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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한복판에서 물을 찾듯 바둑이 간절해지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둑에 지쳤을 때, 승부에서 패했을 때….
그러나 가장 강렬한 순간은 나 스스로에 대한 환멸이 겹치는 때다. 나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바둑을 두었을 때. 스스로 납득할 수 없다면, 이겨도 그것은 진정 이긴 것이 아니다.
흑1·3이 좋은 수. 이런 칼날 같은 수를 당하게 되면 가슴 한구석이 섬뜩해진다. 그리고 적개심이 질 좋은 와인의 뒤끝처럼 알알이 끓어오른다. 백4라는 최강의 버티기로 맞선 것은 그 때문일 듯하다.
〈복기1〉의 백1로 두면 백7까지 백이 살 수는 있다. 그러나 손해. 이렇게 초장부터 밑지고 들어갈 강동윤이 아니다.
최강으로 버틴 끝에 결국 흑13까지 패가 났다.
그런데 백12를 두지 않고 〈복기2〉의 1로 그냥 따내 버리는 수가 있나? 안된다. 흑은 2로 이어야 하는데 a와 b가 맞보기. 이건 백이 걸려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