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35기 강원랜드배 명인전 본선리그에서 김승준 9단이 박정상 9단을 물리치고 두 번째 5승 고지를 밟았다.
판은 상당히 치열했다. 두 기사 모두 4승 2패로 리그 공동2위였던 만큼 결승 고지를 밟기 위해선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였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초반 포석도 없이 좌변싸움으로 시작된 힘겨루기는 중앙과 우변, 하변을 빙 도는 대형전투로 이어졌고 실리에서 앞서나간 박정상 9단이 약간 유리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박정상 9단은 종반 들어서 쉽게 마무리하자는 생각에 조금씩 물러서게 됐고 그 결과 쓰라린 역전패를 허용하고야 말았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김승준 9단은 박정상 9단의 실착을 놓치지 않고 우변에서 큰 수를 내면서 미세했던 국면을 단박에 큰 차이로 뒤집는 데 성공했다. 235수 흑불계승!
승리한 김승준 9단은 리그 5승 2패가 되면서 결승전에 오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3위인 김지석 4단이 나머지 대국에서 1패 이상을 안게 된다면 최소한 동률재대국은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김승준 9단이 명인전 결승에 진출한다면 1994년 제17기 국기전 결승 진출 이후 두 번째 결승 무대가 된다.
현재까지 성적을 종합해보면 이세돌 9단이 5승 1패로 단독 선두를, 이날 승리를 거둔 김승준 9단이 5승 2패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김지석 4단은 4승 2패로 단독 3위를, 목진석, 박정상 9단이 4승 3패로 4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1억원의 우승상금으로 국내 1위 기전인 강원랜드배 명인전은 강원랜드와 한국일보가 공동으로 후원하고 바둑TV가 주최,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제한시간은 각 2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이다. 리그 1,2위가 결승 5번기로 우승을 가리며 3위까지 다음대회 본선 시드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