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윤이 힘껏 승부수를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바둑은 여전히 흑이 리드하고 있습니다. 이세돌의 완벽한 대응이 솜처럼 강동윤의 송곳 승부수를 쪽쪽 빨아들이고 말았습니다.

가뜩이나 불리한 와중에 백은 흑1마저 당하고 말았군요. 백의 아픔이 저릿하게 느껴집니다.

〈복기1〉의 백1로 잇고 싶지요? 안 됩니다. 흑이 2로 젖혀 이은 뒤 6·8로 두는 수가 있어 우상 백이 몽땅 다 잡혀 버리고 맙니다. 으스스한 그림이로군요.

그래서 백도 눈물을 머금고 실전 백2로 우상 백대마의 안위를 돌보았습니다. 갈 길은 바쁜데 자꾸만 발목이 잡히고 있습니다.

백이 22로 한점을 잡으며 연결을 했는데, 이 수로는 〈복기2〉의 백1로 차단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흑2로 백 한점을 따내는 것이 선수가 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백3으로 흑 두점을 잡아야 할 때 흑4로 붙이면? 이 수상전은 한눈에도 백이 안 됩니다.

흑29. 이렇게 돼서는 상황 종료입니다. 흑의 완승국이지요. 결국 몇수 더 못가 강동윤이 레이스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