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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은 복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선배건 후배건 바둑을 끝내고 나면 거의 복기를 하지요. 그것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돌을 바둑판 위에 쌓아가면서 ‘본격적으로' 합니다.
그런 만큼 이세돌을 복기를 방해 받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바둑이 끝나면 복기장 주변에는 프로기사들 뿐만 아니라 언론사 기자들이라든지 대회 스태프들이 모여 있기 마련입니다. 프로기사들이야 바둑 보는 재미로 와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승자 인터뷰라든지 다음 대국 준비 등의 이유로 인해 복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거리게 되지요.
이런 경우 복기 중인 대국자에게 가서 양해를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이세돌의 경우는 이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에게 있어 복기는 대국만큼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지요.
백3으로 끊기자 이세돌의 얼굴색이 변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끊어서 곧바로 패를 들어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던 거지요.
백5에 흑은 <복기1> 흑1로 늘어도 패가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패. 패를 할 바엔 실전처럼 늘어진 패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백이 11~15로 패를 해소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 
