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1로 씌워 왔을 때 백이 2로 받은 것은 당연하다.

“이런 것은 손을 뺄 수 없지. 당장 〈복기1〉의 흑1로 붙여 오면 꽤 피곤해지거든?”

원성진의 말에 박영훈이 〈복기1〉의 수순을 주르륵 늘어놓았다.

“그렇지. 흑은 1·5 두점을 버림돌로 삼아 외곽을 두텁게 만들 수 있어.”

“그냥 두터운 게 아니야. 엄청나게 두터워지지.”

원성진이 혀를 찼다.

두 사람 모두 단단한 행마를 교환하며 반면을 타이트하게 짜 나가고 있다.

백10으로 공격의 나팔이 길게 울린다. K-1의 스타 레이 세포의 부메랑 훅을 연상시키는 펀치가 뒤로 한껏 젖혀졌다.

동작이 큰 만큼 적중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제대로 맞고 버틸 자는 영장류를 통틀어 존재하지 않는다.

흑13으로 는 것이 눈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