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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와 황제의 반상 회동!

9월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총리공관에서 이해찬 총리와 조훈현 9단의 기념 대국이 펼쳐져 화제를 모았다.

이 대국은 '강원랜드배 한중바둑대전'의 창설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해찬 총리를 비롯해 강원랜드 김진모 사장, 한국기원 임선근 사무총장, 조훈현 9단, 차민수 4단, 바둑TV 심용섭 사장이 참석.

평소 바둑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 이해찬 국무총리는 지난 6월 창덕궁에서 벌어진 왕위전 도전2국을 직접 참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바둑 실력도 아마5단의 수준급. 바둑판을 마주하고 앉은 조훈현 9단과 이해찬 총리는 치수에 대해 잠깐의 대화를 나누었다.

이해찬 총리, "제가 몇점 정도 깔면 될까요?"
조훈현 9단, "한 넉점 정도만 놓으시면 적당할 듯 싶습니다."
이해찬 총리, "일곱점 정도는 깔아야 되는데^^... 그럼 한수 부탁드리겠습니다." (서로 인사)

겸손한 이총리의 대답과는 달리 바둑 실력은 상당했다. 제한시간은 10분(이총리는 20분), 초읽기 30초 3회가 주어졌지만, 바둑은 속기로 흘러 한시간도 안되어 끝이 났다. 이총리의 침착한 반면 운영과 수읽기 실력이 돋보인 일국.

결국, 이총리가 흑3집승을 이끌어 내며 반상회담을 승리로 장식했다. 국후, 복기를 하던 조훈현 9단은 "흑이 초반 운영을 너무 잘 한데다 후반에도 만회할 곳이 없었다. 실력이 상당하다."며 이총리의 바둑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재)한국기원 임선근 총장과의 지도기가 이어졌다. 마찬가지로 치수는 넉점. 초반 실리 노선을 타는 듯 했던 이총리는 오히려 임선근 9단의 약한 말을 공격하는 수읽기 실력을 과시하며 2연승에 성공. 1국보다는 차이가 더 벌어진 흑13집승.

검토실에서 바둑을 관전하던 조9단은 "아니, 복수를 해달라고 했더니, 나보다 더 많이 졌잖아."라며 너스레. 복기 장면에서도 이총리에게 "실전에서 정말로 오궁도화 보신 건가요? 와~~ 저도 못 보고 있던 수인데, 대단하십니다."라고 칭찬. 이에, 이총리는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라고 인사로 마무리.

기념대국을 마친 이해찬 총리는 관계자들과 오찬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쳤다. 즐거웠던 반상 회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 애기가로 알려진 이해찬 총리는 기력도 아마5단의 상당한 실력. 치수는 넉점.
조9단이 "넉점만 놓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이총리 왈, "7점은 깔아야하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 대국장 옆방에 마련된 관전실. 참석자들이 TV모니터를 통해 바둑을 감상하고 있다.

▲ 뒷 모습의 주인공. 앞쪽부터 임선근 총장, 차민수 4단, 심용섭 바둑TV 사장, 강원랜드 김진모 사장.

▲ 침착한 반면운영이 돋보인 이해찬 총리의 흑3집승. 국후, 복기를 나누고 있다.

▲ 조훈현 9단에 이어 임선근 9단이 기념대국을 벌이고 있다.
(임총장에게) 조9단 왈, "내 복수 좀 해줘! ^^" 하지만 결과는 흑13집승. 이해찬 총리의 2연승!

▲ 밝게 웃고 있는 이해찬 국무총리.

▲ 기념대국 후 오찬을 끝으로 행사를 마쳤다. 바둑계 전반적인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