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손은 투박하다. 검을 쥐기에는 지나치게 둔하고, 쟁기를 쥐기에는 선이 너무 곱다. 붓이나 찻잔을 든다면 오히려 적당할까.
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던 비구름이 돌연 백1로 뇌전을 떨어뜨렸다. 우하귀 흑의 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다. 승부의 뇌전인 것이다.
흑4로는 〈복기1〉의 흑1로 백 한점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백에게는 4로 치받는 수가 남는다. 이렇게 되면 흑● 한점이 본 대열에서 낙오돼 백군의 사나운 이빨 앞에 맨몸을 드러내게 된다.
〈실전〉 백7로 밀고 나온 수는 어떨까? 중급 이상의 기력을 지녔다면 우하귀의 사활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복기2〉에 정답이 나와 있다.
백1로 막으면 이 백은 죽지 않는다. 흑은 2로 막고 4로 젖힌 뒤 6으로 회심의 요혈을 찔러 오겠지만, 결국 흑10까지 패가 난다. 따라서 백1로 막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이 모양의 정수가 된다.
그렇다면 백은 왜 7로 나갔을까? 최원용의 얼굴에는 무심이라는 두 글자만이 새겨져 있을 뿐이다.
자체로는 우하귀 백이 죽는다. 그러나 백에게는 A로 끊는 수가 있다. 흑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몇 차례의 뻔한 공방이 이어진 뒤 결국 흑14로 약점을 지켰다. 외곽의 상처에 반창고가 붙여진 마당에 백도 이제는 우하귀를 방치할 수 없는 노릇. 백15를 하나 들여다본 뒤 17로 삶을 선고받았다.
바둑은 흑이 재미있는 국면이다. 당연할 것이다. 천하의 이창호가 아닌가. 많은 프로들이 그와의 진정한 한판을 꿈꾼다. 그것은 신과 나누는 교감처럼 신비하리라 믿으면서.
〈실전〉 백7로 밀고 나온 수는 어떨까? 중급 이상의 기력을 지녔다면 우하귀의 사활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복기2〉에 정답이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