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 선수권] |  | | ▲ 제5회 대회 우승후 공항에서, 8회대회! 웃을 수 있을까? | | 8월 28일, 한국 여자바둑의 다섯 별자리가 새롭게 아로새겨졌다. 궁금증이 생겨난다. 이전보다 더 찬란히 빛나는 별들이 될까? 아니면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차가운 떠돌이 별들일까? 28일의 결과를 지켜본 한국바둑계는 ‘밝은’ 기대와 함께 어쩌면 좋을까 하는 근심이 교차했다.
박지은과 김혜민은 이전에도 한국여자바둑에서 빛나는 별들이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자연스럽다. 나머지 세자리의 별들 윤지희,박소현,김윤영은 세계바둑계의 천체망원경에 한번도 포착된 적이 없었다. 밝게 빛나는 항성이 될지, 남의 빛을 반사하는 위성일지 아직 증명이 되지 않은 것이다. 또하나 주목할 것은 박지은 9단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모두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출신이라는 점. 자! 그럼 한 명 한 명 분석에 들어간다.
’북극성’ 박지은의 한국대표 진단
’박지은’은 한국여류 오성(五星)중의 북극성으로 그 중심을 맡고 있다. 박지은 9단은 1회부터 8회대회까지 이어져온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대회 본선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했다. 새로 구성된 한국대표 5인에 대해 박 9단의 의견을 먼저 들어본다. 그녀는 세계대회가 ‘배짱싸움’이라 주장한다. 박지은의 말을 들어보자
▶ 박지은 5단, 개인전인 2회 정관장 대회 우승후
“이민진(6회 3연승, 5회 5연승)이 빠지게 된 건 아쉽다. 이번에 올라온 선수들 파악은 아직은 잘 못했다. 김혜민은 세계대회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더 잘할 거로 생각한다. 세계대회는 ‘배짱싸움’이다. 한국여류들이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원래 실력보다 좋은 내용을 보여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엔 선수들이 어리고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선수구성과 오더를 이전보다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겠다.”
와일드 카드가 없어진 까닭!
박지은을 살짝 긴장시킨 한국대표팀의 구성은 와일드 카드가 없어짐으로서 심화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기존의 와일드카드 제도를 없애고 다섯 명 모두 선발전으로 뽑는 방식을 취했다. 따라서 생소한 기사가 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다. 이경우 “박지은,이민진” 등 지명도가 높은 기사들이 떨어질 경우 구제할 방법은 전혀 없다.
박지은 9단은 “유일하게 하나뿐인(끊기지 않고 지속되는 게 중요하다) 여자세계대회라 한국여류들이 다른 대회에 비해 더욱 열심히 둔다”고 밝힌다. 바둑계의 ‘뒷담화 소식’에 따르면 선발전5장에서 ‘1장’이 줄어들게 되는 와일드카드를 대부분의 여류 프로들이 몹시 반대했다고 한다. 이 말이 맞다면 한국 여류기사들이 가진 경쟁싱과 투쟁심이 세계대회의 선발 규정을 바꿔 놓은 것이다. 그 ‘투쟁심’이 본선에서도 이어질 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여자 대표들 개개 선수들의 장단점과 감정을 좀더 세세하게 파악해 보자

▲ 8회 정관장 한국대표 분석 (※9월 2일 현재)
왕언니 박지은 - 왕언니 확정
‘왕언니 박지은’은 8회 연속 이 대회 본선에 진출했다. 또한 대표팀중 나이가 가장 많다. 왕언니의 소회가 남다를 것이다. 박 9단은 벌써 “8회(8년)라는 말에 “오 그랬나? 벌써 8년이었다. 언젠가부터 여자 세계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왕언니가 된다. 아직 나이가 별로 많지 않지만 같이 뛰는 선수들이 나보다 5살~8살 이상 차이 나면 이상하다. 나도 예전엔 저렇게 보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흠흠. 세계대회에서 ‘왕언니’가 됐다는 걸 실감하면 왠지 슬프고 갑갑하다.” 라고 대답. 본인 스스로 밝힌 박9단의 최근 기풍은 ‘전투’선호형에서 ‘두터움’선호형으로 변하고 있다. 초반포석에 더 자신감이 붙었고, 끝내기는 여전히 미완의 분야.
◀ 너희들은 모른다! 왕언니의 말못할 고민!
김혜민 – 부쩍 커진 책임감
86년생 김혜민 5단은 이 대회 본선진출경험이 이번까지 세 번 째다. 어쩌면 가장 기대가 큰 선수다.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김5단은 “대표가 됐을 때, 이번엔 더 잘해야 겠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예전엔 언니들이 많아 맘이 편했지만 이번엔 동생들이 더 많다. 동생들도 잘 챙겨주고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그런 책임감이 많이 들었다. 이렇게 ‘팀의 언니’가 되 본다는건 이제까지 처음 겪어보는 것이다.” 라면서 부쩍 커진 책임감을 아주 귀여운 소녀의 목소리로 들려줬다. 김 5단은 힘이 강한 전투형이다. 잘 못 붙잡히면 ‘뚝’ 부러진다.
▶ 김혜민 5단의 진지한 대국모습, 어느새 둘째 언니 등극!
기자절야(棋者切也) 윤지희
윤지희와 박소현은 88년생 동갑이다. 먼저 윤지희는 말 그대로 ‘기자절야(棋者切也)’ ‘ 무조건 끊고 보는’ 스타일이다. 최대 강점은 응씨배 우승자인 최철한 9단을 남자친구로 키우고 있다는 것, 최근 벌어진 비씨카드배 페어바둑에서 최-윤 커플은 우승을 차지했다. 직접 바둑을 배우거나 같이 공부하는 건 전혀 아니라지만, 최철한 9단과 호흡을 맞추면서 최9단처럼 실력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자신감도 강렬해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윤지희였는데 이번 대표선발로 중국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
◀ 윤지희 2단, 자신감 넘치는 표정!
다크호스 박소현
박소현은 주위의 말로는 ‘무난한 기풍’이다. 이런 기풍이 보통은 가장 어려운 상대다. 쉽게 이기기 힘든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최근 한국바둑계를 휩쓰는 ‘양천대일’ 바둑도장에서 바둑 한가지에 매진하는 여류기사다. 다섯명의 대표중 유일하게 전문도장에서 집단연구를 하고 있는 기사, 한국팀의 ‘다크호스’라 할 만하다.
◀ 박소현 2단 예선결승 대국모습
막내 김윤영 선발출전 유력, 대표선발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팀의 막내는 김윤영이다. 나이와 단위만으로 오더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지만 현재로선 한국팀의 제1장 출전이 유력시 된다. 명지대 바둑학과에서 학업과 프로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팀의 막내는 ”예선결승에서 이겨 대표가 확정된 순간 기분은 좋았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라고 느꼈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다. 본선에서 열심히 두겠다.”라며 의젓한 소감을 밝혔다.
◀ 대표진출은 끝이 아니라 시작!
그러나 팀의 막내이기도 하지만, 09년 승률(39%)이 그다지 좋지 않다. 막내 소녀기사는 당당하고 솔직하게 자기의사를 밝혔다. “대표 구성을 봤을 때, 나만 잘하면 될 거라고 느꼈다. 긴장하지 않고 열심히 두면 계속 더 둘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09년, 제8회 정관장배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은 새롭게 인물들을 교체했다. 새로운 대표팀의 성과는 중국 광동성에서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본선1차전에서 확실히 증명될 것이다. 그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기를 기대해 본다.
작성 : 김경동 최병준
* 본 내용은 중국 바둑전문 잡지인 <위기천지>에 실린 내용 입니다.
중국과 일본의 정관장배 출전선수는 다음과 같다.
    
▲ 예꾸이 5단, 송용혜 5단, 차오유오인 3단, 왕천싱 2단, 리허 2단.
    
▲아오키 기쿠요 8단, 요시다 미카 8단, 우메자와 유카리 5단,
스즈키 아유미 4단, 무카이 치아키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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