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우리 바둑계 천재의 계보에 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천재들은 척 겉모습만 봐도 알 수가 있지요. 이마에 크게 ‘나는 천재임’이라고 써 놓고 다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이창호 같은 예외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세돌이 그랬답니다. 앞으로 나를 능가할 후배는 강동윤이 될 것이라고….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해 보지 못했지만 이세돌 9단이 강동윤 4단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합니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법! 그리고 미남은 언제나 미녀를 알아보는 법이죠.
국후 강동윤은 〈실전〉 백4로는 〈복기1〉의 1쪽에서 단수쳐야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그야말로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난전이 벌어지게 됩니다. 강동윤 얘기는 이 장면에서 무조건 이렇게 싸워야 했다는 것이지요. 제 생각은 꼭 그렇게 복잡하게 두어야 하나 싶기는 합니다만.
백12는 19 자리까지 갔어야 했습니다. 흑15가 놓이게 되니 백의 응수가 곤란해 보입니다. 백은 어떻게든 좌변의 집을 지키고 싶은데 백12의 막는 팔이 짧은 데다 설상가상 좌상쪽의 뒷문도 훤히 열려 있군요. 사방에 개구멍이 숭숭 뚫려 있으니 어디 곳간 곡식이 남아나랴 싶습니다. 흑21은 시기가 빨라 보이지만 굉장히 큰 끝내기입니다. 사실 고수는 이런 곳을 놓치지 않습니다. 평범한 정권 지르기도 고수가 시전하면 뭔가 다른 법이지요.
백22는 아쉽군요. 〈복기2〉의 백1로 우상귀를 건드리는 편이 좋았을 겁니다. 백7 정도까지가 예상되는데 〈실전〉보다는 훨씬 좋아 보입니다.
바둑은 귀와 변이 대충 마무리되고 중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사실 바둑은 이 순간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3－4의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맞이하는 야구의 6회초와도 같습니다. 두 천재의 정면충돌! 과연 부서지는 쪽은 어느 쪽이 될까요?
국후 강동윤은 〈실전〉 백4로는 〈복기1〉의 1쪽에서 단수쳐야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그야말로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난전이 벌어지게 됩니다. 강동윤 얘기는 이 장면에서 무조건 이렇게 싸워야 했다는 것이지요. 제 생각은 꼭 그렇게 복잡하게 두어야 하나 싶기는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