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명인전


입대 전 마지막 결승 진출
백홍석,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4강전서 이지현 꺾으며 결승 진출
[하이원리조트배]

“지금까지 해설해 본 중 가장 난해한 바둑인 것 같다”

명인전 해설자 장수영 9단이 혀를 내두르면서 손사래를 친다. 초반부터 신형이 출현하더니 중반에 들어서자 어지러운 공중전, 여기 저기 미생인데도 살 생각들은 안하고 배짱으로 공격한다. 선공격후타개의 역발상들이다. '돌주먹' 백홍석 9단과 '신예 특급' 이지현 3단이 대국의 주인공이다.

이지현을 직접 프로기사로 길러낸 스승이기도 한 장수영 해설자는 이지현의 단점을 가차 없이 지적한다. 어느 정상급 기사 못지 않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호흡을 늦춰야 하는 장면에서 조절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가령 열판 두어 6승 4패를 했다고 치면 불계승이거나 불계패밖에 없다”며 더 높이 발돋움하기 위해 갖춰야 할 점을 에둘러 말한다.

그렇다곤 해도 과연 힘 하나는 장사다. 이세돌 9단도 쉽지 않아하는 백홍석의 완력과 맞닥뜨리면서 조금의 물러섬도 없어 돌끼리 부딪힐 때 마치 금속의 마찰음이 들리는 것 같다.

그러나 결국 완급 조절은 승부를 가르고 말았다. 이지현은 시종 강공만을 고집했고 백홍석 9단은 난전 중에 좌중앙을 장악한 후 템포를 약간 늦춰 우변 흑 진영의 실리를 파내면서 우세해졌다. 그러곤 승세를 굳혔다.

백홍석은 국후 “초반은 우변에서 제가 약간 기분 나쁜 진행이었다. 그러나 중반에 이지현 3단이 응수타진을 약간 잘못해서 제가 좌중앙 전투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4강전에서 백홍석이 이지현에게 184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기 준우승자였던 백홍석은 지난번에 이루지 못한 우승을 노리게 됐다. 하루 뒤엔 박영훈 9단과 이세돌 9단이 또 하나의 4강전을 벌인다. 만약 여기서 박영훈이 승리하면 지난기와 똑같은 기사들이 펼치는 결승 매치가 된다.

백홍석은 “이번 결승은 군대 가기 전 마지막 결승이어서 지고 싶지 않다. 상대가 이세돌 9단이든 박영훈 9단이든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세돌 9단은 강하며 내가 존경하는 선배이고, 박영훈 9단과는 지난기 결승에서 만나 내가 졌다”고 말했다. 백홍석은 내년 1월 7일 동료기사 윤준상 9단, 허영호 9단, 강창배 3단과 함께 입영할 예정이다.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의 우승상금은 8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400만원.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를 준다.




▲ 인터뷰하는 백홍석.


▲ 비록 졌지만 이지현은 가공할 힘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 백홍석이 온 힘을 다해 수읽기를 하고 있다. 내년 초 입대하는 백홍석은 그전까지 마지막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5번기로 벌어지는 결승전의 일정은 추후에 확정된다.

김수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