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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대마킬러로 등장하며 시원스런 바둑으로 기분좋은 첫승을 거두었던 안조영 9단이 본연의 모습인 ‘반집의 승부사’로 돌아왔다.

2월 10일 강원랜드에서 벌어진 제1회 강원랜드배 한중바둑대전 제5국에서 안조영 9단이 왕시 5단을 물리치고 2연승을 거두었다.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충실한 바둑을 보여준 안조영 9단을 국후, 대국장에서 만나 보았다.

반집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오늘 바둑 역시 여유있는 반집승을 보여주며 별명을 실감케 했다. 일부러 그런 것인가?
- 일부러 그럴 일은 없다. 초반부터 승리를 확신해서 안전 운행에 중점을 뒀다. 1집반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흑에게 좋은 수가 있어서 반집으로 끝났다.

이 바둑을 포함, 1라운드가 모두 백번 필승이었다. 오늘도 백을 쥐었는데, 그 영향은 없었는가?
- 알고 있기는 했는데, 두면서 의식은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백으로 유연하게 둘 수 있어서 좋다.

평소 초읽기에 약하다는 얘기를 하곤 하는데, 30초 3회의 속기전이라 초읽기 할 때 애로사항은 없었는가?
- 나도 잘 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아직 적응이 잘 안 된다. 오늘 바둑도 원래는 더 많이 이겨야 했는데… 그래도 이번 대회에 임하기 전에 양재호 도장에서 리그전을 통해 속기바둑 연습을 많이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2국 승리 후, ‘모두 다 두고 싶고, 모두 다 이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남은 세명의 기사(구리, 뤄시허, 창하오) 중 가장 둬보고 싶은, 그리고 가장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기사가 있다면?
- 만만한 기사는 처음부터 한명도 없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둬서 질 것 같은 상대도 없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누가되든 상관없이 열심히 두겠다.

강원랜드에서 에피소드 같은 것이 있다면?
- 눈이 많이 와서 이곳 경치가 무척 좋다. 하지만 눈이 계속 계속 와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에서만 있었던 것이 좀 힘들었다. 그래도 중간에 관계자 여러분들이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바둑판도 넣어 주시고, 컴퓨터도 제공해주셔서 불편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전야제에서 카지노는 레저라고 생각한다고, 적당히 잘 즐길 수 있는 정도라고 말한 바 있는데 여기와서 카지노는 해봤는지.
- 내부적으로 3번 타자로 정해놓은 게 있어서 시간이 있었을 때 한 게임만 해봤다^^.

한동안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기성전 도전자 결정전 등 국내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컨디션은 어떤가?
-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컨디션이 나빠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요즘에는 내용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기다 보니까 약간의 자신감은 붙었다.

2라운드는 오는 3월 후반에 중국 항저우에 가서 두게 된다. 2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를 말해달라.
- 한판 이기고 나서 인터넷으로 바둑 뉴스를 봤는데, 댓글로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셔서 힘이 많이 됐다. 항저우, 멋진 곳이라고 들었는데, 그곳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