과 위빈 9단을 길러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시합중심, 배양중심, 교류중심”의 국제적인 기원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밝히는 동윈꾸이 원장은 또한 “항저우 기원을 국내 및 세계 일류의 기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훌룡한 하드웨어와 그에 걸맞는 소프트웨어가 갖추어져야 한다. 초일류의 시설이 완비된 만큼 그것을 100퍼센트 활용할 수 있는 교육 및 운영 시스템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기원 곳곳에 마련된 접견실. 중국 특유의 접대문화를 보여 준다.



▲많은 수의 바둑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대형 예선 대국실 전경.
바둑뿐만이 아닌 일반 행사에도 사용이 가능해 기원 수입원의 하나가 된다.



▲넒은 공간에 마련된 특별 대국실. 이런 종류의 대국실이 여러개 마련되어 있다.



▲바둑 도서관 전경. 아직은 서적이 완비되지는 못했지만
곧 도서관으로서의 역활을 톡톡히 할 것이다.



▲항저우 바둑학교 학생들의 기숙사.
4인 1실을 사용하지만 시설은 호텔 못지 않다.



▲선수단이 사용하고 있는 숙소.



▲각 종 비품에 새겨져 있어 친근감을 주는 棋友之家

이주배  (cs96@badu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