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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우승 후보인 이창호 9단, 조한승 9단 두 사람이 명인전 리그 길목에서 만났다. 두 선수 모두 1승 1패로 상위권 그룹에 진입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이겨야 할 결전.

4월 23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5기 강원랜드배 명인전 본선리그에서 조한승 9단이 제34기 우승자인 이창호 9단을 맞아 205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리그전 2승 1패를 기록했다.

초반 백을 쥔 이창호 9단은 좌상귀와 하변에서 실리를 챙겼으며, 조한승 9단은 좌변에 두터움을 쌓았다. 이어 이9단은 백26으로 직각 뛰어들어 두터움 와해 작전에 돌입해 간단하게 안형을 확보하면서 실리면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흑은 우변의 백 돌을 공격하는 광정에서 우하귀의 실리를 벌어들이고 중앙 일대에서도 큰 집 모양을 형성했다.

중반전투에서 이9단은 두터워진 중앙의 흑 세력의 빈틈을 노리며 삭감에 주력했다. 덤의 오차범위내에서 기세싸움을 벌이던 두 사람은 좌하귀에서의 134수의 첫 따냄을 시작으로 165수에 해소된 지루한 패싸움을 끝내고 대국을 종반으로 몰고 갔다. 여전히 미세한 형국.

하지만 종반 접어들어 하변에서 흑을 쥔 조9단은 183의 사전 작업뒤 185의 묘수에 이어 191,193으로 꽃놀이 패를 만들어 냈다. 조9단이 이 꽃놀이 패로 좌상귀에서 이득을 보자 승부는 조9단에게 기울었다. 하변 꽃놀이 패로 타격을 입은 이창호 9단은 우상귀 실리 소득과 중앙 끝내기로 패색을 뒤엎으려 했으나 역부족, 결국 205수만에 돌을 거두었다.

이9단은 강원랜드배 명인전 리그 두 번째, 세 번째 대국에서 연패를 당하면서 리그전 상위권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1승을 추가한 조9단은 금년 개인 종합전적은 13승 5패, 이9단은 금년 11승 8패가 됐다.

대국종료후 승리를 거둔 조한승 9단은 "흑이 불리한 바둑이었는데 종반 하변에서 수가 나는 것을 이창호 9단이 보지못한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근 이창호 9단에게 4연승을 거두고 있는데 이창호 타파법이라도 찾아낸 것인가라는 질문에 조9단은 "그런 것은 없다(웃음).최근에 서로 컨디션이 좋지않은데 이9단의 컨디션이 조금 더 좋지않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조9단은 "평소 유연한 기풍인데 앞으로 좀더 강하게 두고 싶다. 운좋게 승리를 한 만큼 남을 대국도 최선을 다해서 두겠다."라고 말했다.

명인전 리그는 이세돌 9단이 2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조한승 9단, 김지석 3단이 2승 1패로 그 뒤를 쫓고 있다.

강원랜드배 명인전은 강원랜드와 한국일보가 공동 후원하고 바둑TV가 주최, 한국기원이 주관하는 대회로 총규모는 7억원이다. 우승상금 1억원, 준우승상금 3천만원으로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제한시간은 각 2시간, 60초 초읽기 3회이다. 사이버오로는 모든 본선 대국을 생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