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배] |  | | ▲ 문도원 2단 | |
문도원.
제9회 정관장배 본선이 열려 7연승을 하기 전까지는 바둑 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다. 팬들에겐 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는 문도원이 어땠을지 몰라도 나와는 어렸을 때 동문수학했던 막역한 사이이다. 문도원은 그때나 지금이나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바둑을 열심히 공부했기에 언젠가는 꼭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믿고 있었는데, 바로 정관장배가 그 출발점이 되었다.
문도원은 생애 첫 세계대회 본선무대에서 아오키 기쿠요, 루지아, 지넨 가오리, 리허, 무카이 치아키, 송용혜, 스즈키 아유미를 차례로 꺾으며 이 대회 7연승 新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7연승의 대기록을 세우기까지 한 고개, 한 고개 쉬운 고개는 없었다. 모두 어려웠지만 그중에서도 3연승째 만난 지넨 가오리와의 대국은 7연승의 분수령이었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역전의 드라마였다.
3연승이라 연승 보너스가 의식되어서였을까? 문도원은 평소와 다르게 초읽기에 몰리면서 잦은 실수를 거듭했다. 설상가상 지넨 가오리의 노련한 반격에 휘둘려 대마의 생사까지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문도원에겐 역전의 힘이 있었다. 문도원은 지넨 가오리의 실착을 놓치지 않고 대마를 살리는 데 성공했고, 탁월한 끝내기 솜씨로 판을 마무리해 10집반의 대승을 거뒀다.
위기의 순간에서 빛을 내는 강한 수읽기와 침착함, 끈질김은 내가 항상 봐왔던 문도원의 저력이다. 연승의 고비마다 비세의 국면을 뒤집었던 문도원 2단의 승리는 단순한 '운' 그 이상이었다. 문도원만이 가진 남다른 저력이랄까. 문도원 2단이 밝힌 7연승의 최대의 고비는 제3국이었다.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본선 3국을 문도원 2단의 자전해설로 감상해본다.
문도원 2단은 올 1월 중국 항저우서 열린 제9회 정관장배 1차전에서 7연승을 달려 이 대회 신기록을 수립했다. 정관장배는 한중일 삼국의 여류프로기사들이 참가해 연승전 방식(이긴 사람이 계속 두는 방식)으로 우승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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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1차전 본선 3국
○: 문도원 2단(韓)
●: 지넨 가오리 4단(日)
장소: 중국 항저우 천원호텔
날짜: 2011년 1월 10일
결과: 301수 백10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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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A와 B중에서…)
흑․백 각자 서로의 모양을 키워나가는 포석 진행.
흑 1로 백 진영으로 파고들어 백6까지 진행되었다.
흑△로 날일자 한 모양. 일감으로 A와 B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백은 어떻게 두어야 할까?
참고도 1 (백 활발)
백1, 흑2로 교환 한 후 백3으로 받아두고 흑4로 한 칸 뛰어나올 때 백5로 두어 자연스럽게 흑 모양을 지워나가야 한다.
실전진행 1 (백 방향착오)
백1이 방향 착오. 흑2,4,6으로 좌하 백과 좌변 백이 분단되어서 백 석점이 곤마가 되었다. 백9로 실리를 선택했지만 흑10이 좋은 수로 백이 곤란해졌다.
장면2 (죽느냐? 사느냐?)
흑○ 로 두자 백 대마가 밖으로 탈출하는 수는 없다. 안에서 반드시 살아야 하는 모양. 중앙 백돌이 곤마로 몰리고 백이 가·나 교환과 다·라 악수교환까지 해놓은 상황.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까?
참고도 2 (백의 주문)
백1로 붙이고 흑2로 받을 때 반대편도 백3으로 붙일 때 흑4로 받으면 이하 백7까지 두면 a와 b가 맞보기로 안형을 만들 수 있어 백 곤마를 수습할 수 있다.
참고도 3 (백 타개)
백3 때 흑4로 둔다면 백5로 들어가고 흑8까지 백 두 점을 끊으면 백9 헤딩으로 타개할 수 있다.
실전진행 2 (흑 찬스를 놓치다)
백5로는 백7의 곳에 두었어야 하며, 흑14로 백15자리로 젖혔으면 백이 곤란하다. 백29로는 백□로 두는 게 좋다. (백29 자리에 둘 때 초읽기에 몰렸다고 한다)
장면3 (패착이 될 뻔한 실수)
하변 흑도 아직 못 살아 있는 모양. 여기서 백은 큰 실수를 범하게 된다. 3국을 패했다면 백△는 패착이라고 문도원 2단이 지적했다. 왜 지적했을까?
참고도 4 (흑, 백 서로 실수)
백△로 두지 않고 백1 눈목자로 두면 흑2로 둘 때 백3으로 가만히 늘어 가․나가 맞보기. a가 절대 선수로 흑이 잡힌 모양이다. 백△로 두었을 때 흑이 a로 두었으면 백 대마는 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장면4 ((백의 초강수, 하변 흑 사활은?)
백○로 흑의 하변 사활을 추궁하기 위해 흑1로 두자 백 역시 백2,4 초강수로 두었다. 하변 흑 사활은 어떻게 될까?
참고도 5 (백, 죽음)
백□로 둔 초강수들은 무리수였다. 흑1로 밀고 들어가고 흑3,5로 젖혀 궁도를 좁혀나가 이하 흑 9까지 좌하귀 백을 잡을 수 있었다. 하변 흑과 좌하귀 백 수상전은 흑의 수가 많아 백이 수부족으로 죽게 된다.
실전진행 3 (빅이 되어선 백승리)
흑1이 느슨한 수로 백2로 두는 장면도4-참고도1 진행처럼 두거나, 백4의 곳에 젖혔으면 백이 대책이 없었다고 한다. 백도 6의 곳이 아니라 흑7의 곳에 막아두었으면 하변 흑이 다 죽게 된다. 실전에 빅이 되어서는 흑집을 다 깨고 살아 백의 승세가 굳어졌다.
문도원과의 대화 - 7연승보다 입단이 더 어려워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월 1일. 문도원은 한국기원에서 오후 5시가 넘는 시간까지 동료기사들과 함께 공부를 했다. 문도원 2단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먼저 정관장배 연승을 축하한다. 지금 정관장배에서 7연승 중이고, 2차전은 3월에 열리는데 몇 판 더 이기고 싶나?
A. 고맙다. 이 기세를 몰아 3판 더 이기고 싶다. 10연승하면 우승이니까^^
Q. 입단이랑 정관장배 7연승 어떤 게 더 어려웠나?
A. 입단이 더 어려웠다. (이유는?) 정관장배에 올린 7연승은 (당연히) 7판이다. 연구생 내신입단으로 입단을 했지만 입단을 하기 위해서 연구생 리그전, 입단대회 등 무수한 판을 둬야만 했다.
Q. 7판 중 기억에 남는 바둑과 그 이유는?
A. 일본의 지넨 가오리 4단과 둔 3국이다. 7판중에서 제일 어려웠던 바둑이였다.
Q. 물론 초반․중반․종반 다 잘 둬야 하지만, 초반이후 중반․종반 힘이 좋고 노련한 끝내기 솜씨가 있는 것 같다. 남다른 비결은? 스승 장수영 사범님의 가르침 때문인가?
A. 그러고 보니 장사범님 복기 영향도 있는 거 같다. 남다른 비결이라기 보단 초반에 힘을 못 써서 중반․종반에 모든 힘을 쏟는다.
Q. 문도원 2단은 문뚜기, 천뚜기, 멍뚜기 등 별명들이 많다. 사랑의 밥차, 보육원 등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뚜기'라는 별명보다 '친절한 도원씨'라는 별명 어떤지?
A. 완전 좋다(웃음) 별명은 줄여서 부른다. '친절한 도원씨'라는 별명은 '친도'라고 줄여서 부를 거 같다.
Q. 입단 후에도 꾸준히 바둑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문도원 2단의 2011년 새해 소망은?
A. 여러 가지가 있다. 새해 소망이라기보다는 바둑계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3월에 있는 정관장배에서 계속 이겨 10연승까지 가고 싶고, 바둑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여류국수, 여류명인, 여류기성 3대 여류기전 중에서 타이틀을 따고 싶다.
Q. 마지막으로 2011년 새해 바둑 팬들에게 한마디
A. 2011년 신묘년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수담도 많이 하시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초심으로 돌아가 욕심을 내지 않고 저의 바둑을 두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문도원 2단의 마음가짐이다. 욕심 없이 마음 편하게 두면 1997년 제5회 진로배 세계바둑최강
신은지 (contents@cybero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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