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명인전


'불사조' 이세돌, 무너진 '박'
12월 17일 부터 백홍석 9단과 결승 5번기 대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마지막 순간, 박영훈이 '냉정'을 잃었다. 승리를 코앞에 둔 박영훈은 마무리에서 어이없는 착각으로 승리를 내줬다. 이제 결승은 '돌주먹'과 '핵펀치'의 대결이다.

21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준결승에서 이세돌 9단이 전기 우승자 박영훈 9단을 상대로 19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은 명인전에서 2회 우승(지난 2007년 대 조한승 : 3-0승, 2008년 대 강동윤 : 3-1승)했고, 이번이 3번째 결승 진출이다.

결승은 5번기로 상대는 '돌주먹' 백홍석 9단이다. 백홍석은 20일 벌어진 4강전에서 이지현 3단에게 백불계승을 거둬 결승에 선착해 있다.

두 기사간의 공식 전적은 백홍석 9단이 6승 3패로 이세돌 9단에게 앞서 있다. 특히 백홍석은 2007년 10월 승리한 이후 공식대국에서 이세돌을 상대로 5년 동안 5연승을 거두고 있다.

후원사 시드를 받은 이세돌은 본선에서 강지성 9단과 김지석 8단, 박영훈 9단을 연파하며 결승에 올랐고, 전기대회 준우승자 자격으로 역시 시드를 받은 백홍석 9단은 강동윤․홍성지 9단과 이지현 3단을 꺾었다.

바둑TV 승자인터뷰/ 이세돌 9단

준결승 대국 승리소감은?
오늘은 사실 계속 나빴다. 중반부터는 이기긴 힘들다고 봤고, 그냥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 종반 박영훈 9단이 시간연장책을 잘못해 2집 손해를 보며 냉정을 잃었다. 그냥 마무리했어도 흑이 좋은 바둑이었는데 '냉정'을 잃은 것이 패인이다.

하반기들어 성적이 좋아졌다.
전반기는 좋은 바둑을 착각으로 진 경우가 많아 컨디션이 쳐졌다. 이제 제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결승상대가 백홍석 9단인데 상대전적은 상당히 안 좋다.
이긴 기억이 별로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 동안은 속기바둑이 많았고, 명인전은 2시간이라 좀 다를 것이다. 백홍석은 아끼는 후배로 군대가기 전에 둘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겠다.

장고바둑과 속기바둑이 차이가 있나?
속기바둑에서 실수가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이고, 백홍석 9단보다 내가 더 실수가 많았다. 속기는 빠른 두뇌회전이 필요하고, 장고바둑은 누가 집중력을 계속 이어가느냐가 문제다.

바둑TV와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하이원리조트가 후원하는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3회의 초읽기가 주어지며 총규모는 5억원, 우승상금은 8,000만원(준우승 2,400만원)이다.

지난해 12월 막을 내린 제39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5번기에서는 박영훈 9단이 백홍석 9단에게 3-1로 승리하며 우승했었다.

1968년 창설돼 올해로 40기째를 맞이한 명인전은 그동안 단 7명만이 ‘명인’에 이름을 올렸다. 두 차례 6연패를 차지하는 등 13차례 우승한 이창호 9단이 명인전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 중이고, 조훈현 9단이 12차례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명인전의 사나이’ 서봉수 9단은 7번, 고(故) 조남철 9단과 이세돌‧박영훈 9단이 각각 2번, 김인 9단이 1번의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결승 5번기 제1국은 다음달 17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릴 예정이다.


▲ 99% 이긴 바둑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에 무너진 박영훈. 결승은 이세돌이 올랐다.


▲ 이세돌 9단의 승운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단순히 강자의 프리미엄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듯 싶다.


▲ 박영훈 9단도 허탈한 웃음을 보이며 대국을 다시 검토했다.


▲ 이세돌과 결승상대는 백홍석. 결승 5번기는 12월 17일부터 열린다.

박주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