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졌듯이 이창호는 ‘돌부처’라는 별호를 지녔다. 중국권에서는 ‘석불(石佛)’이라 부르고 적는다. 최철한은 ‘독사’다. 최근에는 한층 업그레이드해 ‘독룡(毒龍)’이라 부르기도 한다. 무엇이 됐든 그에게는 ‘독(毒)’의 이미지가 그림자처럼 따라붙고 있다.
본시 독사에게는 돌부처가 천적이다. 돌을 깨물 수 있는 이빨을 가진 뱀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론은 그렇건만 현실은 달랐다. 최철한의 송곳 같은 독니에 지금까지 돌부처의 허벅지는 종종 피구멍이 나고 말았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돌부처를 풍화시킨 세월의 바람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흑이 1로 어깨를 살짝 짚고 3으로 가볍게 뛸 때 백은 4로 흑의 혈도를 잡았다. 물론 〈복기1〉의 백1로 한칸 툭 뛰어 두고 뒤를 관망하는 수 역시 추천할 만하다. 이렇게 두어 놓고 왼쪽 흑의 차단을 노리는 것이다. 워낙 초절정 고수가 둔 수이기에 뭐라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흑은 백4를 외면하고 5로 붙여 모양을 잡아나간다. 흑9는 예상된 절단.
흑13으로 막는 바람에 백14를 허용하고 말았다. 알토란 같은 흑 두점이 백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됐다. 그래서 억울한가?
〈복기2〉의 흑1로 막고 싶은가? 이것은 백2로 넘어가는 끝내기가 일단 집으로 굉장히 크다. 게다가 a와 b로 들여다보이는 뒷맛도 고약하다. 흑으로서는 〈실전〉의 변화가 낫다.
최철한이 흑돌 하나를 들어 15에 놓았다. 흑13으로 막은 이상 당연한 침입이다. 흑15의 침입은 멀리 백4를 바라보고 있다. 귀에서의 접전 와중에 백4를 무력화할 수만 있게 된다면, 흑은 큰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흑이 1로 어깨를 살짝 짚고 3으로 가볍게 뛸 때 백은 4로 흑의 혈도를 잡았다. 물론 〈복기1〉의 백1로 한칸 툭 뛰어 두고 뒤를 관망하는 수 역시 추천할 만하다. 이렇게 두어 놓고 왼쪽 흑의 차단을 노리는 것이다. 워낙 초절정 고수가 둔 수이기에 뭐라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