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명인전


인터뷰/ 이세돌 "2연패 뒤 역전 비결은 가능성과 자신감"
[하이원리조트배]

"재주일까 재수일까"

바둑계 관계자들과 원로 프로기사들은 명인전 최종국을 바라보면서 놀랍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26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에서 열린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에서 이세돌은 187수 만에 백홍석에게 흑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3-2로 우승했다.

물론 이들의 말은 이세돌의 저력을 몰라서 나온 게 아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승리하는 승부사의 모습이 마냥 신기해서다.

이세돌은 천적 후보로 거론되던 백홍석을 리스트에서 지웠고 4년 만에 명인에 다시 올랐다. 2012년 초라하게 시작했던 이세돌은 2012년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 우승 소감은?
"우승해 기쁘다. (오늘 대국에서) 크게 무리를 하지 않고서 승리해 더욱 기쁘다."

- 대마를 잡으러 갈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잡으러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잡으러 가면 5대5 승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세한데 그런 승부로 가고 싶진 않았다."

- 백홍석 9단이 실수한 장면은 어디였나?
"글쎄, 바꿔치기 이후론 제가 기분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 결승5번기에서 2패할 때 어떤 심정이었나?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팬들의 응원에 힙입어 결국 우승할 수 있었다."

- 가족들이 떨어져 있어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불편한 건 사실인데 적응하니까 크게 힘들지 않다. 구정에는 (캐나다에 간) 가족들을 보러갈 생각이다."

- 재미있는 수가 많았다. 일부러 다이내믹하게 이끈 것도 같다.
"일부러 그런 건 없다. 전투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수들이었다."

- 5대국 전체 돌이켜 보면?
"1국과 2국은 내가 완패했는데 1국은 그래도 좀 아쉽다. 2국까지 졌을데 솔직히 힘들어졌다고 봤는데 백홍석 9단이 입대를 의식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마음이 많았지 않을까 싶다. 3국부터는 가능성을 봤고 4국에선 자신감을 얻었다."

- 새해 1월부터 입대를 앞둔 기사들 많다.
"백홍석 9단, 허영호 9단, 원성진 9단 등 톱클래스들이 빠지는 것이어서 전력상의 손실이 있을 수 있는데, 어느 정도는 군 생활 중에 출전이 가능할 테고, 또 지금껏 실력은 있어도 때를 만나지 못했던 기사들이 전면으로 나설 것이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 최근 응씨배 결승 1, 2국 어떻게 봤나?
"1국에서 판팅위 3단이 신예답지 않게 큰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국에선 역시 경험 부족이 확연히 드러났다. 박정환 9단이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1대1이면 다행일 것이라 봤었다. 개인적으론 박정환 9단의 우승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

- 2013년 계획은?
"올 상반기엔 세계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다. 춘란배 결승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일단 그것부터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

- 춘란배 결승 상대 천야오예 9단과의 승부는 어떨 것 같나?
"상대전적에선 내가 3승 1패로 우세하지만 천야오예 9단이 발전 중인 기사이기 때문에 전적은 중요하지 않다. 천야오예 9단은 앞으로도 발전할 기사다. 결승전은 누가 자신의 스타일로 이끄냐가 중요할 것이다. 천야오예 9단은 자신의 스타일로 바둑을 아주 잘 이끄는 기사다."

김수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