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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안조영 9단.

역시 ‘반집의 황제’ 안조영 9단이었다. 뤄시허 9단을 상대로 불리한 대국을 종반 뒤집기로 역전에 성공, 반집승을 거둔 것.

3월 20일 중국 항저우 샹그릴라 호텔에서 벌어진 제1회 강원랜드배 한중바둑대전에서 안조영 9단이 뤄시허 9단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280수끝에 흑반집승을 거뒀다.

국후, 대국장에서 안조영 9단을 만나 봤다. 안9단은 다소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며, ‘내용이 좋지 않아서 쑥스럽다’고 밝혔다.

오늘 바둑 흐름은 어땠나?
- 초반에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중반 공격이 너무 이상해서 그때부터 흐름이 나빠졌다.

중반 이후 차이가 제법 벌어졌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두었다. 역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는가?

- 솔직히 계가나 하자는 심정으로 뒀는데, 마지막에 뤄시허 9단이 실수를 하는 바람에 이겼다. 내용이 너무 안 좋아서 할 말이 없다. 뤄시허 9단이 원래는 훨씬 많이 이겼는데, 조금씩 조금씩 물러서는 바람에 역전됐다. 많이 물러서서 차이가 좁혀진 상황에서 뤄시허 9단도 (상변) 수를 깜빡하고 있었을 것 같고, 나도 그때서야 수를 봤다.

만약, 상변에서 뤄시허 9단이 물러섰더라면 어땠을 것 같나?
- 물러섰더라면, 아마도 내가 조금 졌을 것 같다.

바둑 내용이 상당히 완강했다. 원래 스타일이 그런 편인가?
- 원래 끈질긴 것 보다는 초읽기 상황에서 계가가 확실치 않았고, 차이도 계속 좁혀지고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계속 뒀다.

중국은 창하오 9단, 구리 7단 두명이 남아있다. 내일 누가 나왔으면 좋겠는가. 그리고 이길 자신 있는지?
- 둘 중에 누가 나오더라도 질 것 같다(웃음).

오늘 승리로 3연승을 거두었는데,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더욱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어떤가?
-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크게 생길 것 같지는 않다. 뤄시허 9단에게는 실력으로 완전히 밀렸다.

내일도 자신 있는가?
- 진 바둑을 이겼기 때문에 내일 대국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