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요우인, 넌 누구냐?!

[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2차전 본선6국]

중국팀의 새내기는 새내기가 아니었다.

12월 20일 오후 2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6국에서 차오요우인 3단이 박소현 2단을 218수 끝에 백불계로 제압하며 정관장배 첫 승을 신고했다. 중국팀은 차오요우인 3단의 승리로 통산 4승째를 챙겼다.

4국에서 아오키 기쿠요 8단을 부드럽게 제압한 박소현 2단이었지만 5국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윤지희 3단은 "박소현 2단이 대국 시작 전 속이 안 좋다고 해서 가스활명수를 사다줬는데요. 몸이 좋지 않은 상태라 조금 걱정이 됩니다."는 말로 불안감을 대신했다. 재미있게도 윤지희 2단의 우려가 나오자마자 박소현 2단의 이상감각이 터져 나왔다.

바둑TV해설의 이민진 5단은 "하변 백진영 삭감이 깊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흑에게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상변 백대마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사활패를 만들었는데요. 아쉽게 팻감마저 부족했습니다."며 박소현 2단의 분투가 역전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평했다.

중국팀 단장인 위빈 9단은 차오요우인 3단의 승리에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복기 중엔 상변 백대마가 그냥 살 수 있었는데 왜 패를 냈느냐는 엄한 질책을 쏟아내 1승에 도취되지 말란 격려의 충고까지 더했다. 1차전 3연승에 이어 2차전 첫 대국도 승리한 중국팀은 총 4명의 기사가 살아남아 여전히 유리한 위치를 고수했다.

박소현 2단의 패배로 한국팀은 박지은 9단과 김혜민 5단만 남았다. 단 2승에 그쳤던 지난 대회의 악몽이 또 다시 재현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다음 한국팀 주자로 예상되는 김혜민 5단이 연승 이상의 몫을 해주지 않는다면 한국의 우승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6국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2시부터 속개된다. 일본 3장은 스즈키 아유미 4단, 무카이 치아키 3단이 점쳐진다.

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은 (주)세계사이버기원, (주)바둑TV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한국인삼공사가 후원한다. 한중일 3국의 여류기사 5명이 출전하여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돼 최종 우승국가를 가린다. 출전 기사에게는 매 대국마다 150만원이 지급되며 3연승 지삼 20지 2세트, 4연승 지삼 20지 4세트, 5연승 지삼 20지 6세트, 6연승 지삼 20지 8세트의 연승상품을 지급한다.

각 대국은 제한시간 각자 1시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으로 진행되며, 우승국가에 우승상금 7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참고도 (삭감의 배경을 깔고)
백△로 삭감 왔을 때 흑1로 어깨 짚어 리듬을 구하는 것이 실전보다 좋았다. 실전은 곧장 흑5로 삭감가는 바람에 백에게 심한 공격을 당했다. 참고도처럼 주위의 흑돌이 지원사격을 한다면 흑5는 은근히 백△를 째려보는 역할까지 한다.

◇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각국 대표선수
-한국 : 박지은 9단, 김혜민 5단, 박소현 2단, 윤지희 2단, 김윤영 초단
-중국 : 예꾸이 5단, 송용혜 5단, 차오요우인 3단, 리허 2단, 왕천싱 2단
-일본 : 우메자와 유카리 5단, 스즈키 아유미 4단, 무카이 치아키 3단, 아오키 기쿠요 8단, 요시다 미카 8단

김상우 (badugy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